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3. 인간과 결합한 사이보그


<로보캅>에서 사이보그가 된 머피 형사


최근 한국에서 출간된 책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의 미래로 사이보그를 제시했다. 육체와 지능에서 컴퓨터에 밀리기 시작한 인간은 생존을 위해 기계와의 결합을 시도해 인간 능력의 한계를 확장하려 할 것이라는 게 이유다.


‘사이보그’란 생물과 무생물이 결합한 자기조절 유기체를 말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인공 보철물이나 인공 장기를 삽입한 인간 역시 부분적 사이보그다. 두뇌가 맡아온 기억력을 상당 부분 스마트폰에 의지하는 현대인은 사이보그의 전단계다.



많은 SF 영화들이 인간과 기계의 결합을 그려왔다. <로보캅>의 머피 형사는 범죄자 검거작전 중 사고로 불구가 된 상태에서 기계에 두뇌를 장착해 사이보그 경찰로 거듭난다.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는 자신이 발명한 강철 수트를 입고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한다. 사이보그가 된 그는 인간일 때와 달리 가공할 힘을 갖게 되고, 날아다니거나 무기를 발사할 수 있다. <배트맨> <캡틴 아메리카> <스파이더맨> 등 인간이 변신하는 슈퍼히어로 영화 역시 같은 원리의 사이보그 전사를 그리고 있다.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 컴퓨팅의 발전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게 되면 머지않아 우리는 실생활에서 로보캅과 아이언맨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필연적으로 인간 계층화 등 커다란 사회문제를 유발할 것이다.


<아이언맨>에서 새로운 발명품을 실험하는 토니 스타크


사이보그의 궁극적인 형태는 인간의 뇌를 인공지능 컴퓨터와 결합하는 것이다. <엘리시움>의 맥스는 뒷목을 드릴로 뚫은 뒤 자신의 뇌에 케이블을 꽂아 컴퓨터와 연결한다. 이때 읽고 쓰기가 가능한 엑사바이트 용량의 초고속 하드디스크인 두뇌는 더 이상 인간의 정체성을 담는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정보 저장 장치 역할을 하게 된다.


<엘리시움>에서 기계를 부착해 파워를 업그레이드한 맥스


인간의 두뇌를 하드디스크로 사용한 영화의 시초는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다. 이 영화의 배경은 네트워크에 의해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계가 사라진 2029년이다. 인공지능은 저장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인간의 두뇌를 필요로 한다. 인간은 테러리스트가 되어 호시탐탐 네트워크 습격을 노린다. 어느날 인공지능이 테러리스트 처단을 위해 슈퍼파워 사이보그로 다운로드하는 중에 돌발적으로 영혼이 탄생한다. 이 영혼은 자신을 어떻게 증명해야 할지 난감해 한다. 이 단계까지 오면 사실 인간은 더 이상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인식하기 힘들다. 주인공 쿠사나기는 삶은 언제 시작해 언제 끝나는지를 다시 정의하려 한다. 철학적인 대사들이 가득한 이 영화에서 특히 다음 대사는 무척 의미심장하다.


“삶의 시작은 화학반응에 지나지 않고, 인간의 존재는 기억 정보의 그림자일 뿐이지. 영혼은 존재하지 않고 정신은 신경계 세포의 스파크에 불과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것은 인격과 기억이라는 정보 뿐. 그런 정보들이 사라지면 그걸 죽음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옳아.”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


인공지능과 인간의 두뇌가 결합해 탄생한 사이보그에게 삶과 죽음이란 저장소의 탄생과 삭제에 지나지 않는다. [사피엔스]의 저자 하라리는 인공지능과 결합한 신인류는 영생을 얻게 될 것이라 했지만 그 영생은 지금까지 인간이 느꼈던 존재감과 전혀 다른 존재로서의 영생일 것이다.


<트랜센던스>에서 모니터에 나타난 윌


이 불멸하는 존재의 현현은 영화 <트랜센던스>에서 볼 수 있다. 슈퍼 컴퓨터를 만든 과학자 윌은 반과학 단체의 습격을 받아 사망하지만 그의 뇌는 인공지능에 흡수돼 초인공지능으로 거듭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윌은 네트워크에 연결돼 어느 곳에나 존재하며 세계를 지배할 힘을 갖는다. 모니터가 있는 곳마다 그는 자신이 인간이었을적 얼굴을 띄우며 자신이 네트워크에서 살아있는 존재임을 증명한다.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영화들


메트로폴리스 (1927)

금지된 행성 (1956)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1968)

콜로서스 (1970)

이색지대 (1973)

스타워즈 (1977, 1980, 1983, 1999, 2002, 2005, 2015)

스타트렉 극장판 (1979, 1982, 1984, 1986, 1989, 1991, 1994, 1996, ,1998, 2009, 2013)

에이리언 (1979, 1986, 1992, 1997)

트론 (1982, 2010)

블레이드 러너 (1982)

위험한 게임 (1983)

터미네이터 (1984, 1991, 2003, 2009, 2015)

다릴 (1985)

스페이스 캠프 (1986)

숏 서킷 (1986)

로보캅 (1987, 2014)

스페이스볼 (1987)

공각기동대 (1995)

오스틴 파워 제로 (1997)

아이언 자이언트 (1999)

바이센테니얼 맨 (1999)

매트릭스 (1999) (2003)

에이아이 (2001)

마이너리티 리포트 (2002)

레지던트 이블 (2002, 2004, 2007, 2010, 2012)

아이 로봇 (2004)

스텔스 (2005)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005)

트랜스포머 (2007, 2009, 2011, 2014)

이글 아이 (2008)

월-E (2008)

아이언맨 (2008, 2010, 2013)

더 문 (2009)

기프트 (2009)

리얼스틸 (2011)

인류멸망보고서 (2011)

로봇 앤 프랭크 (2012)

프로메테우스 (2012)

그녀 (2013)

엘리시움 (2013)

퍼시픽림 (2013)

트랜센던스 (2014)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2014)

인터스텔라 (2014)

투모로우랜드 (2014)

채피 (2015)

엑스 마키나 (2015)



>> 영화가 예견하는 인공지능의 미래 (1)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피조물

>> 영화가 예견하는 인공지능의 미래 (2) 인간을 위협하는 괴물

>> 영화가 예견하는 인공지능의 미래 (3) 인간과 결합한 사이보그



Youchang
저널리스트.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세상에 없던 생각] 저자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