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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미치오 카쿠의 [인류의 미래]는 종합선물상자 같은 책이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활극 같은 신비로운 미래상이 펼쳐진다. 현재 어디까지 연구가 진척되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설명하고 있는데 저자는 한계를 넘어 나아가는 인류를 상상하는데 대단히 긍정적이어서 인공지능 로봇이 결국 인류를 멸망시킬 거라는 디스토피아보다는 그전에 인류가 인공지능 로봇을 제어할 방법을 찾거나 혹은 인공지능 로봇을 제어할 만큼 똑똑한 포스트휴먼이 탄생할 거라고 믿는다.


저자는 SF 소설, 영화 등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마지막 질문’ 같은 소설뿐만 아니라 ‘패신저스’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 ‘컨택트’ 같은 영화들이 소환돼 이해를 돕는다. 일반상대성이론, 양자역학, 끈이론 같은 어려운 내용을 이만큼 쉽게 서술한 책을 찾기 힘들다.



책을 읽다 보면 번역자인 박병철 박사가 수시로 끼어드는데 가끔은 지나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만큼 꼼꼼하게 번역했다는 게 느껴진다. 자기 의견을 괄호 속에 개진해놓고 있는데 저자가 놓친 최신 자료를 제시하거나 가끔은 저자를 비평하기도 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인류의 미래는 지금까지 인류가 진화해온 방식을 우주에 적용하는 것이다. 인류는 아프리카 유인원의 한 종으로 출발해 수십만년 만에 여기까지 왔다. 세계 각지로 흩어져 살아가던 인류는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하나로 합쳐졌다. 오랜 시간 동안 흩어져 있었어도 인류 공통의 가치는 변하지 않아 우리는 비슷한 지점에서 웃고 울고 또 뭉친다.


미치오 카쿠


마찬가지로 앞으로 수세기 동안 우주로 뻗어갈 인류는 언젠가 시공간의 장벽을 극복하고 광속을 넘는 통신수단을 개발해 우주에서 살아갈텐데 그때도 인간의 속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인간의 물리적 형태는 우주에서 살아가기에 크게 취약하므로 인류는 디지털영생을 추구할 것이다.


21세기 말이 되면 지구에서 달까지 금세 도착하는 엘리베이터가 구축되고, 라이트세일을 이용한 탐사선이 외계 별에 도달할 것이며, 22세기엔 핵융합로켓이 사람을 외계행성까지 데려다줄 것이다. 한참 후엔 음에너지를 확보하는 기술도 가능해질 것이며 이때엔 웜홀 타임머신과 워프 드라이브도 실현할 수 있을 거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인류의 미래에 대한 9가지 질문과 답을 만들어 봤다.



1. 인공지능 로봇은 어떻게 진화할까?


많은 사람들은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까봐 걱정하지만 그런 미래는 단기간에 오지 않을 것이다. 로봇이 인간 세상의 상식을 갖추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인간 세상의 상식은 수천년에 걸쳐 발달해온 문명에 기반하는데 말의 뉘앙스 차이, 사물의 용도를 즉각 알아채는 식이다. 이는 매뉴얼을 만들기도 힘들고 교육을 통해서도 습득이 쉽지 않다.


인공지능 로봇은 우주로 뻗어나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인간이 육체적인 한계로 인해 가기 힘든 곳을 로봇은 아무런 불평 없이 갈 수 있고 또 잠도 자지 않고 능률적으로 일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로봇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복제 기능이다. 인간의 세포가 스스로의 힘으로 분열해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처럼 로봇 역시 스스로 분신을 만들어내는 기능을 갖춰야 우주로 내보냈을 때 생명력을 갖출 것이다. 머나먼 행성에 기지를 건설하는 일은 고되고 지루한 반복 작업일텐데 수억개의 로봇이 만들어진다면 금세 행성을 인간이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놓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로봇은 자의식을 갖게 될 것이다. 미치오 카쿠는 그 시기를 21세기 말쯤으로 예측한다. 양자적 의식을 가진 기계(양자컴퓨터)가 주인공처럼 등장해 우주에 흩어진 인공지능 로봇들을 통솔할 것이다.


로봇의 지능이 인간을 능가하면 인간은 로봇과 대적이 불가능하다. 개미가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때가 되면 인간은 기계와 결합하거나 아예 기계가 되는 쪽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포스트휴먼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2. 포스트휴먼이 탄생한다면 인류는 어떻게 될까?


포스트휴먼은 두 가지 방식으로 가능하다. 유전자를 조작해 더 뛰어난 인간으로 진화하는 것, 또하나는 인간의 마음을 업로드해 로봇에 구현하는 것이다.


