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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나카모토 사토시가 2008년 비트코인에 관한 논문(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 https://bitcoin.org/bitcoin.pdf)을 통해 블록체인의 개념을 정립한지 10년째 되는 해다. 지난 10년 동안 블록체인 기술은 계속해서 진화해왔다. 블록체인의 현재까지 발전 단계를 단순화하면 2009년 탄생한 비트코인은 1세대, 2014년 나온 이더리움은 2세대로 볼 수 있다.



비트코인에 비해 이더리움은 블록에 담기는 데이터의 양과 질, 처리방식 면에서 퀀텀 점프했다. 비트코인의 블록에는 거래 내역과 잔고만 저장된다. 한 블록의 크기는 1MB로 제한되어 있고, 10분에 한 번씩 블록을 체인으로 묶어 저장한다. '작업 증명(Proof of Work)' 알고리즘을 채택해 참가자 수와 작업량에 따라 블록을 생성하는데 에너지 소모량이 많고 속도가 느리다.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금융거래 수단으로 삼기에는 한계가 많은 구조다.


반면 이더리움은 거래 내역 외에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와 실행 이력도 기록한다. 비트코인이 거래 내역이라는 하나의 스마트 컨트랙트(비트코인 스크립트)만 실행하는 반면, 이더리움은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 자체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무궁무진한 활용이 가능하다. 한 블록의 크기는 무제한이고, 10초에 한 번씩 저장한다. 비트코인과 달리 '지분 증명(Proof of Stake)' 방식을 채택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였는데 이는 지분(통화)을 많이 소유한 참가자를 우대하는 방식이다. 많이 가진 자일수록 시스템 신뢰성을 손상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더리움을 만든 러시아 출신 캐나다 해커 비탈릭 부테린은 자신의 목표를 "이더리움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스위스에 이더리움 재단을 세우고 누구나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스를 모두 공개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탈중앙화'를 강조하는 설계 원리상 중앙집권형 시스템과 충돌을 빚을 수밖에 없다. 당장 비트코인 거래대금이 폭증하면서 투기 성향이 강한 코스닥 시장의 자금을 빨아들이는 것만 봐도 이것이 일정 부분 '제로섬' 게임이 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크게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나뉜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이더리움처럼 불특정 다수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공개 방식 블록체인이다. 네트워크를 유지 관리하는 데 많은 자원이 투입되고 처리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인증된 참여자만을 대상으로 분산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비트코인처럼 과도한 컴퓨팅 파워를 소진하며 채굴 경쟁을 할 필요가 없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만들어진 이유는 퍼블릭 블록체인이 익명성을 바탕으로 운영되다 보니 악의적인 참여자의 공격을 방어하느라 전력이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어차피 한정적인 참여자만으로 운영할 거라면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퍼블릭 블록체인을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주로 기업, 단체 등의 내부에서 사용된다. 하지만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노드 수가 적기 때문에 해커의 공격에 따라 내용이 위·변조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를 막기 위해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주기적으로 데이터 해시값을 퍼블릭 블록체인의 거래 안에 포함시키는 '앵커링'을 실행해 준다.


시리즈 몰아보기:

>> 블록체인이 바꿀 세상 (1) 블록체인 누구냐 넌?

>> 블록체인이 바꿀 세상 (2) 막강 기술 스마트 컨트랙트

>> 블록체인이 바꿀 세상 (3) 왜 암호화폐로 시작했나

>> 블록체인이 바꿀 세상 (4)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차이

>> 블록체인이 바꿀 세상 (5) 일곱 가지 변화

>> 블록체인이 바꿀 세상 (6) 누구나 코인을 만들 수 있다

>> 블록체인이 바꿀 세상 (7) 완벽한 기술은 없다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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