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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카의 퇴임까지는 1년 이상이 남아 있는 암울한 지금,
차기 대통령은 가카가 싸질러놓은 질펀한 똥을 어떻게 치울 수 있을지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안철수와 문재인. 아무래도 이 두 분들 중 한 분이 대통령이 될 것 같은데,
나는 여기에 이정희 대표를 끼워넣고 비교를 해보겠다.
물론 안다.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것을. 하지만 또 모르지 않는가.
천지개벽이 일어나 야권 단일후보가 된다면 이정희 의원이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아무튼 이분들은 가카의 똥을 어떻게 치워야 하고 또 과연 치울 수 있을지 따져보자.




1. 첫번째 똥 - 한미FTA

한미FTA는 단순히 통상의 문제가 아니라 주권의 문제다. 명백한 불평등 조약이다. 심지어 헌법보다도 동등하거나 우선한다. 국민투표로만 바꿀 수 있는 헌법을 날치기로 바꾼 것이다. 10+2개의 독소조항에 대해서는 반드시 폐기후 재협상해야 한다. 여론은 아직 반반이지만 얼마나 불평등한지를 국민들에게 알려서 바로잡아야 한다. 폐기는 간단하다. 미국에 서신통보하면 180일 이내에 종료된다. 물론 국제신인도 저하라는 부작용은 따를 것이다. 이것을 감내하고 국제사회를 설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안철수라면 이것을 할 수 있을까? 안철수의 정치관에 대해서는 사실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그가 그동안 쌓아온 경력과 행동으로만 파악할 수 있을 뿐이다. 서울대 법인화를 찬성했고 또 성공한 CEO로 살아온 그의 이력을 볼 때 그가 한미FTA 폐기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솔직히 의문이 든다. 하지만 상식을 중시하는 사람이니만큼 분명히 문제점은 의식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미국과의 관계라는 현실을 고려해서 폐기후 재협상보다는 그냥 조약은 유지하되 재협상을 하는 식으로 진행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캐나다처럼 일부분을 수정하는 선에서 아마도 그냥 진행하지 않을까. 물론 부분적인 수정으로는 부족하다. 지금의 캐나다처럼 한미FTA가 가져올 문제점은 나중에 계속해서 드러날 것이다.

현실적이라는 면에서 문재인 역시 한계가 있다. 특히 한미FTA는 노무현 정부가 원인 제공자 아니던가. 스스로 시작한 조약을 본인이 폐기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문재인이 노무현의 과오를 넘어설 의지가 있다면 폐기하기 전에 먼저 국민에게 사과부터 해야할 것이다. 이것을 할 수 있을까? 날치기전 국민들의 한미FTA 반대시위에서도 문재인은 소극적이었다. 아마도 그 역시 폐기보다는 재협상 정도에 그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만약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다면 진보적인 야권인사들과 국민들이 그에게 폐기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할 것이다.

확실하게 집권하면 폐기후 재협상하겠다고 공언한 사람은 이정희다. 물론 정동영 의원도 포함되지만 현실적으로 정동영이 다시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은 이정희보다도 작다고 본다. (물론 정동영은 많이 달라졌고 차기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어쨌든 한미FTA가 태어날 때부터 줄곧 반대를 해왔던 이정희는 미국을 향해 팩스를 보낼 수 있는 명분이 있다.


2. 두번째 똥 - 종편

12월 1일이 되면 조중동매의 종편채널이 첫 방송을 시작할 것이다. 18대 국회에서 다섯 번의 날치기가 이루어졌는데 세 번의 예산안 날치기를 제외하고, 가장 치욕적인 것이 한미FTA였고 두번째가 바로 미디어법이었다. 미디어법은 정권의 딸랑이 신문들에게 방송이라는 먹이를 주고 입을 아예 틀어막은 악법이다. 더구나 규모가 한정되어 있는 시장에서 4개나 되는 방송을 허용하여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방송을 광고로부터 독립시키겠다는 취지의 미디어렙은 무용지물이 되어 한국방송광고공사는 벌써부터 흔들리고 있고 방송시장이 오로지 시청률을 잣대로 광고를 따먹기 위한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다. 선정성 경쟁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날치기로 통과된 법도 유효하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 이후 미디어법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차기 대통령은 4개사가 이미 방송을 시작한 후에 임기를 시작한다. 아마도 내년에 이 4개 방송사는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야권 대선후보를 물어뜯으려 할 것이다. 자신들의 밥줄을 끊어놓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이 되더라도 여전히 이 4마리의 괴물들과 상대해야 한다. 이것은 노무현이 조중동과 싸웠던 것의 연장선상이다. 그들에게는 한나라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가카의 심복 최시중이 심지어 의약품 광고까지 허용해서 광고시장을 키워주려 하는 것을 보라. 정권이 바뀌어도 종편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것저것 요구하며 발버둥을 쳐댈 것이다. 과연 어떻게 이 산을 넘어야 할까.

