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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에 재미있는 뉴스가 있어 소개합니다. 물리학 법칙을 깨는 장치인 EmDrive(Electromagnetic Drive)의 탄생입니다. 물론 과학자들도 반신반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NASA도 재현 실험에 성공했고 어느 누구도 '되지 않는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 했다고 하는군요. 이 장치가 현실화하면 우주여행의 새 시대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Mashable 기사와 Wired 기사를 참조해서 정리해 봤습니다.


EmDrive


이 사진 속 기계가 바로 EmDrive입니다. 마이크로파를 통해 전기 에너지를 증폭시켜주는 장치입니다. 개발자는 영국인 로저 쇼이어(Roger Shawyer)로 그는 유럽의 위성영상 판매기업 EADS Astrium에서 레이더 및 통신 시스템을 담당해온 과학자입니다. 그는 2001년부터 이 장치를 고안했고 자신이 만든 회사 SPR(Satellite Propulsion Research)에서 실험을 거쳐 2003년 EmDrive를 만듭니다.


원리를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한쪽은 좁고 다른 한쪽은 넓은 통이 있습니다. 그 속에 마이크로파를 쏘면 입자들이 바운스하면서 움직이는데 폭이 좁은쪽보다 넓은쪽에서 속력이 빨라지며 가속도가 붙습니다. 이 가속도를 추력(반작용의 힘)으로 삼아 통이 앞으로 나아가는데 결과적으로 적은 에너지로도 더 큰 힘을 낼 수 있게 됩니다. 기존 로켓 엔진은 94kg의 물체에서 70mN의 추력을 발생시키는데 EmDrive는 9kg의 적은 무게로도 88mN의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수명도 무려 10배나 더 깁니다.



EmDrive의 효용성은 같은 힘을 얻는데 훨씬 더 적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데 있습니다. 우주에서 이 장치가 사용되면 별의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켜 추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는 우주공간에서 힘을 얻기 위해 추진체가 필요하지만 EmDrive는 마이크로파가 밀폐된 공간에서 바운스되며 힘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추진체가 필요 없습니다. 적어도 별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우주에서는 영속적인 우주여행이 꿈이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EmDrive가 '운동량 보존 법칙'을 위반한다고 지적합니다. 운동량 보존 법칙은 아주 중요한 법칙입니다. 이것은 존재하지 않는 운동량을 창출하거나 없앨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즉, 외부에서 어떤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내부에서의 힘만으로 물체의 운동상태는 변하지 않습니다. 두 개의 물체가 충돌할 때도 운동량은 충돌 이전과 이후에 똑같습니다. 우주여행 프로젝트는 이와 같은 원칙에 의해 진행되어 왔습니다. 일반적인 로켓 엔진과 반동 추진 엔진은 반대 방향에 강력한 힘을 쏟아붓는 방식으로 추력을 얻습니다. 예컨대 소방수가 거대한 물호스를 들고 물을 뿜을 때 물이 나오면서 몸이 뒤로 충격을 받는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그러나 EmDrive는 집어넣는 힘에 비해 더 큰 힘을 얻어내는 장치입니다. 이 과정에서 운동량의 비대칭적인 균형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통이 넓은 쪽으로 움직입니다. 도대체 어디에서 없던 힘이 생겨난 것일까요? 이에 대해 쇼이어는 EmDrive가 물리학의 기존 법칙과 완전히 모순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앞이 가늘어진 공명 공동을 마이크로파로 채워 추진력을 얻는데, 엔진 내측의 마이크로파에는 다른 기준 좌표계가 적용되기 때문에 뉴턴 물리학에서는 일어날 수 없을지라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는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2008년에 중국인 과학자들이 똑같이 만들어 재현해봤는데 작동됐습니다. 그러자 반신반의하던 서구 과학자들도 따라해봤습니다. 안 된다는 결과가 없었습니다. 결국 NASA까지 나섰습니다. NASA의 Harold G. White는 2013년 8월 실험에 관한 논문에서 이것을 '고전적인 전자기적 현상에 어긋나는 동력'이라고 표현했습니다. 2014년 8월 4일엔 NASA의 이글웍스 연구팀이 연료 없이 전자기파 조작만으로 추진력을 만드는 '칸나에 엔진(Cannae Drive)'을 제작해 추진력을 얻는데 성공했습니다. 일본 도쿄의 한 대학 연구팀도 이 기술을 바탕으로 마이크로파를 통한 로켓 발사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학계가 천천히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EmDrive는 무한정 작동하는 '영구 기관'과는 다릅니다. 에너지원을 계속해서 공급해줘야 하는 장치입니다. 그러면 더 큰 힘이 생겨납니다. 이 기술의 활용은 무궁무진합니다. 위성 추진체 발사 로켓을 대체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먼 우주 탐사에서 안정적인 동력 공급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화성으로 여행하는데 몇 개월이 아닌 몇 주면 충분해질 것입니다. 또 우주 탐사 용도로 시작됐지만 미래에는 일상에서도 상용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언맨' 같은 슈퍼히어로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겠네요.



*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아래 사이트를 참조하세요.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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