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조용필.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이름. 그가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50년 전이면 1968년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시절이다. 친구들과 밴드를 만들어 취미로 음악을 하고 있던 18세의 조용필은 미8군에서 기타 칠 사람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갔다가 얼떨결에 무대에 서게 된다. 그게 조용필 경력의 시작이다.


이후 김트리오, 그룹 25시, 조용필과 그림자 등 밴드 활동을 하다가 26세이던 1975년 솔로로 전향해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발표한다. 전국적으로 조용필이라는 이름 석 자를 알린 이 노래를 시작으로 조용필은 1979년 지구레코드와 전속 계약을 맺고 1집 ‘창밖의 여자’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1집 음반은 한국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이후 내놓는 음반마다 히트했다. 모나리자, 서울 서울 서울, 고추잠자리, 못찾겠다 꾀꼬리, 비련, 나는 너 좋아, 그대여, 미지의 세계, 여행을 떠나요, 킬리만자로의 표범, 그리고 19집 바운스까지... 공백기가 거의 없이 꾸준하게 히트곡을 양산했다. 1994년 한국 최초로 1000만장 판매를 돌파했다. 일본에서도 600만장 이상의 앨범이 팔렸다. 가장 최신 앨범인 19집의 바운스는 가온차트에서 석달 동안 1위를 차지했다.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은 ‘가왕’이다.


4월 11일 블루스퀘어홀에서 열린 조용필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오간 문답을 정리했다.


사진제공=조용필50주년추진위원회


Q. 데뷔 50주년을 맞은 소감은?

A. 그냥 음악이 좋아서 계속 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거다. 50년이라는 숫자나 기록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런데 사람들이 50주년을 그냥 보내면 안 된다고 하더라. 그때는 새 앨범 작업을 하던 도중이었는데 썩 마음에 들지 않던 시기였다. 지금은 앨범 작업 중단하고 공연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Q. 50주년을 맞은 올해 20집 앨범을 만날 수 있을까?

A. 한 번 꽂히면 다른 걸 못하는 성격이다. 콘서트 준비하면서 음악 작업을 동시에 하지 못한다. 그래서 아마도 올해는 앨범이 나오기는 힘들 것 같다. 수많은 곡을 만들었지만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지금 6~7곡 정도 되어 있는 상태다.


Q. 19집의 ‘바운스’는 충격이었다. 당시 만 63세 때였는데 젊은 사람과 소통하는 노래였다.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이 뭔가?

A. 항상 음악을 들으면서 유지하려고 한다. 매일 음악을 듣는다. 유튜브에서 연관 음악과 콘서트를 많이 찾아본다. 요즘에는 아무래도 라틴쪽이 대세인 것 같다. 미국에서 팝 음악에 지친 사람들이 라틴을 찾는 듯한데 이 유행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듯하다. 나는 어떤 가수가 좋으면 전 앨범의 전곡을 다 들어본다. 호주의 시아, 아일랜드의 밴드 스크립트 등이 코드를 어떻게 쓰는지, 화음 처리를 어떻게 하는지 유심히 듣는다.



Q. 20집을 위해 만들어 놓은 6~7곡은 어떤 장르의 음악인가?

A. 미디엄보다 조금 빠른 템포의 곡들이다. EDM도 들어 있다. 그쪽에선 앨런 워커가 내 취향이다. 사람들이 그 나이쯤 되면 인생에 관한 음악 안 만드냐고 물어보는데 그러면 나는 속으로 웃기고 있네 이렇게 말한다. 음악은 음악이고 인생은 인생이다.


Q. 요즘 케이팝 트렌드를 이끄는 후배 가수들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A.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방탄소년단, 엑소, 빅뱅 공연도 유튜브로 다 본다. 유명하면 그 사람에게 뭔가가 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 활동했으면 아마 안 됐을 것 같다. 키도 작고 일단 비주얼이 안 되니까(웃음).


Q. 최근 평양에 다녀왔다.

A.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무대 올라갈 때 어지러웠다. 최악의 상태에서 최선을 다 했다. 2005년에 다녀왔기에 낯설지는 않았다. 평양 시내는 그때보다 많이 달라져 있더라. 안내원도 13년 전 그 분이어서 반가웠다. 몸이 안 좋아서 옥류관에 못 가서 아쉽다.


Q. 만 68세지만 굉장히 동안이다. 비결이 뭔가?

A. 아마도 익숙한 얼굴이어서 동안이라고 느끼는 것 아닐까. 왜, 오랜만에 사람들을 보면 확 변했다고 느끼지 않나. 나는 소식을 한다. 간식은 안 한다. 밤에 배가 고파도 참는다. 술도 몇 달에 한 번 마시는 정도다. 나이 먹으면 가장 힘든 것은 목소리 관리다. 특히 힘이 달려서 중저음이 떨어진다. 그래서 스튜디오에서 중저음 연습만 한다. 호흡, 배의 힘을 조절하면서 자기가 느껴야 한다.


사진제공=조용필50주년추진위원회


Q. 음악 외 다른 취미가 있나?

A. 그런 걸 물어보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딱히 취미가 없다. 뭘 모으지도 않는다. 그래서 되게 심심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면서도 되게 바쁘다. 할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공연 준비하고 음악 만들다 보면 1년 금방 지나간다.


Q. 나이에 대한 두려움은 없나?

A. 나는 팬들에게 폐 끼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생 저 사람 노래를 들으며 살아왔는데 저 사람이 그만 두면 나는 뭐지? 이런 실망감을 줄까봐 두렵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지막 공연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는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되는 날까지, 허락되는 날까지 음악을 해야할 것 같다. 만약 힘이 달려서 노래를 그만두게 되면 프로듀싱을 하고 싶고 또 뮤지컬도 해보고 싶다.



(이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페이스북 시네마앤을 구독해주세요.)
유창
저널리스트.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세상에 없던 생각] 저자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