‘크리스퍼 기술’은 특정 세포의 DNA 일부를 바이러스 DNA 서열로 교체해 위험요소를 미리 감지하게 하는 유전체수술이다. 크리스퍼 기술로 인해 유전자편집과 유전자청소 등 유전자 관련 치료법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간은 크리스퍼 기술을 이용해 약점을 극복하는 방식으로 진화해갈 것이다.


노화를 정복하면 100년이 한계인 인간의 수명이 연장돼 더 이상 늙지 않게 될 것이다. 이미 수많은 학자들이 노화를 정복하기 위한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노화란 DNA와 세포에 오류가 누적되는 현상으로 원인이 밝혀지면 멈추거나 거꾸로 되돌릴 수 있다. 수명 연장은 훗날 성간여행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디지털 영생은 인간의 두뇌를 뉴런 단위로 디지털화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스위스의 인간 두뇌 프로젝트, 미국의 브레인 이니셔티브, 휴먼 커넥톰 프로젝트 등이 진행 중이다. 두뇌의 신경망 구조를 개개의 세포 단위까지 재현해 모든 뉴런의 신호전달경로를 파악하는 것이 이 연구들의 목적이다.


뉴런을 추출해 트랜지스터에 복제한 후 로봇 머리에 설치하면 당신의 뇌와 완전히 동일한 트랜지스터 뇌가 완성된다. 수술 과정 동안 당신의 의식은 생생하게 깨어 있었고 수술이 끝난 후 당신과 로봇을 연결해주던 전선이 차단되면 당신은 로봇 안에서 의식을 가진 불사의 존재가 될 것이다. 로봇이 당신의 사고와 행동, 기억, 습관 등을 똑같이 재현할 수 있다면 그것을 당신과 똑같은 존재라고 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포스트휴먼 시대가 오면 인간은 포스트휴먼으로 진화하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3. 빛보다 빠른 교통수단은 가능할까?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빛보다 빠른 교통수단은 불가능하다. 광속에선 시공간이 휘어져 무한대가 될텐데 그러면 질량도 무한대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자역학과 끈이론에선 이론적으로 광속을 넘어설 수 있다.


스티브 호킹은 초광속 이동에는 음의 물질이나 음에너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정리를 증명했다. 현재 인류의 기술은 음에너지가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내는 정도에 그친다. 스타십 우주선을 초광속으로 추진하려면 목성의 질량에 맞먹는 음의 질량이 있어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물리적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수십억년 후라면 음의 물질을 압축시키는 기술이 나와 자유롭게 초광속 이동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때가 되면 웜홀 타임머신, 워프 드라이브도 구현될 것이다.


굳이 신체를 실어나르지 않더라도 나노물질에 정신을 업로드해 나노로켓을 발사해 이동하면 훨씬 더 빠르고 안전하게 초광속 이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광속을 넘어서면 이동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순식간에 공간이동한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해 휘어지는 시공간


4.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최근 과학자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수많은 다중우주 중 하나라고 믿고 있다. 우주는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조합으로 설명되는데 두 이론은 충돌한다. 이를 하나로 묶어주는 ‘만물의 이론’은 현재로선 끈이론뿐이다. 만물이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이론이다. 끈이론에 의하면 우주는 빅뱅에서 시작됐지만 우리는 여러 개의 거품으로 이뤄진 다중우주에 살고 있다. 이 거품들은 오직 10차원에서만 존재한다. 끈이론에 의하면 블랙홀, 웜홀, 타임머신도 가능하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서 할아버지를 죽이면 현재의 내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시간이 두 갈래로 갈라져 평행우주가 만들어질 것이다.


우주 엘리베이터 개념도


5. 엘리베이터를 타고 편하게 우주로 갈 수 있을까?


20세기 중반 러시아 물리학자 콘스탄틴 치올콥스키가 우주 엘리베이터를 제안했을 때만 해도 과학자들은 코웃음을 쳤다. 로켓을 하늘로 올려보내는 것도 힘든데 어떻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로 가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주 엘리베이터는 충분히 실현 가능한 장치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우주정거장까지 가는 엘리베이터를 만들려면 거대한 탑을 우주로 쌓아올려야 한다. 탑이 높으면 지구 자전 원심력이 작용해 외부에서 지탱하지 않아도 쓰러지지 않는다. 문제는 대기의 압력을 견딜 강력한 케이블을 과연 만들 수 있느냐는데 있었다. 케이블에 가해지는 100기가파스칼의 인장력(우리가 강철이라 부르는 케이블의 인장강도는 보통 2기가파스칼)을 견딜 꿈의 소재 발명이 관건이었다. 1999년 NASA는 ‘폭 90cm에 길이 4800km인 강철케이블로 15톤의 무게를 들어올릴 수 있다’고 발표했다.


