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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는 <변호인> 흥행 성적은?


1000만 관객을 향해 순항중인 영화 <변호인>이 2월 7일 북미 주요도시에서 개봉한다. 배급사 NEW에 따르면 <변호인>은 로스앤젤레스,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보스톤, 아틀란타, 달라스, 휴스턴, 시애틀, 토론토, 밴쿠버 등 15개 도시에서 개봉을 확정지었다. 북미 배급은 <도둑들> <신세계> <아저씨>를 북미에 배급한 웰고USA(Well Go USA)가 맡는다.


웰고USA는 텍사스를 기반으로 주로 아시아 영화를 배급하는 독립 영화사로 최근엔 <용의자> <동창생>을 미국에 소개한 바 있다.


도리스 파드레셔 웰고USA 대표는 "<변호인>은 용기와 인내, 인권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라며 "영화 속 '송변’이 보여준 도전과 용기는 북미 관객들에게도 진심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웰고USA가 앞서 배급한 한국영화들의 북미 흥행성적은 어땠을까?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도둑들>은 22개 극장에서 개봉해 68만달러의 수입을 올렸고, <신세계>는 24개 극장에서 45만달러, <아저씨>는 19개 극장에서 52만달러를 벌었다. 아직까진 흥행보다는 개봉 자체에 의미를 둘 수치다.


<변호인>은 30여개 극장에서 개봉하는데 액션에 중점을 둔 기존 한국영화와 달리 톰 행크스 주연의 <필라델피아>나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에린 브로코비치>처럼 법정에서 고군분투하는 영웅 드라마로 포지셔닝해 북미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설국열차>는 가위손 논란


한편 글로벌 프로젝트 <설국열차>는 아직까지 북미 관객과 만날 날짜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 프랑스에서 연이어 흥행에 성공한 <설국열차>이지만 북미 판권을 가진 와인스타인 컴퍼니와 봉준호 감독 사이에 영화의 최종본을 놓고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와인스타인 컴퍼니의 요구는 러닝타임의 25분을 들어내고 보이스오버 나레이션을 추가하자는 것. 그래서 <설국열차>를 빠른 템포의 액션 스릴러로 재편집하는 것이다. 다음달 7일 일본 개봉 때 한국에서 개봉한 것과 똑같은 오리지널 버전으로 개봉할 예정이라 한때 북미에서도 오리지널 버전으로 상영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최근 영국의 권위있는 영상전문지 [사이트 앤 사운드]에 따르면 양측이 주장을 굽히지 않고 변호사들까지 가세해 이 문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와인스타인 컴퍼니는 전신인 미라맥스 시절부터 아시아 영화를 북미에 소개해왔는데 작품성 있는 아시아 영화를 알리는 것과 더불어 영화의 재편집으로 악명이 높은 배급사이기도 하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일본영화 <샬 위 댄스?>는 재편집으로 영화의 오묘한 맛이 줄어들어 감독이 분개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최근 북미 개봉한 <일대종사>의 경우 왕가위 감독이 스스로 세 군데를 잘라내기도 했다.


와인스타인 컴퍼니는 또 수입해놓고 개봉 안하기도 한다. 개봉해서 흥행 실패하느니 '개봉하지 않은 자산'으로 간주될 때 오히려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허안화 감독의 홍콩영화 <썸머 스노우>의 경우 배급사는 개봉은 물론 영화제 상영도 거절해 이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영화가 됐다.


와인스타인 컴퍼니가 <설국열차> 재편집의 뜻을 굽히지 않는 이유는 최근 재편집을 통해 짭짤한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킹스 스피치>와 <아티스트>의 경우 감독 뜻에 반해 재편집이 이루어졌는데 결과는 2년 연속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자신이 만든 영화를 전혀 다른 의도로 재편집하는 것을 반길 감독은 없다. 더구나 봉준호 감독은 '봉테일'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작품 설계단계부터 치밀하고 꼼꼼한 감독 아닌가.


이에 대해 영국의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는 "봉준호 감독은 와인스타인 컴퍼니의 재편집권에 도전한 첫번째 동아시아 감독"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한국과 프랑스에서 흥행한 만큼 그의 요구는 정당하나 서로 고집을 꺽기 힘들 것"이라며 "원만한 해결책은 배급사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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