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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은 박근혜와 유시민의 구도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
한나라당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박근혜에 비해
이제 막 국민참여당에 입당한 유시민의 입지가 아직은 좁아 보이지만
엊그제 손석희의 마지막 100분 토론에 등장한 더 업그레이드된 유시민을 보고 있자니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면모가 유감없이 드러난다.
토론의 달인 노회찬조차도 이제 약간 낡은 느낌이 들어 보일 정도로
이날 유시민의 발언 한 마디 한 마디는 정곡을 찌르는 것이었다.
유시민은 민주당, 개혁당, 열린우리당, 국민참여당 등 그동안 여러 당을 전전했지만
그의 정치활동에서 일관되게 느껴지는 것은 결국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을
잇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도 박근혜가 30% 정도로 1위,
유시민이 그에 한참 못미치는 8% 정도로 2위를 달리고 있는데
그에 비해 3위 그룹은 3% 정도에 그치고 있다.
유시민의 지지율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전의 15%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진 수치이지만 그가 얼굴을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그의 지지율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에게도 내부에 정몽준과 정운찬이라는 걸출한 대항마가 있어서
마냥 편안하게 여당 후보가 될 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한나라당을 숯한 위기에서 구해낸 그이기에 밍숭맹숭해보이는 두 정씨보다는
확실히 더 한나라스러운 정치인인 것은 틀림없다.
다만 박정희 향수가 계속될 지 여부와 첫 여성후보라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겠다.
박근혜와 유시민의 구도로 전개될 때 2012년 대선은 몇 가지 특징을 갖게 된다.
1. 경북 사람이 후보로 나선다
아직까지 대선에서 한 번도 같은 지역 사람만이 주요 후보가 된 적은 없었다.
유력한 두 후보가 대구와 경주, 즉 모두 경북 사람이라는 것은
결국 경북 지역을 둘로 나누게 될 것이고 이는 그동안 굳건했던 경북의
한나라 정서를 깨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경남 사람 노무현이 당선되면서 어찌되었든 경남/부산에서 일부지만
민주당 국회의원이 나오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되겠다.
그만큼 지역감정의 벽은 허물어지는 것이다. 아주 조금씩.
2. 박정희 vs 노무현
결국 이 구도다. 노무현 서거 이후 "역대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 누구였나" 라는
설문조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박정희를 누른 적이 있었다.
그동안 굳건했던 '박정희=1위' 공식이 깨진 것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모인 500만 인파는 박정희 추모기간 때의
열기보다 규모는 작았을지 모르지만 훨씬 더 자발적이었다.
박정희 식이냐, 노무현 식이냐.
앞으로 한국사회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담긴 대선이 될 것이다.
3. 보수 vs 진보와 여성 vs 남성이라는 대칭
보수 vs 진보는 지금까지의 대선과 엇비슷한 구도이지만
여기에 여성 vs 남성이 겹치면서 어쩌면 가치관에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여성계는 첫 여성 대통령을 지지할 것인가 아니면
여성에게 더 유리한 정책을 펴는 대통령을 지지할 것인가 라는
딜레마에 봉착할 것이다.
결국 아주 보수적인 후보가 여성이라는 변수가
유시민에게는 여성들의 표가 갈리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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