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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10시, 문재인 대통령과 수행단을 태운 전용기가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활주로에 마중 나오면서 역사적인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시작됐다. 남측 대통령으로서 11년 만의 평양 방문이면서 문 대통령의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이다.
이번 회담의 일정을 살펴보면, 첫날 문 대통령은 백화원 영빈관에 여장을 풀고 오찬을 가진 뒤 조선노동당 1호 청사로 이동해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후 평양대극장에서 삼지연악단의 공연을 관람하고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김정숙 여사는 옥류 아동병원, 김원균 음악종합대학을 둘러본 뒤 평양대극장에서 문 대통령과 합류했다.
둘째날은 오전에 양 정상이 2차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때 김정숙 여사는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을 참관한다. 공동담화문 발표 뒤 오찬 장소는 옥류관이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모두 정상회담 당시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으로 오찬을 했다. 오후에는 평양 주요 시설을 참관할 예정인데 이때 북한이 평양의 랜드마크로 조성한 미래과학자거리와 여명거리 등을 둘러볼 가능성이 있다. 고층 빌딩이 즐비한 두 거리는 북한이 스스로 `미래`라고 소개하는 곳이다. 이후 저녁엔 문 대통령의 특별 요청에 따라 평양의 한 시민식당에서 만찬이 예정돼 있다.
셋째날은 오전 두 정상이 산책, 등반 등 개인 시간을 함께 보낸다. 이때 지난번 판문점 회담 때 도보다리 산책과 비슷한 뜻밖의 이벤트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오전 일정을 끝으로 문 대통령과 수행단은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전용기로 귀국길에 오른다.
각종 회담 및 만찬, 행사가 열릴 평양 내 주요 장소들을 소개한다.
평양국제비행장(평양 순안공항)
평양으로 가는 관문으로 평양 시내에서 북쪽으로 23㎞ 떨어진 지점에 있다. 1940년대 말에 개장돼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2011년 칙칙한 회색 터미널 건물을 철거하고 2015년 통유리 빌딩으로 새 단장했다. 김일성 사진을 떼어낸 자리에 `TERMINAL`이라는 영어 간판이 자리잡은 것이 인상적이다. 국제공항이지만 노선은 베이징, 상하이, 선양, 블라디보스토크 단 네 곳이다. 북한의 고려항공과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단 두 개의 항공사만 취항한다.
백화원 영빈관
문재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은 지난 두 차례 평양 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숙소로 사용됐던 곳이다. 평양 시내 개선문을 기준으로 북동쪽 10㎞ 지점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을 대성구역이라고 한다.
백화원 영빈관은 화강암으로 지어진 3층 건물로 정상급 외빈들이 올 때 북한이 제공하는 최고급 숙소다. 화단에 100여 종의 꽃이 피어 있어 `백화원(百花園)`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건물 앞으로 대동강이 흐르고 뒤로는 숲이 있다. 북측은 지난 3~6월 영빈관을 리모델링했다. 7월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곳에 머물렀다.
고려호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프레스센터가 차려진 곳으로 기자단과 특별수행원이 묵는 숙소로도 사용된다. 양각도국제호텔과 함께 평양 특급호텔로 꼽힌다. 1985년 8월 개관한 고려호텔은 45층 쌍둥이 건물로 평양 시내 스카이라인을 자랑한다. 객실 500개가 있고, 편의시설로 헬스장, 수영장, 영화관, 당구장 등이 있다. 44층과 45층에는 전망대를 갖춘 회전 레스토랑이 있다. 2개 동은 공중 통로로 연결된다. 2000년 8월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 당시 남한 방문단의 숙소로 이용됐다.
조선노동당 1호 청사(노동당 본관)
평양 시내 중심지인 중구역에 위치한 이곳은 집권당인 조선노동당의 수뇌부가 있는 곳이다. 김정은 집무실과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도 이곳에 있다. 대동강을 사이에 두고 주체사상탑과 마주보고 있다. 이곳은 지하 수백 m 깊이에 방공호가 구축돼 있을 정도로 보안이 철저하다. 김정일은 생전 1호 청사를 외부에 공개한 적 없으나 김정은은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정의용 청와대 특사 방북 때 이곳에서 만찬을 열 정도로 집무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번에도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 장소로 사용됐다.
