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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마할로 유명한 아그라는 아마도 인도의 도시 중 전세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곳일 듯합니다. 그만큼 곳곳에서 서양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타지마할에 들어설 땐 마치 잘 정돈된 유럽 관광지에 와 있는 느낌이었어요.


아그라는 우타르프레데시(UP)주에 속한 인구 180만명의 도시입니다. 생각해 보면 아그라와 바라나시가 같은 주에 속해 있다는 것은 꽤 놀라운 사실입니다. 두 도시의 느낌은 전혀 다르거든요. 바라나시는 특유의 무질서가 미덕인 곳이고, 아그라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통하는 곳이니까요.



아그라는 16세기초 시칸다르 로디가 세웠습니다. 1556년부터 1658년까지 무굴제국의 수도였는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타지마할과 아그라 성이 이곳에 있습니다. 아그라 성에 올라 서면 야무나 강변 서쪽의 빨래터와 북서쪽 시칸드라엔 악바르 대제의 무덤을 볼 수 있습니다.



무굴제국 이야기를 잠시 해볼까요? 무굴제국의 황제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참 흥미진진합니다.


무굴제국은 16~19세기 인도 북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영토를 지배한 이슬람 왕조입니다. 가장 최근까지 지속된 왕조여서인지 북인도 곳곳에 무굴제국의 유물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조선시대 유적이 많은 것을 떠올리면 되겠습니다.


무굴제국을 세운 바부르(1526~1530)는 원래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 지역에 왕조를 세우려 했지만 전쟁에서 패해 차선책으로 델리에서 로디왕조를 무너뜨리고 제국을 세웁니다.


그의 뒤를 이은 후마윤(1530~1539, 1555~1556)은 쉐르 샤에 쫓겨 1539년 이란으로 도망가지만 1555년 이란의 도움으로 왕조를 회복합니다. 이후 3대 아크바르 대제(1556~1605)는 영토를 라자스탄, 카불, 벵골, 카슈미르까지 넓히고 종교 포용 정책을 펼치며 제국의 전성기를 구가했고, 이는 4대 제항기르(1605~1628)와 5대 샤 자한(1628~1658) 치세까지 이어집니다.


초기 무굴제국의 왕들은 최소 세 번 결혼했다고 하는데요. 모두 목적이 있는 결혼입니다. 각 종교를 통합하려는 결혼이거든요. 첫 번째 신부는 이슬람교, 두 번째 신부는 기독교, 세 번째 신부는 힌두교 집안에서 골랐습니다.


샤 자한은 셋째 아내 뭄타즈 마할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녀가 죽은 뒤 무덤으로 타지마할 궁전을 지어준 로맨틱한 황제로 유명하죠. 그러나 타지마할로 국력을 소진한 나머지 그는 백성의 신임을 잃었고 셋째 아들 아우랑제브 1세(1658~1707)의 쿠데타로 인해 쫓겨납니다.



전쟁에 국력을 쏟아부은 6대 아우랑제브 1세는 여러 이슬람 소국을 병합했지만 이슬람에 경도된 나머지 다른 종교를 탄압했습니다. 힌두교인이 대부분이었던 관리들을 이슬람으로 개종하도록 강요하며 공개적인 차별정책을 펼쳤습니다. 그 결과 힌두교도와 시크교도의 강력한 반발로 제국은 분열돼 몰락의 길로 치닫습니다. 1739년 페르시아의 침입과 영국 동인도회사의 정복으로 무굴제국은 사실상 껍데기만 남은 채 19세기까지 이어집니다.


아그라는 무굴제국의 세번째 수도였습니다. 첫 번째 수도는 델리, 두 번째 수도는 파테푸르시크리였습니다. 1571년~1585년 사이 아크바르왕 치세에 일시적으로 수도였던 파테푸르시크리는 아그라에서 남서쪽으로 37㎞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현재는 폐허가 된 옛 성들만 남아 있습니다. 이 도시는 천도하고 보니 물이 부족해서 수도를 다시 아그라로 옮겼다고 하네요.


이제 사진을 보면서 아그라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아그라의 거리입니다.

소달구지를 타고 가는 청년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국제적인 관광지.

극심한 빈부격차가 그대로 느껴지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나무 두 그루가 쓰려지려 하고 있네요.



먼지 작렬이라고요?

타지마할로 가기 위해선 이 도로를 달려야 합니다.



타지마할로 들어가는 입구에 세워진 문입니다.

새들이 여유롭고 한적하게 보이죠?

여기서부턴 정말 거리 풍경과 다른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저 문을 통과하고 나면...



