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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사진 50장 Part 3/5 : 1969~1999



1969년 달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 승무원 버즈 올드린이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을 기념해 미국 깃발을 꽂고 서 있습니다. 7월 16일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아폴로 11호는 지구를 출발한지 4일 만에 달에 착륙했습니다. 닐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달에 착륙한 최초의 인간으로 남았습니다.




1970년 미국 켄트


1970년 5월 4일 미국 오하이오주 켄트주립대학에서 총격에 의해 사망한 학생 제프리 밀러 시신 앞에서 14세 소녀 메리 앤 베키오가 무릎을 꿇은 채 사람들을 향해 무언가를 외치고 있습니다. 존 필로가 찍은 이 사진은 퓰리처상을 받았습니다.


이날 대학 내에선 미군의 캄보디아 공습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이를 진압하기 위해 오하이오 주립군이 투입됐습니다. 28명의 병사가 13초 동안 67발을 발사해 4명의 학생이 죽고 9명이 다쳤습니다. 이 비극적인 참사는 미국 전역의 대학과 고등학교 등에서 400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가한 동맹 파업으로 이어졌고, 이후 베트남전에 대한 회의적인 여론이 늘어나는 계기가 됐습니다.



1970년 멕시코 과달라하라


1970년 6월 7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브라질 대 잉글랜드 경기가 끝난 후 브라질의 펠레가 영국 축구선수 보비 무어와 유니폼을 교환한 뒤 포옹하고 있습니다. 영국 돈캐스터 출신의 사진작가 존 발리가 찍었습니다. 그는 자동차가 고장나서 하마터면 경기장에 못 갈 뻔했습니다만 히치하이킹으로 겨우 도착해 흑백 화합을 상징하는 이 장면을 역사에 남겼습니다. 잉글랜드는 1966년 월드컵 우승팀이었고 브라질은 이 대회 우승팀입니다. 이날 경기는 1대 0으로 브라질이 이겼습니다.



1980년 우간다 카라모자


1980년 우간다 카라모자에서 한 선교사가 굶주린 소년의 가냘픈 손을 잡고 있습니다. 1962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지하자원, 목장, 물을 놓고 분쟁이 끊이지 않는 카라모자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이자 인권유린이 심각한 지역입니다.




1989년 중국 베이징


1989년 6월 5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한 남자가 탱크를 막아서고 있습니다. AP통신의 제프 와이드너가 찍은 이 사진이 전세계로 타전되며 이 남자는 '탱크맨'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신원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의 생사여부도 불투명합니다. 탱크는 그를 피해 지나가려고 했지만 그는 계속 방향을 바꿔 막아섰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검열로 인해 배포 금지된 사진입니다.


천안문 사태는 민주화 지도자 후야오방의 사망 원인을 밝히라는 학생들과 시민들의 요구가 민주화 시위로 확대되자 강경 보수파인 리펑과 양상쿤이 이들을 무력으로 진압한 사건입니다. 약 1만5000명 가량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덩샤오핑이 실각하고 장쩌민 체제가 들어서게 됩니다.



1989년 독일 베를린


1989년 11월 10일 베를린 장벽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습니다. 11월 9일 동독 정부는 신여행법을 마련해 발표했는데 "언제부터 실시되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당 공보관이 "즉각”이라고 대답한 것이 베를린 장벽 붕괴의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당초 당의 결정은 “출국을 희망하는 동독 국민은 비자를 신청할 수 있고 비자가 나오면 출국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으나 기자들은 공보관의 대답을 "동독 국민은 즉시 자유롭게 출국이 가능하다"로 받아들여 이를 속보로 타전했고 이것이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습니다.


동베를린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다음날 바로 베를린 장벽으로 몰려갔습니다. 젊은이들은 벽을 타고 올라가 춤을 추며 독일 국가인 베토벤 교향곡 9번 ‘환희의 찬가’를 열창하며 독일 국기를 흔들었습니다. 일부는 망치로 벽을 부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걷잡을 수 없이 몰려들자 동독 당국은 저지하기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하루 2000명 이상의 동독 국민이 서독으로 이주했고, 동독이라는 국가는 존립할 힘을 잃어갔습니다. 그렇게 서독은 동독을 흡수통일하게 됩니다.



1993년 수단


1993년 수단에서 굶어 죽기 직전의 아이 모습입니다. 뉴욕타임스의 사진기자 케빈 카터가 우연히 포착한 사진입니다. 저 독수리는 잠시 앉아 있다가 곧바로 날아갔지만 사진에선 마치 아이가 죽기만을 기다리는 듯 잔혹하게 보입니다. 뉴욕타임스에 보도돼 아프리카의 절망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남았습니다.




1994년 체첸


1994년 체첸에서 한 러시아 군인이 버려진 피아노를 치고 있습니다. 체첸전쟁은 1991년 소련이 붕괴되고 체첸이 독립을 선언하자 풍부한 지하자원을 갖고 있는 체첸을 포기할 수 없던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입니다. 1994년 12월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그로즈니에 기갑부대를 투입할 때만 해도 러시아는 손쉽게 체첸을 장악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체첸의 독립 의지는 역사적으로 뿌리가 깊어 전쟁은 장기화 됐습니다. 결국 1차 체첸전쟁은 체첸 반군의 승리로 1996년 평화협정을 맺으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이후 1999년 러시아는 2차 체첸전쟁을 벌였고 체첸 반군은 2009년 이후 세력이 약화돼 아랍 무자헤딘에 흡수됐습니다.



1999년 알바니아 쿠케스


1999년 3월 3일 코소보의 피난민 가족이 2살난 아이 아짐 샬라를 철조망 사이로 밀어넣고 있습니다. 사진이 찍힌 곳은 알바니아 쿠케스에서 UAE가 운영하는 난민 캠프입니다. 아이를 받는 사람은 아이의 할아버지입니다. 워싱턴포스트의 사진기자 캐롤 구지가 찍은 사진으로 그해 퓰리처상 후보에 오른 작품입니다.


1999년 2월 28일 알바니아계 민병대의 세르비아 습격으로 발발한 코소보 전쟁은 4개월간 이어졌습니다. 6월 25일 종전으로 코소보는 독립국가가 되었지만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후였습니다.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주장한 유고슬라비아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코소보에서 인종청소를 지시한 혐의로 훗날 재판에 섰습니다. 샬라의 부모는 이후 코소보에서 도망쳐 샬라와 다시 만났습니다.



>> 세상을 바꾼 사진 50장 Part 1/5

>> 세상을 바꾼 사진 50장 Part 2/5

>> 세상을 바꾼 사진 50장 Part 4/5

>> 세상을 바꾼 사진 50장 Part 5/5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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