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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만명의 인구를 가진 시드니에는 3만명이 넘는 한국인이 살고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과 친숙한 곳이고 또 도시를 여행하면서 이곳에서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일하고 있는 많은 한국인과 마주칠 수 있었어요.
시드니를 가기 전에는 사실 별 기대가 없었습니다.
뉴욕 가기 전에 가졌던 기대와 비슷했어요. 영화와 뉴스를 통해 알려진 이미지로만 기억되는 도시 말이지요.
하지만 저는 멜버른에서 시드니로 넘어가면서 이곳이 훨씬 활기차고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멜버른의 낡은 도시 이미지와 상반되게 훨씬 생동감이 느껴져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곳은 지금 이른 봄입니다.
저의 시드니 여행기를 지금부터 펼쳐볼게요.
국내선을 타고 시드니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세계대전에 참전한 호주는 공항에 이렇게 참전용사들의 이름을 적은 명예의 전당을 마련해 놓고 있었습니다.
비행기를 타기 전 잊지 말자는 취지겠지요.
오래된 건물 보존을 중시하는 것도 그렇고 과거를 잊지 않겠다는 호주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2층 열차를 타고 서큘러키(Circular Quay)에 내렸습니다.
열차는 빠르지는 않았지만 쾌적하고 정확하게 시드니 근교를 오가고 있었어요.
첫번째 숙소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에어비앤비로 선택한 이 곳의 주인은 스티브 굿이라는 남자로 그는 서큘러키 인근 멋진 아파트에 살고 있었습니다.
전망으로 피어가 보입니다.
창문 왼쪽으로 보이는 건물에는 야후 사무실도 있더라고요.
전망 좋은 곳에서 묵으려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가네요.
스티브는 에어비앤비로 100곳을 여행한 아들의 권유로 호스트를 시작했는데 각국에서 오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즐겁다고 합니다.
내년엔 캠핑카를 타고 중국 대륙을 횡단해볼 계획도 갖고 있다고요.
그와 재미있게 여행 이야기를 나눈 뒤 이제 숙소를 나왔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니 일단 가볍게 샌드위치와 커피로 점심을 먹습니다.
커피는 무조건 플랫 화이트! 호주에 왔으니 플랫 화이트죠.
플랫 화이트는 롱 블랙(진한 아메리카노)와 카페 라떼의 중간쯤 됩니다.
서큘러키를 향해 10분쯤 걸으면 짜잔! 이렇게 멋진 하버 브릿지가 나옵니다.
베이 건너편에는 이렇게 오페라하우스도 있고요.
시드니 항구에 정박한 크루즈선이 떠나려 하고 있네요.
타이타닉호처럼 거대한 크루즈선은 세계를 돌면서 항구도시에 정박합니다.
언젠가 나이 들면 저 크루즈선을 타고 세계여행을 떠날 날이 올까요?
시드니 항구의 작은 베이 '시드니 코브'의 전경입니다.
도시 이름인 '시드니'는 영국 각료 시드니 경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당시 이곳을 발견한 퍼스트 플리트 선장 아서 필립은 이 지역을 남쪽의 새로운 웨일스라고 이름 짓고는 도시 이름을 영국 정치인에게 헌정했습니다. 시드니 경은 식민지 설립을 허가하는 특허장의 알선을 주도한 인물이라고 하지요. 그는 훗날 자신의 이름이 이렇게 거대한 국제도시의 이름으로 남게될 것을 알았을까요?
자,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드니 항구를 감상하실게요. 정말 포토제닉한 곳이에요.
갈매기가 살포시 돌담위에 서 있네요.
이곳은 밤에도 근사합니다.
오페라하우스는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답습니다.
항구를 걸으면서 런던의 탬즈 강변을 떠올렸어요.
호주 역시 영국 연방이기 때문인지 탬즈 강변과 느낌이 아주 비슷했습니다.
야외 레스토랑에선 공연도 펼쳐지고요.
하버 브릿지 바로 아래 호텔이 있던데요.
순간적으로 저곳에 묵고 싶다는 유혹을 받기도 했습니다.
서큘러키 항구에서 마술사가 거리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서큘러키 인근에 현대미술관이 있어요. 입장은 무료입니다.
제법 큰 규모에 좋은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빨간색 배경 앞에 놓인 TV. 그 속엔 꽃들이 피어 있네요.
어제, 오늘, 내일... 시간의 뒷모습 뒤로 누군가 걸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다음날엔 달링 하버로 갔습니다. 시드니 코브를 왼쪽으로 돌아나가는 곳에 있는 만입니다.
나들이 나온 현지인과 관광객이 섞이는 곳이죠.
강렬한 햇볕이지만 이곳에 앉아 책 읽기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지요.
현대식 고층 건물들이 즐비한 곳이었어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잠시 쉬다가 다리를 건넜습니다.
