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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인터넷을 호령하던 종족이 있었으니 걸리버여행기에 등장하던 야후족이었다.
지금은 까마득한 옛날이 되었지만 그때는 인터넷 접속을 "야후한다!"고 하던 시기였다.
오늘 정말 오랜만에 야후 홈페이지를 방문해봤다.
하지만 몇 분도 안되어 바로 다시 창을 닫았다.
무엇이 야후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나.
왜 오늘 미국의 많은 비지니스 전문가들은 MS-야후 딜을 굴욕적이라고 평했고
그로 인해 시장에서 야후 주가가 12%나 폭락하였던 것일까.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작년에 MS가 제안한 수백억달러의 딜을 걷어찬 것이
야후에게 있어 마지막 기회였을까.
이제 MS의 bing이 야후의 서치엔진이 되면
야후 검색에는 powered by... 라는 문구가 붙을 것이다.
대표적인 포털이었던 야후에게 있어 이 문구는 얼마나 굴욕적인가.

야후는 검색엔진을 잃는 것 뿐만 아니라 잉크토미, 오버추어 같은
자회사들의 시장 지배력도 감소하게 될 지 모른다.

그렇다면 야후는 정말 이 모든 세간들의 놀림을 모르고 여기까지 온 것일까.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까.

인터넷이 구글 천하가 된 이래 야후의 영향력은 일본을 제외하고
점점 축소되고 있고 20%를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새로운 혁신적인 서비스들로 인해
언제 줄어들지 모른다. 포털 자체가 약간 사양산업이 되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야후에는 어떤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듯 선구자로서의 자존심이 있다.
아마도 CEO였던 제리 양이 그럴 것이다.
작년에 야후가 MS에 매각되었다면 MS는 야후를 지금처럼 다양한 서비스 위주의
회사가 아닌 bing의 새로운 버전으로 리모델링했을 것이고
이를 통해 시장에서 구글과 정면승부를 벌이려고 했을 것이다.

이는 야후의 고유성이 훼손되는 방식이고
야후의 수많은 서비스들을 사라지게 하는 방식이어서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흥정이 잘된 매각일 지 몰라도
인터넷 역사에서는 아마도 불행한 선례로 남지 않았을까.

하지만 어쨌든 비즈니스는 비즈니스고 실패는 실패다.
명분을 챙기기 위해 야후를 놓지 않은 것이 나중에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지금도 나는 excite, 알타비스타, lycos 등 사라져간 초창기 인터넷 회사들이 생각나는데
그들이 도태된 것은 지금과는 정반대로 야후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했기 때문이었다.

분명한 것은 지금도 야후는 점점 잊혀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야후는 야후코리아 사이트보다는 인터넷 광고대행사 오버추어의
모회사 정도로서의 영향력이 더 큰 것 같다.
애플, 구글의 성공사례에서 보듯이 혁신과 새로움이 아니면
절대강자는 없는 곳이 바로 인터넷 비즈니스의 세계이다.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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