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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유일그룹의 차남 이영준과 그의 비서 김미소 사이에서 벌어지는 연애담이다. 9년 동안 이영준을 수행하던 김미소가 돌연 비서 일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하자 이영준은 몰랐던 감정을 깨닫고 그녀를 붙잡는다. 카카오페이지 로맨스 1위, 조회수 5000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선풍적 인기였고, 김명미 작가가 웹툰으로 그려 조회수 누적 483만회를 기록하는 등 대표 로맨스물로 자리잡았다. 6월 6일 tvN에서 박서준, 박민영 주연의 드라마로도 방영할 예정이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쓴 정경윤 작가를 지난 4월 19일 서울 용산구 카카오 한남오피스에서 만났다. 그녀는 본업이 약사였지만 이젠 웹소설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남편도 그녀가 걷는 소설가의 길을 적극 응원해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음은 정경윤 작가와 나눈 일문일답.


©Youchang


Q.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어떤 소설인가요?


“9년간 부부처럼 일했던 상사와 비서 사이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로맨스입니다. 미스터리 요소도 들어 있어요. 2012년에 로망티끄에 쓰기 시작했고 책은 2013년에 출간했어요. 카카오페이지에 들어갈 때만 해도 각 사이트 로맨스 부문에서 사랑을 많이 받았던 작품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카카오페이지에서 더 많이 사랑받아서 너무 감사하죠.”


Q. 드라마화 소감은요?


“영광스럽고 어깨가 무거워요. 공부도 더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하고요. 로맨스소설 자체가 인생을 담고 있기 때문에 쉽게 쓰면 안 될 것 같아요. 쓰면 쓸수록 어려워요.”


Q. 드라마에 박서준, 박민영 배우가 캐스팅 됐어요.


“글을 쓸 땐 흐릿하게 이미지만 있었는데 캐스팅되고 나서 보니 박서준, 박민영 씨 이미지가 제 머릿속에 그대로 박혀서 이젠 다른 생각은 못 하겠어요. 캐스팅 완벽하게 멋있게 잘 됐어요. 잘 하실 거라고 믿어요.”



Q. 그동안 얼마나 많은 작품을 쓰셨나요?


“2009년 ‘천사에게 고하는 안녕’이라는 작품으로 데뷔했어요. 그동안 종이책과 전자책 합해 15종 이상 냈죠. 그동안 쓴 작품들은 대부분 치유하는 내용이에요. 상처가 있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하나가 되는 내용으로 써왔어요.”


Q. 재벌2세 이야기는 식상하지 않을까요?


“참 그래서 쓰기가 어려워요. 제가 재벌 이야기를 많이 쓰긴 하네요. 남편이 또 재벌이냐고 물어봐요(웃음).”


Q. 주변에 재벌이 있나요?


“아니요(웃음). 김비서는 오버가 많이 들어갔는데요. 제 판타지가 다 들어있어요(웃음).”


Q. 기존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이미지를 참고해 쓰신 거죠?


“그렇죠. 영화 ‘아이언맨’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들어가 있어요.”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Q. 작가 말고 다른 일도 많으시죠?


“본업은 약사고요. 아이 둘 키우고, 한 남자의 아내이고, 가정주부 역할도 있어요. 여러 일을 하고 있는데 다 잘 하고 싶어요. 작업이 많아지면 밤에 잠을 못 자요. 그래도 재미있어요.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Q. 글을 언제 쓰세요?


“연재할 때는 마감을 지켜야 하니까 주로 새벽에 써요. 그 시간이 방해받지 않고 쓸 수 있는 시간이라서요.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아이들 학교 보낼 준비하는 7시 30분 정도까지 써요. 알람 맞춰놓고 4시에 일어나면 강아지가 깨워줘요. 제가 작업할 동안에는 작업실 책상 발 밑에서 자요. 마감이 끝나고 나서 오늘은 통잠을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날도 강아지가 새벽 4시에 깨우더라고요. 그래서 강제로 4시에 일어난 적도 많아요(웃음).”


Q. 어릴 때 어떤 소녀셨나요?


“평범하고 상상 많이하던 조용한 소녀였어요. 집, 학교, 도서관만 오갔죠. 머릿속으로 이야기를 많이 떠올렸어요. 그때 상상했던 게 지금 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Q. 그럼 그때 친구들에게 직접 쓰신 글을 보여주고 그랬나요?


“아니요. 쑥스러워서 못 그랬죠.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보여준 건 대학교 3학년 때 지금의 남편에게 노트에 쓴 것을 보여준 적 있어요. 남편이 웃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안 보여줬죠. 이전에 쓰던 습작노트들은 다 버렸어요. 창피해서요. 지금 생각하면 아까워요.”



Q. 그렇게 창피해 하셨는데 대중에게 공개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저는 모든 작가들이 조용한 ‘관종’이라고 생각해요(웃음). 그냥 보여주고 싶었어요. 내 입맛에 맞춰서 쓰긴 했지만 남들이 봐주기를 바랐어요.”


Q. 처음에 올린 곳이 어디에요?


“마이클럽의 소설방에 올렸어요. 데뷔 전에 끼적끼적 써서 4편씩 써서 올렸는데 아무도 안 봐줬어요. 처음으로 달린 댓글이 ‘이건 미스터리 소설인가요?’ 그런데 거기 로맨스 소설방이었거든요. 되게 낙담을 많이 했어요. 그 이후에 로망띠끄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거기서는 조금 봐주시더라고요. ‘너무 재밌어요. 다음 편도 빨리 올려주세요.’ 이런 댓글 보고는 정말 재미있는 줄 알고 열심히 하루에 한 편씩 썼어요. 그때 열심히 썼던 게 많은 공부가 된 것 같아요.”


웹툰 '김비서가 왜 그럴까'


Q. 가장 기억에 남는 독자는요?


“첫 작품 나왔을 때 저에게 편지를 보내주신 분이 있어요. 위안도 많이 받고 너무 좋았다면서요. 그 분이 지금까지 제가 글을 쓰게 해준 원동력인 것 같아요. 지금도 연락해요. 일본에 살고 계세요. 제 책에 항상 Special Thanks to로 넣고 있어요.”


Q. 작가님의 이상형은 어떤 사람인가요?


“저를 다 포용해줄 수 있는 넓은 마음씨의 남자 아닐까요(웃음). 하지만 인연은 모든 게 완벽해야만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요철이 맞는 것처럼 모자란 부분과 남는 부분이 합쳐지는 것이 인연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모든 사람이 다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이죠.”


Q. 매번 해피엔딩으로 끝내는 이유가 있나요?


“각박하고 힘든 세상에서 이런 책으로라도 위안을 받기를 바라기 때문이에요. 마지막에 다 웃으면서 끝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Youchang


Q. 작가님의 독자층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제가 10대, 20대 초반에 맞추려고 해도 이젠 (나이가 들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제 소설 독자는 20대에서 50대 사이에 있는 것 같아요.”


Q. 많이들 궁금해 할 것 같아서 물어볼게요. 웹소설 작가들은 얼마를 버나요?


“그건 작가별로 천차만별이에요. 어쨌든 예전보다 시장이 커진 것은 사실이에요. 처음 시작할 땐 남편이 취미활동 그만하고 약국 계속하자고 했는데 요새는 저를 열심히 서포트해주고 있어요(웃음).”



Q. 웹소설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해주세요.


“즐기면서 쓰세요. 처음엔 누구나 힘들어요. 포기하지 말고 즐기면서 버티면 좋겠어요.”


Q. 앞으로도 계속 로맨스 소설을 쓰실 건가요?


“더 이상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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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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