종편에 대해 아무것도 안할 수는 없다. 시장에만 맡기면 방송시장이 망가질 게 뻔하다. 지금 지상파마저 광고 직접 영업을 하겠다고 뛰고 있다. 종편 때문에 지상파까지 망칠 수는 없다. 지상파 방송은 공공재의 성격이 분명히 있다. 종편에 대한 야권의 대응은 대충 세 가지가 있을 것이다. 첫째, 미디어렙을 지상파과 종편의 규모에 맞춰 적절하게 부활시키는 정도로 공공성을 회복한 뒤 내버려두는 것. 이렇게 되면 종편은 조금은 힘들겠지만 그럭저럭 살아갈 것이다. 둘째, 
미디어렙을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부활시키고 채널 의무 전송이나 의약품 광고 등 종편에 대한 각종 특혜도 없애는 것. 이렇게 되면 종편들은 각자도생에 실패해 1~2개사로 통폐합될 것이다. 셋째, 방송 허가 연장을 안해주거나 혹은 미디어법을 다시 개정해 종편의 허가를 취소하는 것.

안철수는 아무래도 시장친화적인 인물이다.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지만 아마도 셋 중 가장 보수적인 결정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문재인은 노무현이 조중동에 당하는 것을 똑똑히 목격한 인물이기 때문에 대응을 생각할 것이다. 두번째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미디어법 날치기를 강력 규탄해온 이정희라면 당연히 세번째의 결정까지도 가능하다.


3. 세번째 똥 - 4대강

가카가 4대강에 세금 25조원을 뿌렸고 2012년에도 4대강 지류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또 수십 조원의 세금을 더 뿌리려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 돈이 제대로 사용되었는 지는 알 길이 없다. 좋다. 이미 강바닥에 뿌려진 세금을 어떻게 하겠나. 문제는 누군가의 호주머니로 부정하게 들어간 돈이 분명히 있다는 거다. 이것은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 환경파괴의 주범이 된 4대강을 어떻게 복구시킬 지도 논의해야 한다. 물론 최대한 돈은 안쓰면서 자연스럽게 복구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안철수, 문재인, 이정희 모두 이 부분에서는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겠나 싶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대표적 똥칠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부정하게 흘러들어간 돈이 있다면 청문회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것이다. 그 의지 순으로 본다면 아무래도 안철수보다는 가카에게 당해본 적이 있는 문재인이 더 높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부패한 실상이 드러났을 때 처벌에 대한 의지에서는 안철수가 더 단호할 것처럼 보인다. 정치권의 때가 묻지 않은 안철수는 상식을 벗어난 일에 대해 거리낌없이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결코 그냥 넘어갈 것 같지 않다. 이정희의 경우에도 물론 단호하게 밝히긴 하겠지만 사실 그동안 권력의 변두리에만 있었기 때문에 시스템을 고치는 문제가 아닌 이런 권력형 게이트에 적절히 대응할 지 아직 미지수다.



4. 네번째 똥 - 역사

친일파의 전력이 세탁되고 독재가 미화되며 민주주의에 '자유'라는 고상한 단어를 붙여 뜻을 희석시킨 뒤 대한민국을 이상한 곳으로 끌고가려는 세력이 지금의 집권세력이다. 교과서에서 이승만, 박정희 독재도 빠지고 5.18 광주도 빠졌다. 심지어 김종훈이나 홍준표는 스스로 이완용을 자처하고 그것을 당당하다고 말하는 정말 이상한 세상이다. 차기 대통령은 지난 5년간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

안철수는 스스로 역사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었다. 그런 맥락에서 한나라당을 역사를 거스르는 세력으로 규정한 바 있다. 교육자 출신인 만큼 이 문제는 제대로 해낼 거라고 본다. 문재인은 노무현의 참여정부가 상해 임시정부를 계승한다고 했던 그 정신을 이어받을 것이니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정희 역시 마찬가지다.


