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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제의 방향이 워낙 불확실하다보니 전망 또한 크게 엇갈리고 있다.
자주 들르는 인터넷 논객들의 블로그에도 두가지 상반된 주장들이 존재하여
도대체 어떻게 된다는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작년말과 올해초의 엄청난 디플레이션 충격에서 벗어난 지금
미디어에서는 아파트값이 오른다느니 주가가 2차랠리를 할 것이라느니 하는 기사가 난무한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 한국경제를 비롯한 세계경제의 펀더멘틀이 좋지 않다는 것이지만
상승론자들은 지금의 장세는 실적이나 펀더멘틀, 차트나 주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
세력들의 거대한 움직임에 의한 조작이라고 말하고 있다.

네이버 자산대의 오케이나 다음의 필립피셔 같은 사람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올해 말 코펜하겐 기후정상회의를 기점으로
환경을 테마로 한 거대한 장이 설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침체에 빠진 세계시장이 다시 힘을 얻기 위해 인위적으로 거대한 버블을 일으킬 것이고,
이를 위해 98년 IT 버블을 일으켰던 클린턴 행정부의 전문가들이
이번 오바마 정부에서 그대로 다시 작업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실패하고 등을 돌린 개인들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탄소배출권 시장을 확대할 것이고,
환경문제에 소홀한 중국의 참여를 이끌어내어 올해 말 코펜하겐 정상회담에서
거대한 분기점을 만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정말로 이런 만화 같은 일이 가능할지는 앞으로 두고봐야겠지만,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높아지는 실업률이나 미국 20위권 은행의 파산에도
증시가 전혀 영향받지 않는 등 악재에 둔감한 시장이 되고 있다.
아마도 작년 말의 충격이 워낙 커서 이제 웬만한 충격은 시장이 내성을 가지고 흡수해버리는 듯하다.

반대로 점점 나빠지는 펀더멘틀을 근거로 지금은 디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는 시기라는 주장도 있다.
아고라의 세일러, 슬픈한국, 다음의 상승미소, 나선 등이 그들인데
그들은 지금이 대공황의 가운데에 있다고 말한다.
그때도 일시적인 상승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대세 하락장세였다는 것이다.
일시적인 상승 시점에 투자를 감행했던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80% 넘게 하락하는 장세에서
견디지 못하고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시장은 한 방향으로만 계속 갈 수 없으며, 더 큰 하락을 위해 위치에너지를 만들어야 하고
개인투자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하이퍼인플레이션이니 집값 오른다느니 하면서 꼬드긴다는 것이다.
세일러는 실제로 1920년대 대공황 때에도 첫번째 급락장세 이후
다시 증시가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는 시점에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언급한다.

시장에 돈이 엄청나게 풀렸지만 실제로 M1에 비해서 M2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이 상황은
신용창조 기능이 아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인플레이션을 기대하고 시장에 진입한 사람들은 시장의 배신을 맛보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버블과 공황. 워낙 극과 극의 주장이라서 여러 글을 읽고 있는 나로서도 누구의 손을 들어주기 어렵다.
이론적으로 따져보자면, 한국 부동산이 버블이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고,
펀더멘틀에 기반하지 않은 지표의 상승은 결국 거품이 되어 꺼질 것이다.

하지만 이미 한 번의 엄청난 롤러코스터를 경험한 시장이라면?
작년말과 같은 그런 태풍이 또 몰아친다면 이번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경험적으로 볼때, 시장은 똑같은 일을 단기간 내에 두 번 일으키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 더이상 급락은 없다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지금 시장도 갈팡질팡 갈피를 잡지 못하고 왔다갔다 하는가보다.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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