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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첫 여성 수상 마거릿 대처.
그녀에게 결핍된 것은 가족이라는 주제로 집권부터 퇴임까지를 보여주는데
정작 영화 자체는 무척 밋밋하다.

감독은 <맘마미아>를 연출했던  영국 여성 필리다 로이드.
그런데 도대체 이 영화를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대처의 죽은 남편이나 가족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면 트러블을 좀더 보여주든지,
혹은 여성 수상으로서 대처를 보여주고 싶었으면 수상이 되는 과정에 좀더 집중하든지,
혹은 유명 정치인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고 싶었으면 더 많은 에피소드를 집어넣든지,
혹은 대처의 정책이 낳은 공과를 논하고 싶었으면 한두 가지 주제를 잡든지 했어야지
이건 뭐 그냥 그 시대의 병렬적인 단순나열을 현재에서 회상하는 것일 뿐이다.
신선한 바람으로 집권했다가 10년 뒤 퇴물 취급 당하며 물러나는 한 쓸쓸한 정치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대처야말로 레이건과 함께 전세계에 신자유주의 바람을 일으키며
노동조합 무력화, 빈부격차 확대, 공기업 민영화, 금융시장 활성화, 포클랜드 전쟁 승리 등등
한쪽에서는 영웅으로, 한쪽에서는 악녀로까지 비난받는 인물 아니던가.
그런 인물을 이렇게 밋밋하게 그리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할 뿐이다.

메릴 스트립은 살아 있는 대처를 그대로 연기했다.
연기에 이미테이션상이 있다면 냉큼 주고 싶은데, 사실은,
연기라는 것이 실존인물을 잘 흉내내는 것에 불과한 지 그것은 좀 의문이다.
어쨌든 80년대의 진짜 대처를 보는 것 같기는 했다.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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