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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경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09년을 또 해놓은 일도 없이 보냈어요.
가버린 2009년은 이제 다시는 볼 수 없겠죠.

올해는 백호의 해라고 합니다. 60년만에 찾아온다는 백호라지요.
백호, 2010 이라는 숫자에서 무언가 범상치 않은 기분이 느껴집니다.

100년전 1910년에는 한일합병, 안중근 사형
90년전 1920년에는 청산리대첩, 유관순 서거
80년전 1930년에는 김좌진 암살
70년전 1940년에는 창씨개명 시행
60년전 1950년에는 한국전쟁
50년전 1960년에는 4.19 혁명
40년전 1970년에는 석유파동
30년전 1980년에는 5.18 민주항쟁
20년전 1990년에는 동구권 몰락
10년전 2000년에는 남북정상회담

격변의 역사는 10년을 주기로 큰 사건을 만들어냈습니다.
자, 그렇다면 과연 올해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좋은 일이 있을까요? 아니면 안좋은 일이 벌어질까요?
올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큰 사건들의 리스트를 뽑아보겠습니다.


1. 민주화의 몰락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그동안 힘들게 쌓아놓은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겁니다. 예전 독재가 폭력으로 시민들을 억압했다면
지금의 정권은 돈으로 시민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시위에 무관용' 원칙, 고소 고발 남발 등으로
정권에 협조하지 않는 자들을 내치고 있습니다.

최시중, 이동관이라는 언론의 생리를 가장 잘 아는 인사들이 정권 초기부터
언론을 장악함으로서 이제 올드미디어는 더이상 비판적인 뉴스를 보도하지 않습니다.
결국 MBC 마저도 굴복함으로써 요즘 신문, 방송을 보고 있으면
너무나 평온한 태평성대가 따로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참여정부때 엄청나게 몰매맞던 작은 사안들도 지금은 알아서 묻어주니
정권 입장에서는 언론장악이 아마도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2010년에도 이런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시민들이 갑자기 매트릭스에서 깨어나 자각하는 일이 벌어지려면
민주화가 지금보다 훨씬 더 몰락해야 합니다.
더 다치고 더 깨져봐야 그제서야 사람들은 돈보다 더 중요한게 뭔지 알게 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에는 민주화의 몰락을 가져올 더 큰 사건이 벌어질 지도 모릅니다.


2. 북한의 몰락

작년 말부터 감지되었지만 지금 북한 경제에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갑작스런 화폐개혁 이후 부쩍 북한 경제 관련 뉴스가 늘었습니다.
왜 화폐개혁을 했는지 또 정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지는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만
뭔가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화폐개혁과 외화사용 금지가 북한사회에 가져올 파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파장이 2010년에 뭔가 큰 사건을 불러올 지도 모릅니다.
북한은 철저히 통제된 사회이지만 한 번 금이 가기 시작하면
아무리 크고 단단한 댐이라도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2010년 우리는 북한이라는 댐이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3. 월드컵 우승

이것은 조금 황당한 시나리오이지만 시대의 격변을 좋은 쪽으로 해석해보자면
이만한 사건 정도는 터져줘야 할 것입니다.

한국축구의 앰블럼인 호랑이와 올해의 상징인 백호가 맞아 떨어집니다.
사상 첫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대회라서 유럽, 남미팀들도
모두 자신의 홈그라운드가 아니라는 점은 한국에게 기회일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축구의 실력은 요 몇년 새 최고입니다.
또 청소년 월드컵에서도 잇따라 8강에 오르는 등 갈수록 나아지고 있습니다.
수비만 좀더 강화한다면 유로2004의 그리스식 전략으로
어쩌면 정말로 한국팀이 월드컵 우승을 이뤄낼 지도 모릅니다.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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