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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보이스'는 시청률이 40%에 달하는 프랑스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지난 1월 27일부터 프랑스 최대 방송국인 TF1에서 '시즌7' 방영 중이다. 전 세계에서 참가자들이 몰려드는데 글로벌 톱스타인 4명의 심사위원이 블라인드 방식으로 멘티를 선발해 훈련시킨다. 생방송 경연이 시작되면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문자투표로 생존자를 가린다.


지난 2월 24일 5회 방영분에 한국 여성이 오디션 무대에 올랐다. 그녀는 피아노를 치며 유창한 프랑스어로 핑크 마티니의 'Sympathique'를 흥겹게 불렀다. 심사위원 중 세 명이 돌아서며 그녀를 선택했다. 이제 그녀가 그중 한 명을 멘토로 선택할 수 있는 상황. 그녀는 피아노를 치며 "미카(Mika)와 함께 할래요"라고 노래했다. 이에 미카가 환호하며 무대로 뛰어올라 그녀와 노래를 부르며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로 말하는 장면이 방송을 탔다.


프랑스 오디션에서 세계적인 가수 미카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녀의 이름은 유발이(30). 한국에서 '유발이의 소풍'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재즈 뮤지션이다. 2015년 프랑스로 훌쩍 유학을 떠난 그녀는 작년에 유학생활을 정리하던 중 '더 보이스' 측의 연락을 받고 오디션에 참가하게 됐다.


현재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촬영에 임하고 있는 그녀를 최근 만나 그동안의 음악 활동과 오디션 참가 뒷얘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


©Youchang


Q. 프랑스에서 방송이 엄청난 화제가 됐다. 실감하나?

A. 나보다 프랑스에 있는 지인들이 더 열광하더라. 정작 나는 한국에 있어서 잘 몰랐는데 인터넷에 댓글이 달리는 걸 보고 알게 됐다. 불어권의 모든 국가에서 방송이 되다 보니 아프리카 헤위니옹이라는 섬에서도 메일이 오고, 뉴칼레도니에서도 연락이 왔다.


Q. ‘더 보이스’에 참가한 계기는?

A. 유학생활 정리를 하고 있을 때 캐스팅 담당자가 SNS로 연락을 해왔다. 당시 임신 6개월이어서 처음엔 못하겠다고 했다. 그쪽에서 계속 설득해서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화상통화하면서 일정을 조율했다.



Q. 오디션 첫 방송 녹화 당시 상황을 설명해 달라.

A. 무대에서 핑크 마티니의 ‘Sympathique’를 불렀다. 방송에선 부저를 누르면 쿵 소리가 나면서 심사위원들이 돌아서는데(돌아서면 선택한다는 뜻이다) 나는 피아노를 보고 노래를 부르고 있기 때문에 인지를 못했다. 다만 환호 소리가 커서 누군가 돌아서고 있다고는 생각했다. Mika, Florent Pagny, Zazie, Pascal Obispo 등 쟁쟁한 심사위원들이 계셨는데 세 분이 돌아섰더라. 나는 정말로 미카의 팬이었기 때문에 주저 않고 그를 선택했다. 이 프로그램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어떤 방식으로 선택해야 하는지 몰랐는데 미카가 노래를 부르면서 선택하면 어떻냐고 제안했다. 미카가 선택받자마자 달려와서 내 옆에 앉아서 노래를 불렀다. 마지막에 미카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Q. 그 전에 미카를 만난 적 있나?

A. 블라인드 오디션이라는 컨셉상 보안이 상당히 철저하다. 휴대폰을 압수당하고 혼자 화장실도 못갈 정도로 삼엄한 감시가 있다. 4명의 심사위원과 혹시라도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다. 미카도 그전에는 전혀 만나지 못했다.


©Youchang


Q. 방송에서 전혀 긴장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더라.

A. 원래 긴장하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그날은 사실 가슴 한구석에서 난리가 나고 있었다. 덤덤하게 행동하려고 했을 뿐이다. 프랑스어도 원어민처럼은 못하니까 알아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미카가 노래하면서 선택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을 때도 못 알아들을까봐 귀를 쫑긋 세웠다.


Q. 프랑스어는 유학 가서 배운 건가?

A. 나름 한국에서 공부하고 갔다. 하지만 막상 가니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더라(웃음). 그래서 새로 배워야 했다.


미카와 유발이 (TF1)


Q. 지금 어디까지 녹화가 진행됐나?

A.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촬영하고 있다. 이미 많이 진행돼 있는 상태다. 작년 11월에 촬영한 것이 올해 2월에 방송에 나갔을 정도로 미리 찍어놓는다. 60페이지가 넘는 계약서를 써서 보안상 아무 말도 할 수 없다(웃음).


Q. 미카가 어떤 말을 해주나?

A.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다. 큰 비전으로 조언을 해준다. 내가 팬심이 있어서 그런지 그게 너무 멋있게 보인다. 평소에는 늘 웃지만 상당히 직선적이고 엄격하다. 그래서 단기간에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는 것 같다.



Q. 직선적이라면 어떤 말을 들었나?

A. 다른 코치들은 참가자들이 준비해온 것을 어느 정도 살려놓고 변화를 추구하는데 미카는 그런 게 없다. 모든 걸 다 갈아엎기를 원하더라. 그런데 그 이유가 명확했다. 핵심을 잘 살리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 식이다. 이것저것 덧붙이지 말고 다 없애라는 말을 해주셨다.


Q. 촬영은 어떻게 하나?

A. 아침 9시에 시작해 다음날 새벽 2시에 끝난다. 17시간 동안 대기하려면 진이 빠진다. 4명의 코치가 엄청난 대스타여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시간을 내기 어렵다. 한 번에 컴팩트하게 촬영을 끝내야 한다. 촬영은 2~3주 간격으로 한다.


Q. 중간에 탈락하는 방식인가?

A. 어느 선까지는 심사위원들이 누가 살아남을지를 결정하고, 그 이후엔 문자투표 방식으로 생방송 진행된다. 시즌7은 5~6월 쯤에 끝나는 걸로 알고 있다.


Q. 그때쯤이면 더 큰 스타가 되어 있겠다.

A. 하하. 글쎄. 절대 말할 수 없다(웃음).


©Youchang


Q. 그런데 유발이라는 이름은 무슨 뜻인가?

A. 초등학교 때 별명이다. 본명이 강유현인데 유현이 발 못 생겼다고 놀림을 많이 받았다. 모든 사람들이 나보고 유발이라고 했다. 고등학교 때 성적표에도 선생님이 유발이라고 써준 적도 있다.


Q. 육아와 음악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지 않나?

A. 육아 이야기를 하자면 밤을 새도 모자른다. 워킹맘들이 존경스럽다. 딸이 지금 5개월이다. 한 순간도 내 의지대로 시간이 흘러가지 않는다(웃음).


Q.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

A. 그동안 많은 곡을 써놓았다. 한동안 재즈에 가까운 음악을 할 것 같다. 4월 중순께 새 음반을 발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레이블과 계약도 체결했다.


유발이가 출연 중인 '더 보이스'는 프랑스 TF1에서 매주 토요일 방영 중이다. 유튜브에서 방송을 편집한 영상클립을 볼 수 있다.


(매일경제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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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
저널리스트.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세상에 없던 생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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