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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 메코리오 홍익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 교수(38)는 에스틸 발성법 전문가다. 에스틸 발성법이란 1988년 조 에스틸 교수가 창안한 음성과학을 기반으로 한 훈련법이다. 후두 근육을 조절해 다양한 음색을 구현하도록 도와준다. 목소리를 크게 내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뮤지컬 배우들에게 특히 적합해 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에스틸 발성법을 익힌다.


한국에선 김민정 경복대학교 교수와 메코리오 교수가 강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전문가로 꼽힌다. 이탈리아 출신인 메코리오 교수는 지난 2013년부터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뮤지컬 ‘드림걸즈’ 등에 출연한 배우들을 훈련시켰고, 또 개별적으로 그의 수업을 듣고 있는 전문 배우들도 많다. 지난 16일 홍익대학교 대학로캠퍼스 메코리오 교수실에서 그를 만나 에스틸 발성법에 대해 들어봤다.


©Youchang


Q. 에스틸 발성법이란 무엇인가?

A. 근육을 조절해 소리를 내는 훈련법이다. 소리는 공기 중에 있는 이미지다. 목소리는 뇌에서 나온다. 근육을 움직여 만드는 목소리는 사람들과 연결되는 더 깊은 방법이다. 사람들의 정체성을 나타내주기 때문이다. 당신은 목소리를 통해 그 사람의 많은 걸 알 수 있다. 내 이탈리아 액센트를 듣고 나의 사연을 추측할 수도 있다. 그 사람의 개성, 배경, 자세, 취향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마법사는 아니지만, 목소리를 통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Q. 에스틸 발성법에선 어떤 걸 가르치나?

A. 말하고 노래하는 방법의 한 측면을 가르친다. 프로페셔널 공연자들에게 나는 주로 노래를 가르치지만 일반적으로 말할 때의 발성법도 가르친다. 테크닉 뿐만 아니라 목소리를 이용하는 방법도 포함한다. 나는 에스틸 보이스를 알고 난 뒤 목소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목소리의 기능을 어떻게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게 됐다. 그래서 내 분야에 더 열정적이 됐다. 나는 근육 제어에 더 집중한다. 에스틸 훈련법은 일종의 과학이다.



Q. 에스틸 발성법 시범을 보여줄 수 있나?

A. 목소리는 후두를 통해 나온다. 후두는 움직일 수 있다. 위로 올라가거나 아래로 내려가고, 또 크기가 늘거나 줄기도 한다. (손가락으로 목을 짚으며) 이 근육을 조절하는 것이다. 당신이 선택한 위치에 근육을 놓는 것과 당신이 원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 사이에 균형을 잡는 것은 쉽지 않다. 연습이 필요하다. 한국어를 할 때와 영어를 할 때 근육의 위치도 다르다. 영어로 이야기할 때는 밝은 목소리, 한국어를 할 땐 조금 더 어두운 목소리가 된다.


Q. 언어에 따른 차이인가?

A.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기분에 따라 달라진다.


Q. 나에게 맞는 정확한 톤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A. 그걸 ‘클리어 톤’이라고 한다. ‘아아’라고 발음할 때 두 번째 ‘아’의 음량을 줄이지 말고 그대로 유지해 보라. 좀더 깔끔한 목소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클리어 톤에서는 소리를 크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소리를 키울 때 자꾸만 심호흡을 하면서 소리에 공기를 집어넣는다. 그러면 소리가 탁해진다.


이건 기초 과정이다. 후두를 높이면 밝은 목소리가 나오고 후두를 내리면 어두운 목소리가 나온다. 당신에게 맞는 건강한 위치를 찾아야 한다. 물론 연기자라면 캐릭터에 맞게 조절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맞지 않는 포지션을 사용해 목소리로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게 중요하다.


Q. 목소리 훈련은 왜 필요한가?

A. 그건 체육관에서 우리 몸을 왜 단련하는지 묻는 것과 같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것처럼 목소리도 훈련하면 더 건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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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좋은 목소리를 유지하는 팁이 있나?

A. 사람마다 목소리는 천차만별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팁은 없다. 굳이 찾자면 충분히 자고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목소리의 기본적인 건강은 필수다. 조금 무례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목소리는 돈이다. 목소리가 없으면 일을 할 수 없지 않나.


Q. 한국의 가수나 배우 중 누구 목소리가 좋았나?

A. 옥주현이다. 개인적으로 만난 것은 딱 한 번 뿐이지만 공연은 자주 보러 간다. 정말 유니크한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 언제 어디서 들어도 그녀라는 걸 당장 알아챌 수 있다. 여러가지 캐릭터를 소화하고 목소리 컬러도 다양하다.


또 한 명은 박효신이다. 정말 놀랍다. 내 이탈리아 친구들이 박효신 목소리 듣고 다들 놀란다. 일단 목소리 범위가 굉장히 넓다. 아주 높은 소리부터 아주 낮은 소리까지 안정적이다. 크고 아름답다. 예술적으로 표현하자면 천박하고 러프한 목소리를 지녔다. 이탈리아에도 박효신과 비슷한 목소리를 지닌 가수가 있지만 나는 그 가수는 별로 안 좋아한다. 그냥 소리만 지를 뿐 취향이 없기 때문이다.



Q. 지난 4년간 한국에서 어떤 가수들을 가르쳤나?

A. 가장 유명한 사람은 박혜나다. 가비엔제이의 장희영, 오소연, 리사, 남경주도 가르쳤다.


Q. 누가 최고의 학생인가?

A. 그건 말 못한다. 하하.



유창
저널리스트.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세상에 없던 생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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