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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은 인간이 살 수 없는 땅이다. ‘헬조선’도 그렇다.
화성엔 공기가 없고, 식량이 부족하고, 아직 문명이 없다.
헬조선엔 공기는 있지만 숨 쉴 시간이 부족하고, 식량은 있지만 식량을 구입할 돈이 없고, 문명은 있지만 문명을 즐길 여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마션>에서 화성에 고립된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는 꿋꿋이 생존했다.
‘헬조선’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맷 데이먼의 생존기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만들어봤다. 영화 <마션>을 통해 본 헬조선 서바이벌 가이드.
1. 아픈 상처부터 치유하라
마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배에 박힌 안테나를 뽑아내고 상처 부위를 꿰맨 일이다. 아프면 일단 상처부터 치료해야 한다. 몸이 건강해야 뭐든 할 수 있다.
2. 갖고 있는 자원을 계산하라
마크는 선내에 남은 음식의 양을 계산한다. 6명의 대원을 위한 한 달분의 식량을 파악해 남아 있는 식량으로는 200일을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자원을 파악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 중요하다. 지금 내가 가진 재산은 어느 정도이고, 재능은 무엇이고, 가족과 친구는 누구이고,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파악하라. 내 주위 환경을 알게 되면 나 자신 속으로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3. 나만의 전문성을 찾아라
마크는 다행히 식물학자였다. 그는 이론을 바탕으로 선내에서 감자 재배를 시작한다. 그는 자신이 화성 최고의 식물학자라고 너스레를 떤다.
헬조선에 사는 당신도 식물학자까지는 아니어도 무언가 하나 정도는 전문성이 있을 것이다. ‘오덕’들도 전문가로 인정받는 시대다. <마션>의 원작 소설을 쓴 피터 위어 역시 ‘화성 오덕’이었다.
4. 교감을 나눌 사람을 찾아라
마크는 영하 50도의 차가운 화성 사막을 한참동안 달려 1997년 지구와 통신이 두절된 마스 패스파인더호를 찾아낸다. 이 화성탐사선을 이용해 지구와의 교신에 성공한다.
헬조선 어딘가에 분명히 당신과 소통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직접 찾아가라.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한 번 뱉은 말은 오해받기 쉬워서 소통을 더 어렵게 한다. 차라리 영화에서처럼 아스키 코드로 소통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지 모른다.
5. 항상 기록하라
마크는 충실한 기록자다. 화성에 고립된 첫 날, 자신이 처한 상황을 동영상으로 녹화하는 것으로 나홀로 인생을 시작한다. 이후 화성일로 고립된 날짜를 적고, 그날그날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비디오 일기를 남긴다.
기록하면 그날 자신의 하루를 잘 알 수 있다. 하루가 쌓이면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쌓이면 일 년이 된다. 그렇게 남게 된 기록은 그 사람의 인생이 된다. 꼭 누군가를 위해서라기보다도 훗날 자신이 어떻게 살아남아 여기까지 왔는지 알기 위해서라도 기록하라.
6. 자신의 리듬을 유지하라
마크는 멜리사 루이스(제시카 차스테인)가 남기고 간 디스코 음악을 들으며 계속해서 불평을 해댄다. 만약 그 순간, 자신의 평소 취향이나 성격을 잊고 우울 속으로 침잠했다면 마크는 결코 화성에서 생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불평하던 것은 불평하고, 좋아하던 것은 좋아하라. 자신만의 리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당신이 취향이 분명하지 않고 쉽게 설득당하는 성격이라면, 혼자 놀기를 더 연습할 필요가 있다. 혼자 노는 법에 익숙해지고 재미를 알게 되면 자신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7.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마크는 포기를 몰랐다. 연구문제를 풀듯 하나의 문제를 풀고 나서 또다른 문제가 주어지면 그 문제를 풀었다. 그 과정을 반복했더니 화성을 탈출할 수 있었다.
헬조선은 견고한 사회 시스템이다.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세상이 바뀌기 전에 당신 자신이 먼저 변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리 포기하지는 말라. 화성의 붉은 토양 위에서 새싹이 돋아나듯, 헬조선이 헬조선임을 깨닫는 사람이 많아지면 언젠가 헬조선에도 희망의 싹이 돋아나지 않겠는가? 그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버텨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지구 날짜로 우리에겐 앞으로 50~80년 가량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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