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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작은 남자는 루저" 라는 한 여대생의 발언.
처음 들었을때는 "좀 심하다" 정도였는데 사회적으로 이렇게까지
큰 파장을 몰고오는 걸 보니 이제는 "그 여자도 좀 안됐다"
이런 생각들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주변에서도 심심찮게 "그러면 나는 루저네" "너는 위너랑 결혼해서 좋겠다"
이런 이야기들을 주고받는 걸 보면 확실히 사람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오기는 했나보다.
인터넷 댓글을 읽어보았다. '인터넷 마녀사냥에 자정의 싹이 튼다'는
기사의 댓글이었는데 기사의 내용은 네티즌들 사이에 사생활 들추는 것은
그만하자는 자정의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기사의 댓글은 기사의 내용과는 달랐다.
"다른건 몰라도 이건 절대 용서가 안된다"
"이 기자도 미국에 있었으면 루저녀와 마찬가지로 총맞아 죽었을것"
이런 식의 댓글이 많았다. 네티즌들은 그야말로 '열폭'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자.
'루저 = 패배자' 발언이 주는 지나침을 좀 걷어내고 생각해보면
22세의 여자가 키작은 남자는 싫다고 방송에서 말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예쁜 여자연예인이 TV에 나와서 "제 이상형은 마음씨 좋은 남자예요"
이렇게 공감 안가는 소리를 하는 것보다는 더 솔직하지 않은가.
한국사회가 외모 지상주의에 빠져가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날이 갈수록 외모에 대한 기준은 점점 심해지고 있고
그에 따라 컴플렉스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원래 예쁘고 잘생긴 연예인들 중에도 성형수술 하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고
취직, 연애, 사회생활에서 외모는 실력보다도 더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다.
하지만 사회를 이렇게 만든 사람들과 그 시스템을 욕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고
한 여자의 부적절한 발언만을 문제삼아 안주거리로 씹기 바쁘다.
그 여자 씹는다고 자신의 키가 작은 것이 위안이 되는 것인가.
그 여자 씹는다고 키 큰 남자를 원하는, 혹은 S라인 몸매의 여자를 원하는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달라지기라도 하나.
남자가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와 연애하고 싶고
여자가 잘생기고 키큰 남자와 연애하고 싶은 것은
아마도 인류가 생긴 이래로 다 비슷할 것이다.
그것은 더 좋은 유전자를 후세에 물려주기 위한
인간의 본성과도 관련이 있으니까.
문제는 사회다.
외모에 따라 인간을 차별하는 사회는 후진국이고 지금 한국이 딱 그 모양인 것이다.
외모에 따라 성적을 매기는 취업 면접관,
외모를 가지고 놀림 대상으로 삼아 사람을 웃기려는 코미디 프로그램들,
장애인에겐 이용하기 너무나 불편한 시설들.
이런 것들이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하는 주적들이다.
루저녀에 열폭하는 사람들이여, 제발 이런 주적들을 공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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