5. 다섯번째 똥 - 검찰개혁

가장 힘들고 괴로운 일이 될 것이다. 노무현을 죽인 바로 그 검찰 아니던가. 검찰 자기들에게만 충성한다는 검찰을 과연 개혁할 수 있을지. 하지만 이명박 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검찰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고 꼭 해내야 한다. 검찰 개혁은 인적 쇄신이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문제다. 이에 대해서는 검사들을 뭉치게 하지 말고 흩어지도록 독립적인 권한을 주어야 한다는 주장부터 검찰을 감시할 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 등 다양한 논의가 있어 왔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차기 대통령 임기 초기에 강력하게 검찰을 흔들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강금실은 뭔가 보여주려 했으나 처음부터 흔들렸다. 한명숙이나 천정배 등은 본인이 당해온 것을 바탕으로 검찰개혁에 대해 이야기해왔는데 과연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안철수가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알려진 바는 없다. 그는 상식을 이야기하지만 상식이 가장 통하지 않는 곳이 검찰이나 경찰 같은 권력기관이다. 사실 그래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문재인은 변호사 출신이고 최근에 참여정부 초기 검찰 개혁을 다룬 책도 냈다. 또 노무현 서거에서의 교훈을 바탕으로 이 문제를 가장 많이 고민해본 사람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정희 역시 문제의식이 투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앞서 지적했다시피 이런 문제에 있어서는 경험부족이 가장 큰 약점이다.



6. 똥들을 넘어

이밖에도 가카는 많은 똥을 싸놓았다. 남북관계를 망쳐놓았고, 지나친 친미외교로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졌으며, 족쇄를 벗은 이건희처럼 재벌에겐 특혜를 주었고, 복지제도는 대폭 축소해버렸으며, 용산참사나 쌍용차 사태 같은 폭력진압을 자행해왔고, 고소고발을 남발해 국민들의 입을 막고, 언론 자유도를 70위까지 떨어뜨렸으며, 인터넷을 규제하고 IT를 소홀히해 IT 강국의 위상을 망쳐놨고, 
건강보험이나 인천공항 민영화를 위한 꼼수는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싸질러놓은 똥만 치우기에도 차기 대통령은 참 할 일은 많고 운은 없는 사람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열심히 똥을 치워낸다면 사람들은 대통령으로 인해 자신의 삶이 극적으로 바뀌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 많은 질펀한 똥덩어리들을 하나씩 떠올리다보니 가카는 퇴임 이후에도 참 바쁠 것 같다. 도대체 이 많은 청문회와 수사를 언제 다 한단 말인가. 더구나 여생을 감옥에서 살기에 평균수명이 너무 짧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차기 대통령은 똥들을 치워주고 또 이것들을 넘어서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나라의 재집권은 당연히 막아야 하고 박근혜에 승리할 수 있는 야권 후보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누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어야 할까? 확률로 따졌을 때 안철수와 문재인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안철수가 야권 단일후보가 된다면 승리 확률은 99%일 것이다. 이미 모든 여론조사에서 박근혜를 따돌리고 있다. 안철수가 스스로 결심을 한다면 그는 이변이 없는 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문재인이 단일후보가 된다면 90% 정도의 확률이라고 본다. 문재인 대 박근혜는 노무현 대 박정희의 싸움이고 여기에 가카에 대한 염증으로 중도층이 야권으로 집결한다면 문재인이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 손학규, 정동영 등의 카드가 있지만 사실 손학규 대 박근혜는 도로 한나라 이미지라서 적극적인 투표를 이끌어내기 힘들고, 정동영은 2007년 최대 표차 패배라는 트라우마가 있어서 극복하기 힘들다. 그래도 워낙 가카에 대한 불신이 두텁기에 가능성은 50%라고 본다. 하지만 국가 중대사를 놓고 야권이 도박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이정희를 지목한 것이다. 만약 이정희가 진보통합당과 민주혁신통합과의 연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내고 야권 단일후보에 도전해 성공한다면 본선에서 박근혜를 이길 확률은 80% 정도는 될 것이다. 
비록 인지도에서 뒤지지만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본다. 사람들은 참신하고 깨끗한 인물을 원한다. 똑같은 여성 후보지만 더 젊고 알찬 콘텐츠가 있다. 또 진보정당 특유의 딱딱하고 강령에 집착하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좀더 리버럴한 국민참여당을 끌어안는 유연함도 보여줬다.

안철수, 문재인, 이정희. 혹은 이 글에 언급되지 않은 전혀 다른 인물이 등장할 지도 모르지만 2012년에는 반드시 정권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이명박과 한나라 세력들을 심판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너무 심하게 병들어 있다. 권력이 똥으로 가득 차 있다. 시원하게 똥을 빼내는 관장을 하고 대장내시경으로 아픈 곳을 치료해야 한다. 그래서 바이러스를 치료했던 진짜 의사가 주목받는 건지도 모르겠다.

다음 대선의 중요성은 대통령이라는 그 자리 자체에 있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상처난 국민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치유해줄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직 자체에만 욕심을 내는 사람은 반드시 패하게 되어 있다. 지금 국민들은 때묻은 사람보다는 깨끗한 백신을 원한다. 안철수, 문재인, 이정희 모두 그런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사람들이다.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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