아직은 구상 단계에 불과하지만 우주 엘리베이터를 향한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미치오 카쿠는 21세기 말쯤 우주 엘리베이터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그때가 되면 평범한 사람도 손쉽게 우주에 갈 수 있을 것이다.


반물질


6. 우주로 가려면 어떤 에너지를 써야 할까?


현재 인간이 만든 가장 강력한 에너지원은 핵융합 에너지다. 또 아직 효율은 떨어지지만 태양을 잘만 이용하면 태양계에서 에너지를 무한 공급해줄 것이다.


현재 화성 탐사 프로젝트가 NASA, 스페이스X, 버진애틀랜틱 등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데 지구에서 로켓으로 화성까지 가는데 2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공전 주기에 따라 44억~70억km 정도 떨어진 명왕성까지는 1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한다.


태양계를 자유롭게 왕래하기 위해선 이 시간을 단축시킬 필요가 있다. 또 태양계 밖으로 벗어나 다른 은하계로 가기 위해서라면 더더욱 특급 엔진이 필요하다.


레이저: 우주선이 굳이 클 필요가 없다. 엄지손톱만한 크기의 나노십이면 충분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나노십에 1천억 와트 레이저를 2분 동안 쏘면 광속의 1/5로 비행해 4광년 떨어진 센타우루스까지 20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지구에서 출발 후 5초면 달에, 1시간 30분이면 화성에 도달한다. 나노십 프로젝트는 이미 추진 중이다. 마크 저커버그가 브레이크스루 스타샷 프로젝트를 지지하고, 러시아 투자자 유리 밀너가 1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지구에서 곧바로 레이저를 쏘는 것은 중력과 대기 때문에 효과가 약하므로 일단 달에 태양집열판을 설치한 뒤 달에서 레이저를 가동하면 훨씬 효율적이다. 태양계를 벗어나는 지점인 오르트 구름에 위치한 혜성에 추가 동력을 위해 전초기지를 건설하면 거기서 두번째 추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2세기 초 자기복제로봇들이 혜성에 기지를 건설하게 될텐데 로봇들은 핵융합에너지를 써서 오르트 구름까지 가야 할 것이다.



램제트 융합엔진: 초대형 아이스크림 콘처럼 생긴 엔진으로 우주공간에서 수소기체를 수집해 압축시킨 후 핵융합반응기를 거쳐 에너지를 생산한다. 우주공간에 무한히 흩어진 수소기체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기계가 고장나지 않는 한 영원히 가속할 수 있다. 하지만 추진에 필요한 수소를 확보하려면 거대한 깔대기가 필요하고 태양계 안에는 충분한 수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반물질: 반물질은 물질과 반대 성질을 갖는 물질이다. 물질과 반물질이 만나면 모든 질량이 사라지면서 순수한 에너지로 변환된다. 핵에너지의 에너지효율이 1%밖에 안 되는 반면 반물질의 에너지효율은 100%다.


음 에너지: 시공간을 접어 고리로 연결하는 고리형 블랙홀을 통과한 후 다시 반대방향으로 통과하면 원래 있던 곳이 아닌 또 다른 평행우주로 가게 된다. 아무리 오락가락해도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갈 수 없다. 고리의 회전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으면 중력에 눌려 압사할 수 있다. 고리에 ‘음의 물질’ 또는 ‘음 에너지’를 투입하면 안정한 상태가 유지된다. 안정적인 웜홀은 양에너지와 음에너지가 균형을 이룬 상태다. 음의 물질은 반물질과 다른 개념으로 자연에서 발견된 사례는 없다. 음의 물질은 반중력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어서 지구중력장에 진입하면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위로 올라간다. 음에너지는 실험실에서 만들 수 있지만 그 양이 너무 작아서 웜홀을 통해 우주여행은 먼훗날의 이야기일 뿐이다.


태양계 밖에서 우주선이 이동하기 위해선 핵융합에너지와 반물질의 개발이 필요하고,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는 골디락스존에 위치한 슈퍼지구에 기지를 건설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7. 화성은 왜 불모의 행성이 됐을까?


태양계에서 화성은 지구와 가장 유사한 행성이지만 지구와 달리 차갑고 딱딱한 행성이다. 인류가 화성으로 이주하려면 테라포밍 작업을 거쳐야 할 것이다.


화성이 불모의 행성이 된 것은 태양으로부터 거리가 지구보다 멀어서 액체가 식어버렸기 때문이다.