짠, 너무나 친숙한 타지마할의 모습입니다.

긴 연못과 함께 그 자체로 포토제닉합니다.



타지마할은 '왕관 궁전'이라는 뜻입니다.

샤 자한이 죽은 왕비를 위해 왕관 모양의 궁전을 지어준 것이죠.

1631년부터 1653년까지 무려 22년 동안 2만2000명 인부를 동원해 지었습니다.

죽은 부인 때문에 나라 망하게 한 왕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닙니다.

하지만 후대엔 로맨틱의 상징으로 불리고 있으니 이 또한 역사의 아이러니네요.



가까이서 보면 더 크고 아름답습니다.

높이 73미터. 대리석 위에 일일히 조각되어 있는데

꽃무늬에는 보석이 박혀 있었다고 합니다.



연못에서 정문을 반대로 바라본 모습이에요.



제가 직접 타지마할에 들어가보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려면 이렇게 신발 커버를 착용해야 합니다.



타지마할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환영하는 의미가 담긴 입구입니다.

문을 둘러싸고 쿠란 문구가 적혀 있고 22개의 봉우리 조각이 있습니다.



타지마할은 물에 떠 있는 궁전입니다.

4개의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모습인데요.

제가 갈 때 한쪽 기둥이 공사중이었습니다.

또 대리석에 광을 내기 위해 수시로 청소를 해주고 있더라고요.



타지마할 동쪽에 있는 문입니다.

이슬람에서 사원이나 궁전을 만들 땐 꼭 문을 4개 내야 한다고 하네요.

제가 처음 들어왔던 문이 동서남북에 하나씩 있다고 보면 됩니다.



타지마할의 주인 뭄타즈 왕비는 38살에 죽었습니다.

14명의 아이를 낳았고 그중 셋째 아들 아우랑제브가 쿠데타를 일으켜 6대 황제가 되죠.


남편이 타지마할을 지어주다니 대체 어떤 여자일까 궁금하시죠? 생각보다 그리 대단한 미인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 대신 꽤 강단이 있고 남자를 사로잡는 매력이 있었다고해요. 그는 죽기 전 남편에게 세 가지 약속을 지켜달라고 부탁하죠. 첫째, 재혼 말라. 둘째, 14명의 아이를 잘 지켜달라. 셋째, 당신이 죽은 뒤 합장해 달라. 말년의 남편은 실각해 세 번째 약속을 못지킬 뻔했지만 다행히 아우랑제브는 그를 엄마와 합장시켜 주었습니다.



타지마할 인근에는 이렇게 산책하기 좋은 공원도 있습니다.



이제 아그라 성으로 갑니다.

성으로 가는 길목에는 이렇게 유로가 있는데요.

적군이 쳐들어 오면 저기에 기름을 부어 화공 작전을 썼다고 합니다.



아그라 성으로 들어갑니다.

아그라 성은 타지마할 북서쪽 2.5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아그라 성과 타지마할 사이에는 야무나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갠지스강 지류에서 뻗어나온 강 중 가장 깁니다.



성은 이렇게 붉은 사암으로 지어졌습니다.

아크바르 대제가 짓기 시작한 뒤 샤 자한 대에 완공됐습니다.



아름다운 성이지만 이곳에는 슬픈 역사가 있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가둔 성이기 때문입니다.



멀리 타지마할이 잘 보이는 이곳은 아그라 성 내 무삼만 버즈인데요.

아들에 의해 유폐된 샤 자한은 여기 갇혀 있다가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는 자기가 지었지만 갈 수 없는 타지마할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샤 자한 이전의 황제들은 잘 정돈된 이 정원을 즐겼겠죠?



청소하던 아저씨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개도 낮잠을 늘어지게 자고 있고요.



할아버지도 지쳤나 봅니다. 잠시 쉬어가야 할까봐요.



성을 빠져나오는데 아주머니 두 분이 포즈를 취해주시네요.

사실 촬영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너무 자세를 잡고 계셔서 할 수 없이(?) 찍었습니다.



이제 다시 고속도로를 타고 달립니다.

휴게소 근처에서 만난 두 청년이에요.


"어디서 왔어?"

뭐 이런 시시한 대화를 나누다가

"담배 피우는 거 찍어볼래?"

이렇게 만들어진 사진입니다.



저녁 무렵에 인도산 맥주 한 잔.

라거맥주인 킹피셔를 마시며 지나온 곳을 떠올려 봅니다.

이제 여행도 막바지에 이르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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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
영화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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