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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휴양지에서 밀애를 즐기고 바르셀로나로 돌아가던 남자와 여자가 있다. 남자는 잘나가는 사업가인 아드리안(마리오 카사스), 여자는 미모의 로라(바바라 레니). 두 사람은 산길을 운전하다가 그만 차를 들이받는다. 정신을 차리고 앞차를 확인해 보니 운전석에 앉은 남자 다니엘(이니고 가스테시)이 죽어 있다. 로라는 아드리안에게 지금까지 이루어온 커리어를 잃고 싶지 않으면 절대 자수해서는 안 된다고 다그친다. 아드리안은 다니엘과 차를 호수에 빠뜨리고, 바르셀로나로 돌아온 두 사람은 다시는 만나지 않기로 약속하고 헤어진다. 하지만 두 사람을 의심하는 다니엘의 아버지 토마스(호세 코로나도)는 두 사람의 뒤를 쫓는다.



#2. 아드리안과 로라가 함께 있는 호텔 방. 갑자기 괴한이 나타나 아드리안을 공격한다. 아드리안은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한참 후 일어나 보니 로라가 죽어 있다. 로라를 때린 것으로 보이는 흉기에는 자신의 지문이 묻어 있다. 아드리안은 경찰에 체포된다. 아드리안은 경찰에게 호텔 방에 누군가 있었고 습격당했다고 주장하지만 호텔 방에서는 누구도 나간 흔적이 없다. 아드리안은 변호사를 선임한다. 승률 100%의 변호사 버지니아(안나 와게너)가 찾아오고 아드리안은 의심가는 용의자가 있냐고 묻는 버지니아에게 3개월 전 로라와 함께 다니엘을 죽이고 은폐한 사건과 토마스가 찾아온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스페인에서 온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원제는 '좌절'이라는 뜻의 Contratiempo)는 두 개의 살인 사건을 기막히게 짜맞춘 영화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베일에 가려진 두 사건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는 데서 오는 쾌감이 있다. 두 사건의 연결고리는 꽤 탄탄해 미스터리 추리극에서 가장 중요한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적다. 그것만으로도 영화의 스토리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영화는 아드리안과 버지니아가 대화를 나누면, 액자 형식의 과거와 현재의 추리가 교차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영화는 아드리안이 버지니아에게 진술하는 전반부에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고, 버지니아의 추리가 시작되는 후반부엔 전반부의 진술을 뒤엎으면서 진실게임으로 치닫는다.



영화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대가인 알프레드 히치콕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 팜므파탈 여성 캐릭터의 변형, 목격자로 등장하는 남자의 맥거핀식 활용 등은 히치콕이 확립해놓은 스릴러의 법칙이다. 무엇보다 아드리안의 변호사 버지니아는 히치콕의 영화에 매번 등장하는 금발 여성의 외모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사건 해결의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도 히치콕적이다.


영화는 후반부에 뒤통수를 얼얼하게 만드는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반전은 <유주얼 서스펙트>, <식스 센스> 등의 영화가 유행시키긴 했지만, 사실 이야기 자체로 즐거움을 줄 자신이 없을 때 충격 한 방으로 만회하려는 노림수가 담긴 기법이다. 잘 못 쓰면 지금까지 쌓아온 이야기를 죄다 망치고 만다. 그래서 충분한 복선이 있어야 하고, 반전으로 인해 나타나는 효과가 영화의 주제와 부합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인비저블 게스트>의 반전은 역대급이라고 할만큼 이런 조건을 충족시킨다.



<줄리아의 눈> 각본을 쓰고 <더 바디>를 연출했던 오리올 파울로 감독은 아이디어는 뛰어나지만 스토리 전개가 미흡했던 전작들의 결점을 보완해 <인비저블 게스트>에선 흠잡을 데 없는 이야기꾼으로써 확실한 실력을 입증했다. 시작하자마자 이야기에 빨려들어가고, 후반부엔 뒤통수를 얻어맞으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는 웰메이드 미스터리 스릴러다.


인비저블 게스트 ★★★★

잘 쓴 추리소설을 보는 듯 처음부터 끝까지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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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
영화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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