저녁에는 시내로 갔다가 타운홀에 젊은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줄을 발견했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지? 의아해서 찾아보니 시청에서 '파워하우스'라는 기독교 콘서트를 하더라고요.
3일째 되는 날, 숙소를 옮겨 시드니 외곽으로 갔습니다. 킹스 크로스 근처의 주택가입니다.
발코니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오른쪽에 항구가 보여요.
집안 내부는 이렇습니다. 역시 에어비앤비로 집 전체를 빌렸습니다.
인테리어와 조망이 정말 마음에 드는 집입니다. 시간만 있다면 오래 살고 싶은 곳이었어요.
세인트 메리 대성당을 지나가다가 호수에 비친 성당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성당으로 가는 측면 입구에는 이렇게 미노타우로스의 뿔을 잡고 있는 테세우스의 상이 있습니다.
약칭 QVB라고 불리는 퀸 빅토리아 빌딩이에요. 앞에 앉아 계신 분이 빅토리아 여왕이고요.
1898년에 오픈했고 콘서트 홀, 커피숍, 사무실, 쇼룸, 창고 등이 있던 곳입니다.
지금은 쇼핑몰로 쓰이고 있어요.
퀸 빅토리아 빌딩 내부는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로 가득합니다.
쇼핑보다는 관광에 더 눈길을 빼앗기는 곳이죠.
이곳은 2014년 IS 테러가 발생했던 마틴 플레이스입니다.
희생자 추모를 위한 꽃이 놓였던 곳이 지금은 깔끔하게 정돈돼 있습니다.
시드니에서 서울은 8332km 떨어져 있군요.
런던은 무려 17035km입니다. 어마어마한 거리네요.
이곳은 시드니 동쪽의 본다이 비치(Bondi Beach)입니다.
도심에서 30분 정도 버스를 타면 올 수 있습니다.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이런 해변이 있다니 시드니 시민들은 축복받은 사람들임에 틀림 없습니다.
해변에 수영장도 마련돼 있습니다.
태평양을 보며 하는 수영이라니 날씨만 춥지 않았다면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선글래스를 쓰면 이렇게 보입니다.
눈부신데 색감을 놓치기 아까워서 자꾸만 선글래스를 벗게 됩니다.
이른 봄이라서 그런지 해변은 한적합니다.
이곳에도 그래피티를 좋아하는 호주인들의 특성이 벽마다 남아 있습니다.
"음, 저기를 한 번 건너보면 어떨까..."
시드니 여행 마지막 날, 하버 브릿지를 도보로 건너고 싶어졌습니다.
일단 배를 타고 밀러스 포인트(Millers Point)로 건너갔다가 거기서 하버 브릿지를 걸어서 돌아오는 여정을 짰습니다.
그리고는 서큘러키에서 배를 타려 했습니다.
그런데 밀러스 포인트로 가는 배는 25분이나 기다려야 한다네요.
여행지에서 배 오기 기다리면서 시간을 버리는 게 싫었던 저는 그냥 아무 배나 올라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무모하게 도착한 곳이 바로 여기 울위치입니다.
울위치에 대해 저는 아무 것도 모르고 여기가 어딘지도 모른 채 그냥 와봤습니다.
그런데...
그냥 한적한 주택가더라고요.
조금 걷다가 그냥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시 서큘러키를 타는 배를 탔어요.
배를 타고 왔다갔다 하다보니 하버 브릿지는 원없이 보게 되네요.
시드니 교통이 좋은 것이 'OPAL' 카드를 구입해 충전하면 하루 최대 이용금액이 15달러로 설정돼 아무리 교통편을 많이 이용해도 더 이상 차감되지 않습니다. 공항 갈 때도 좋아서 잔액이 0만 아니면 시내에서 공항까지 최소 금액으로 갈 수 있습니다. 물론 마이너스 잔액으로 표시가 되긴 하지만 그냥 OPAL 카드를 버리면 되겠죠. 좀 얌체 짓인가요? 그래도 한국에 비하면 교통비가 비싼 편이기 때문에 이 정도 팁은 적어 놓아도 괜찮지 않나 싶네요.
자, 이제 저는 다시 배를 타고 밀러스 포인트로 갑니다.
바로 여기를 걸어서 건너게 될 거라고요.
밀러스 포인트에는 루나 파크라는 놀이공원도 있어요.
별로 볼 건 없지만 나름대로 신나긴 합니다.
잠깐 둘러보다가 바로 하버 브릿지로 올라갔어요.
안전을 위해 다리 양옆으로는 난간이 세워져 있고 자동차, 열차,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공간이 따로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다리 내부는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 브릿지와 비슷했습니다.
서는 데가 다르면 풍경이 달라진다고 하죠.
지금까지와 다른 시드니 항구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다리 아래로 이렇게 내려다볼 수도 있고요.
서큘러키도 진짜 원형으로 보입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다리가 후들거리긴 했지만 건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기는 블루 마운틴으로 이어집니다.
>> 호주 여행 (3) 헬로 시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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