지구 중심부는 액체 상태지만 화성 중심부는 바위 덩어리다. 그래서 지구처럼 강한 자기장이 형성될 수 없다. 30억년 전쯤 소행성의 집중포화를 받으면서 초기에 형성된 자기장마저 거의 사라졌다. 자기장이 없어서 태양플레어와 태양풍에 노출돼 대기가 우주공간으로 날아갔고 대기업이 낮아지면서 바닷물이 낮은 온도에서 끓기 시작해 증발해버렸다. 또 바다에 녹아든 이산화탄소가 해저면을 탈출하지 못하고 꽁꽁 얼어붙었다.


지구 중심부가 수십억년 전 차갑게 식지 않고 지금까지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비결은 우라늄과 토륨 등 반감기가 수십억 년인 고방사성물질이 중심부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방사능에너지가 위력을 발휘해 도처에서 화산 폭발과 지진이 일어났고 현재도 일어난다. 이 에너지는 인류 문명을 파괴하지만 지구 생명체를 유지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지구 내부에서 방사능을 통해 발생한 열은 중심부의 철을 녹여서 자기장을 발생시키고 이 자기장은 태양풍을 타고 날아온 치명적인 복사가 대기로 진입하는 것을 막아준다.


암흑 에너지


8. 인류 문명은 현재 어느 단계에 있을까?


1964년 러시아 천문학자 니콜라이 카르다셰프는 우주 문명을 세 단계로 분류했다.


1단계 문명: 행성에 도달하는 모든 태양에너지를 활용하는 문명

2단계 문명: 태양의 모든 에너지를 활용하는 문명

3단계 문명: 은하 전체의 에너지를 활용하는 문명


문명이 한 단계 높아질 때마다 에너지 소비량은 100억~1000억배로 커진다. 이 분류에 따르면 인류는 현재 0.7단계에 해당한다.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의 70%만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미치오 카쿠는 0단계에서 1단계로의 진입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자멸하는 문명은 대부분 1단계를 넘지 못하는 경우다. 인류가 1단계로 진입하려면 지구온난화, 생물학 테러, 핵 확산 등을 극복해야 한다.



마침내 1단계로 진입한 뒤부터는 멸망 걱정을 덜 수 있다. 인류는 화성, 타이탄, 엔켈라두스 등 태양계 내 제2 지구 가능성 있는 행성 혹은 위성에 기지를 세우면서 우주로 인류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할 것이다.


태양계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되면 2단계 문명에 접어들게 된다. 2단계 문명은 열을 발생시키는 모든 기계와 도구를 행성 바깥에 설치할 것이다. 별의 에너지를 통째로 사용하면서도 폐열을 행성이 아닌 우주공간에 버리고 있으니 행성 자체는 낙원이나 다름 없을 것이다.


태양계가 좁다고 느껴지면 인류는 다른 은하 탐사를 시작할 것이다. 그런데 은하는 광대하다. 반지름이 1200억광년에 달해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2400억년이나 걸린다. 3단계 문명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광속을 넘어선 통신수단을 발명하는 게 필수다.


3단계 문명 이후는 없을까? 4단계 문명도 가능하다. 우리가 사는 우주는 다중우주 중 하나다. 우리 우주는 수백억년 후에 가속팽창과 수축을 통해 종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인류가 다중우주의 에너지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우주 종말을 극복하고 새롭게 빅뱅을 구현해 별을 만들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스타메이커 혹은 우리가 지금 신이라 부르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다중우주


9. 우리는 정말 다중우주 속에 살고 있는 걸까?


아인슈타인 방정식에서 우주는 ‘팽창하는 거대한 거품’이었다. 끈이론에선 여러 개의 거품우주가 방정식의 해로 존재한다. 우주가 가속팽창하고 있다는 인플레이션 이론이 등장한 후로 과학자들도 다중우주를 믿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대부분의 거품은 크기가 아주 작아서 미니빅뱅으로 탄생했다가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우리 삶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스티븐 호킹은 진공 속 작은 우주들을 ‘시공간 거품’이라 불렀다. 즉 진공은 ‘무’가 아니라 그 안에서 작은 우주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상태다. 우리 몸 안에서도 시공간 거품이 진동하고 있지만 다행히 크기가 너무 작아서 느껴지지 않는다.


빅뱅은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 그럴 때마다 모체우주에서 아기우주가 탄생한다. 우리 우주는 거대한 다중우주의 일부에 불과하다. 가끔은 작은 거품 중 일부가 진공으로 사라지지 않고 암흑에너지에 의해 부풀기도 하는데 우리 우주는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는 두 개의 거품우주가 충돌했거나 하나의 거품이 더 작은 거품으로 분열되는 와중에 탄생했을 수도 있다.



"모든 꿈은 몽상가의 머리에서 시작된다. 항상 기억하라. 당신은 별로 진출하여 세상을 바꿀 만큼 강하고 열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다." - 해리엇 터브먼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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