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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투명인간이 될 필요가 있다. 쓸데없는 말이나 생각은 최대한 줄이고 독자가 이야기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도록 해야 한다."
2013년 8월 20일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범죄소설의 대가 엘모어 레너드는 50편에 가까운 소설을 썼습니다. 범죄도시 디트로이트에 살면서 그는 하드보일드한 문체를 문학적으로 끌어 올려 '디트로이트의 찰스 디킨스'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겟 쇼티> <조지 클루니의 표적> <재키 브라운> <쿨!> <3:10 투 유마> <저스티파이드> 등 상당히 많은 작품이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레너드는 2001년 '뉴욕타임즈'에 자신이 글을 쓰는 10가지 규칙을 기고한 적 있습니다. 이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다음 규칙들은 내가 책을 쓸 때 독자들에게 내가 보이지 않게 만들어주면서도 뭐가 일어나고 있는지는 보여주도록 도와주는 몇 가지 원칙들이다. 만일 당신이 특별한 언어나 상상력을 갖고 있다면 자신을 '안보이도록' 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 번쯤 읽어보시길...
엘모어 레너드의 글쓰기 규칙 10가지
1. 날씨 얘기로 시작하지 말라. Never open a book with weather.
날씨에 대한 인물의 리액션이 필요하다면 써야겠지만 단지 분위기를 서술하기 위해 날씨를 묘사한다면 시작부터 너무 늘어질 것이다. 독자는 어서 빨리 인물이 등장하길 원한다.
2. 프롤로그를 쓰지 말라. Avoid prologues.
프롤로그는 성가시다. 소설에서 프롤로그는 배경 이야기인데 이 부분은 소설 중간 아무데나 집어넣어도 된다.
3. 대화를 쓸 땐 '말했다' 외에 다른 동사를 쓰지 말라. Never use a verb other than “said” to carry dialogue.
대사는 인물의 것이다. 동사는 작가가 참견하는 것이다. "말했다"는 주제넘지 않게 끼어드는 방식이다. "투덜거렸다" "헐떡거리며 말했다" "훈계했다" "단언했다" "거짓말했다" 같은 맺음말은 지나치다.
4. '말했다'를 변형하기 위해 부사를 쓰지 말라. Never use an adverb to modify the verb “said”
"그는 진지하게 훈계했다." 이런 식으로 부사를 쓰는 것은 단어가 가진 리듬을 흩트러뜨린다.
5. 감탄사를 절제하라. Keep your exclamation points under control.
10만 단어에 2~3개 정도만 써라. 작가가 먼저 감탄하면 독자가 감탄할 여지가 줄어든다.
6. '갑자기'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 Never use the words “suddenly” or “all hell broke loose.”
감탄사를 쓰지 말라는 것과 똑같은 이유다. 글이 부자연스러워진다.
7. 구어체 대사는 아껴 써라. Use regional dialect, patois, sparingly.
따옴표로 시작해 구어체로 대사를 쓰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게 된다. 그 구어체 대사들이 꼭 필요한지 살펴보고 절약하라.
8. 자세한 인물묘사를 피하라. Avoid detailed descriptions of characters.
헤밍웨이의 단편소설 'Hills Like Whiter Elephants'(1927)에는 미국인과 함께 있는 소녀의 외모를 묘사할 때 "소녀가 모자를 벗어 테이블에 놓았다." 라는 한 문장만 등장한다. 하지만 독자는 목소리의 톤으로 커플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9. 장소나 사물에 대해 세밀하게 묘사하지 말라. Don’t go into great detail describing places and things.
자세하게 쓰다 보면 인물의 행동과 이야기의 흐름을 쓰게 된다. 거듭 말하지만 글에서 작가가 보이면 안된다.
10. 독자가 건너 뛸 부분이라면 아예 쓰지 말라. Try to leave out the part that readers tend to skip.
소설 읽으며 건너뛸 부분을 생각하라. 단락이 너무 길지 않은지, 또 날씨를 쓰고 있지 않은지, 인물의 머릿속에 깊이 들어가 있어서 독자가 이미 그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고 있지 않은지 찾아 없애라.
위에 제시한 10가지 규칙을 단 한 가지로 요약한다면 이것이다.
"만일 쓴 것처럼 보인다면, 다시 써라. (If it sounds like writing, I rewrite it.)"
글을 쓸 때 나는 항상 사라지려고 한다. 독자들이 그것이 글이라는 것을 모르도록 주의를 곧장 이야기로 돌리고 싶다. 만약 내가 어떤 장면에 대해 쓴다면 나는 항상 그 상황을 가장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한 인물의 시점으로부터 시작한다. 나는 그들이 누구고 어떻게 느끼고 뭘 보는지를 말해주는 그 인물의 목소리에 집중해 쓸 것이다. 그러면서도 내가 거기 있다는 것을 들키지 않게 할 것이다.
하지만 글쓰기에 있어 유일하게 유효한 충고는, 지금까지 들어왔던 글쓰기에 대한 모든 충고를 잊으라는 것이다.
그럴 시간에 입 닥치고, 지금부터 당장 써라. 남들이 네 이야기를 모두 써먹기 전에...
* 이 글은 아래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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