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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러브픽션>: 하정우가 글을 못 써서 괴로워하는 장면


#2


<기사단장 죽이기> <1Q84> <해변의 카프카> <노르웨이의 숲>

<태엽감는 새> <양을 쫓는 모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국내외 수많은 팬을 보유한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3


그러나!


정식으로 문학수업을 받은 적 없고

29살에 처음 소설을 쓰고 데뷔한 작가!


#4


29살의 하루키는 재즈바를 운영 중이었습니다.

그는 나이를 먹을수록 장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5


1978년 이른봄 어느날 그는 야구를 보러갔다가

타자가 2루타를 친 순간 불현듯 이런 생각을 합니다.


#6


“나는 소설을 쓰고 싶다.”


#7


그는 그날 바로 만년필을 사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그 작품이 바로 첫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입니다.


#8


하루키가 40년 넘도록

잘 쓰는 비결은 뭘까요?



#9


하루키의 글쓰기 비법 1


외국어로 쓴 뒤 번역해 나만의 문체를 만든다.


#10


하루키는 첫 소설을 완성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남들과 다르게 쓰기로 마음먹습니다.


#11


그는 소설을 영어로 다시 쓰기 시작합니다.

영어 실력이 뛰어나서 이렇게 한 것은 아닙니다.


#12


영어로 쓰면 어휘가 제한돼 짧고 쉬운 문장을 쓰는데

이렇게 쓴 문장을 다시 일본어로 ‘번역’하니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문장이 나온 것입니다.

이렇게 하루키 특유의 번역투 문체가 만들어집니다.


#13


“내가 그때 발견한 것은

어휘력이 한정적이어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감정 표현, 의사 표현이 제법

멋지게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14


하루키의 글쓰기 비법 2


글감을 머릿속 캐비닛에 저장한다.


#15


글을 쓰려면 글감이 필요합니다.

하루키는 평소에 차곡차곡 재료를 모읍니다.


#16


하루키가 모으는 글감은 논리적인 사건보다는

뭔가 이상한 것들, 미스터리한 것들입니다.

그는 이런 사건들을 머릿속에 보관해둡니다.

머릿속 캐비닛이 가득 차면 글감을 소설로 조립합니다.


#17


하루키가 생각하는 소설가란

머릿속에서 서랍을 열고 재료를 꺼내

글이라는 ‘매직’으로 만들어내는 마술사입니다.


#18


“세계는 따분하고 시시한 듯 보여도

수수께끼 같은 원석으로 가득합니다.

소설가란 그것을 알아보는 사람입니다.

이런 멋진 직업,

이거 말고는 별로 없는 거 아닌가요?"

- 무라카미 하루키



#19


하루키의 글쓰기 비법 3


더하지 않고 뺄 때 나만의 글이 나온다.


#20


글을 쓰겠다고 자꾸만 더하지 마세요. 이미 정보 과잉입니다.

하루키는 ‘나에게서 무언가를 마이너스 하라’고 말합니다.

그래야 머릿속이 자유롭게 움직이니까요.


#21


그렇다면 무엇을 빼야 할까요?

하루키는 그 기준은 자신만이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22


‘그것을 하고 있을 때 당신은 즐거운가?'

가슴 설레는 기쁨을 찾을 수 없는 일이라면

미련 갖지 말고 깨끗이 몰아내라고 말합니다.

더 많이 버릴수록 더 많은 여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23


“뭔가를 추구하지 않는 나 자신은

나비처럼 가벼워서 자유롭습니다.

손바닥을 펼쳐 그 나비를 자유롭게

날려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문장도 쭉쭉 커 나갑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24


하루키의 글쓰기 비법 4


하루에 원고지 20매씩 규칙적으로 쓴다.


#25


하루키는 새벽에 일어나

주방에서 커피를 데워 큼직한 머그잔에 따르고

그 잔을 들고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소설을 씁니다. 이 과정을 매일 반복합니다.


#26


하루키는 하루 200자 원고지 20매씩 씁니다.

좀 더 쓰고 싶더라도 20매 정도에서 딱 멈추고

오늘은 뭔가 좀 잘 안된다 싶어도

어떻게든 노력해서 20매까지는 씁니다.


#27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마라톤입니다.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해야 합니다.


#28


“쓸 수 있을 때 많이 써버린다든지

써지지 않을 때는 쉰다든지 하면

규칙이 깨져서 안 됩니다.

타임카드를 찍듯이 정확하게

하루에 20매를 씁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29


하루키의 글쓰기 비법 5


고칠 곳이 없을 때까지 고친다.


#30


하루키는 한 편의 장편소설을 쓸 때

수정 작업을 셀 수도 없이 합니다.


#31


이야기의 큰 그림과 일관성을 맞추는 1차 수정

일주일 정도 쉰 뒤, 묘사와 대화를 2차 수정

며칠 쉰 뒤, 전개 흐름을 조이고 푸는 3차 수정


#32


이후 한 달 정도 머리를 식힌 뒤

철저한 고쳐쓰기에 들어갑니다.

전에 보이지 않던 결점이 또렷하게 보입니다.


#33


다음 단계는 제3자의 의견입니다.

하루키는 가장 먼저 아내에게 보여줍니다.

이때 한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트집 잡힌 부분이 있다면 무조건 고친다.'


#34


“읽은 사람이 어떤 부분을 지적하면

거기서 글의 흐름이 턱턱 걸린다는 말입니다.

설령 '이건 완벽하게 잘됐어'라고 생각해도

입 다물고 책상 앞에 앉아 고칩니다.

어떤 문장이 '완벽하게 잘됐다'라는 일은

실제로는 있을 수 없으니까.”

- 무라카미 하루키


#35


그렇다면 고치는 과정은 대체 언제 끝나는 걸까요?

하루키는 레이먼드 카버를 인용해 이렇게 말합니다.


#36


"한 편의 글을 써내고

그것을 찬찬히 다시 읽어보고

쉼표 몇 개를 삭제하고

그러고는 다시 한 번 읽어보고

똑같은 자리에 다시 쉼표를 찍어 넣을 때

나는 그 글이 완성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 레이먼드 카버


>> 무라카미 하루키가 소설을 쓰는 13가지 방식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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