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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블록체인 누구냐 넌?


A와 B가 돈 거래를 할 때 보통 계약서를 씁니다.

사인을 하거나 도장을 찍고 인감증명도 떼고 공증도 받습니다.

계약이 확실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죠.

정부, 법률대리인, 금융기관 등이 중개자 역할을 합니다.

이들은 중개하는 댓가로 수수료를 떼어갑니다.


블록체인은 중개자의 역할을 컴퓨터가 대신합니다.

‘조건이 충족되면 A와 B의 거래를 실행한다’는 규약을 만들어놓는데

이를 ‘스마트 컨트랙트’라고 합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블록체인을 이해하기 위해 아주 중요한 단어입니다.

서로 믿지 못하는 A와 B는 ‘스마트 컨트랙트’가 있으면 안심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를 해킹해 스마트 컨트랙트를 조작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요?

스마트 컨트랙트는 모든 참가자들에게 똑같은 장부를 나누어 줍니다.

A도 B도 C도 D도 E도... 모두 똑같은 장부를 갖고 있습니다.

컴퓨터 한두 대 해킹한다고 조작이 불가능한 것이죠.


분산효과로 계약을 단단하게 묶었다고 해서

이 시스템을 ‘블록체인’이라고 합니다.



#2 블록체인은 왜 암호화폐로 시작했나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왜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로 시작했을까요?


중앙집중화된 기존 시스템과 직접 경쟁하기 위해서입니다.

암호화폐로 실생활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결제할 수 있으면

정말로 기존 화폐를 대체할 수도 있으니까요.

아무리 좋은 기술도 돈이 안 된다면 누가 거들 떠 볼까요?

진짜 돈이 되고 금융을 움직이니까 다들 블록체인에 긴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우버(Uber)는 중앙집중화된 카셰어링 시스템입니다.

카셰어링 시장에선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습니다.


트랜싯(Transit)이라는 블록체인 서비스가 나온다고 해 봅시다.

트랜싯이라는 코인을 발급해서 이걸로 지불하게 하는 거예요.

우버를 써오던 사람들은 처음엔 다들 우버를 이용하겠죠.

그런데 트랜싯에서 기사와 승객들에게 트랜싯 코인을 많이 준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트랜싯 코인의 총 발급량을 제한해

사용자가 늘어날 때마다 가치가 계속해서 올라가게 한다면요?

우버를 쓰던 사람들이 다들 트랜싯으로 옮겨가지 않을까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동전의 양면처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블록체인은 암호화폐라는 기반 위에서 가장 잘 작동합니다.



#3 블록체인 세상 6가지 변화


블록체인 세상이 되면 뭐가 달라질까요? 여섯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첫째, 불필요한 중개 과정이 사라집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할 수 있는 길이 많아집니다.

농산물은 산지에서 직접 사먹고, 중고차 거래도 투명해지고

아티스트는 팬들에게 직접 음원을 판매합니다.

정부, 지자체, 법률서비스, 금융기관, 유통기관, 대행업체 등등

중간에 길을 막고 수수료를 받는 모든 업종들은 긴장해야겠죠?


둘째, 해외 송금이나 환전이 편해집니다.

지금 해외 송금하려면 은행에 가서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웨스턴 유니온 같은 경우에 100달러 송금하면 수수료를 10달러나 떼어 갑니다.

블록체인 세상에선 수수료가 거의 없습니다.

현재 비트코인 송금 수수료는 0.01달러에 불과합니다.

또 암호화폐는 전 세계에서 통용되므로 환전도 필요 없습니다.

환율이 불안정한 나라에서는 개이득이겠죠?


셋째,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탄생합니다.

누구나 조직원이 될 수 있는 탈중앙화 조직이 탄생합니다.

임원 없이 조직원만으로도 회사운영이 가능해집니다.

누구나 익명으로 조직원이 될 수 있고

조직원들의 다수 결정에 의해 경영 판단을 내리고 수익도 분배합니다.

주식회사와 전혀 다른 형태의 기업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넷째, 직접 민주주의가 실현됩니다.

선거 때마다 내 표가 제대로 집계 되었는지 불안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블록체인으로 집계 확인이 바로바로 가능하고 투표 이력도 영구 보존됩니다.

비용도 덜 들기 때문에 국민투표 횟수를 늘릴 수 있습니다.

독재국가는 싫어하겠지만요.


다섯째, 로그인이 편리해집니다.

매번 까먹는 아이디랑 비번 때문에 귀찮았던 경험 있으시죠?

블록체인 세상에선 모든 웹사이트를 하나의 아이디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공인인증서 없는 지문인증, 앱카드를 이용한 인증 방식은

낮은 단계의 블록체인 로그인 운영 사례입니다.


여섯째, 기부도 투명해집니다.

오른손이 한일은 왼손이 모르게 하라? 노노노!

사람들은 자신이 기부한 돈이 제대로 쓰이지 않을까봐 불안해합니다.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내가 기부한 암호화폐가 이동할 때마다

거래 내역이 남아서 투명한 기부문화가 정착될 것입니다.



#4 블록체인의 문제점


그렇다면 이처럼 많은 변화를 가져다줄 블록체인은 완벽한 시스템일까요?

아쉽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블록체인에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그중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암호화폐가 투기의 장으로 변질됐습니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지금은 투기화 돼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적절한 규제로 관리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분산화에 대한 우려입니다.

중앙집중화 시스템과 달리 분산화 시스템에는 리더 즉, 책임자가 없습니다.

자칫하다간 우왕좌왕하면서 사회 전반에 혼란만 가중될 수도 있습니다.


셋째, 프라이버시 문제입니다.

블록체인은 해킹이나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했죠?

한 번 기록되면 평생 남게 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인간은 24시간 감시 체제 속에 갇히게 될 수 있습니다.

얼마나 숨이 막힐까요?


넷째, 데이터화할 수 없는 정보 문제입니다.

딸기 원산지 추적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다고 해볼까요?

딸기의 개수, 원산지, 이동경로 등 디지털화된 데이터는 투명하게 관리되겠지만

실제로 딸기가 싱싱한지, 썩었는지 등 주관적인 정보는

데이터에 기록되지 않기 때문에 정보 불일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결론


블록체인은 만능 해결사는 아닙니다.

당장 가상화폐 투기로 인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투명하고 탈중앙화된 사회를 만들어갈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앞으로 블록체인이 만들어갈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여러분도 한 번 상상해 보세요.



유창
저널리스트.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세상에 없던 생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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