능라도 5월1일경기장
서울 한강 위 여의도처럼 대동강 위에 뜬 섬 능라도에 자리 잡은 대형 경기장으로 1989년 8월 세계청년학생축전을 개최하기 위해 지어졌다. `5월1일`은 이 경기장의 완공일이면서 노동절을 기념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1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형 경기장으로 김일성의 생일을 기념하는 아리랑 축제가 2013년까지 이곳에서 열렸다. 수만 명이 동원된 아리랑식 카드섹션과 집단체조는 북한에서 제3의 국가라고 불리는 혁명가요를 시각화한 `빛나는 조국`으로 이어졌다. 북한은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지난 9·9절 때 이 공연을 공개했는데 어린이들을 학대한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다음달 10일까지 계속될 이 공연에는 `판문점 선언` 영상과 `새로운 역사는 지금부터`라는 카드 섹션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둘째날 이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다.
평양대극장
대동강 대동교 인근, 승리 거리와 영광 거리 교차점에 위치한 대형 극장이다. 1960년 준공된 3층 건물로 2009년 낡은 시설을 개보수해 1300석 규모로 다시 문을 열었다. 전통 한식인 합각식 지붕을 축대칭으로 쌓아올린 건축 양식이 특징이다. 건물 외벽에는 `피바다` `꽃 파는 처녀` `근거지의 노래` 등 대형 벽화가 그려져 있다. 피바다가극단의 주 활동무대로 `5대 혁명가극` 공연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인민문화궁전
1974년에 개관한 4층 규모 건물로 가동에는 700석 규모 회의실, 나동에는 3000석 규모 집회장, 다동에는 연회장이 있다. 인민문화궁전에서는 주로 조선노동당과 정부가 주최하는 각종 집회, 외빈 환영 연회가 열린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환영하는 연회도 이곳에서 열렸다.
목란관
중구역 창광거리에 위치한 국빈용 연회장이다. 북한의 국화인 목란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1980년대 설립됐고, 바닥부터 천장까지 모두 흰색인 것이 특징이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방문 때도 이곳에서 연회가 열렸고, 이번에도 첫날 환영만찬 장소로 제공됐다.
옥류관
한국에 가장 잘 알려진 북한 식당인 옥류관은 1960년 8월에 문을 열었다. 대동강변 옥류교 옆에 지어져 옥류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옥 형태의 2층 건물로 연회장은 600석 규모다. 1988년엔 1400석 규모의 별관이 세워졌다. 평양냉면, 평양온면, 대동강 숭어국, 송어회 등이 대표 메뉴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곳에서 오찬을 했고, 이번에도 둘째날 오찬 장소로 채택됐다. 중국 베이징에 분점이 있다.
미래과학자거리
김책공업종합대학의 과학 기관과 아파트, 레지던스 등을 짓기 위해 대동강 쑥섬에 조성한 신시가지다. 6차선 거리에 초고층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2010년 개발을 시작해 2015년 11월 3일 개장했다. 2016년엔 트윈 타워, 초록 타워, 파랑 타워 등이 완공됐다.
여명거리
동북부 신시가지로 김일성 생일 105주년을 맞아 2016년 4월부터 1년간 추진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결과물이다. 모란봉구역 룡흥네거리에서 대성구역 금수산태양궁전까지의 대로에 초고층 아파트 단지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작년 4월 13일 김정은 위원장은 외신기자들에게 `빅 이벤트`라고 소개하며 여명거리 준공식을 성대하게 열었고, 이튿날 김일성대학 교수와 철거민들에게 살림집 이용 허가증을 배부했다.
*매일경제에 실린 글의 풀 버전입니다.
링크: http://premium.mk.co.kr/view.php?no=23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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