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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은 1998년 <조용한 가족>으로 데뷔한 이래 2년 정도의 간격으로 새 장편영화를 내놓고 있습니다. <밀정>은 그의 8번째 장편영화인데 그 사이 세 편의 옴니버스 영화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만드는 영화의 특징은 장르가 매번 바뀐다는 것입니다. <조용한 가족>은 호러 코미디, <반칙왕>은 코미디 드라마, <장화, 홍련>은 호러, <달콤한 인생>은 갱스터 누아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서부극, <악마를 보았다>는 고어 스릴러, <라스트 스탠드>는 액션, 그리고 <밀정>은 누아르입니다. 한 감독의 필모그래피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데 작품마다 한 장르에 올인한 감독도 만들기 힘든 완성도를 보여주기까지 합니다.



김지운 영화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촬영, 미술, 음악 등 시청각적인 자극이 상당합니다. 8편 중 어느 하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영화가 없고, 대중성도 겸비해 흥행에서 크게 실패한 영화도 없습니다.


이처럼 기복없이 꾸준하게 뛰어난 영화를 만들고 있는 김지운 감독의 창작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그가 지금까지 여러 인터뷰에서 남긴 말을 바탕으로 김지운 감독이 영화를 만드는 방법을 9가지 포인트로 정리했습니다. 비단 영화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만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스타일이라는 것이 단지 영상이 스타일리쉬라고 한다면 난 반대해요.” (<악마를 보았다> 크랭크인 전 인터뷰 중)


김지운 감독은 영화가 단지 영상이나 이야기로만 평가받는 것에 반대합니다. 영화란 이야기, 비주얼, 사운드를 구성하는 요소, 즉, 각본, 촬영, 음악, 미술, 분장 등이 한데 어우러진 종합예술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화를 볼 때 주로 이야기만 강조하잖아요. 이야기가 어떤가에 대해 그 영화에 대한 평이 나오기도 하고요. 그래서 오해받고 있는 영화가 많다고 생각해요.”


그는 자신의 영화가 스타일리쉬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만족하지만 그것이 단지 영상 때문이라면 반대한다고 말합니다. 종합예술인 영화라는 장르 안에서 스타일이 있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장화, 홍련>부터 시작해 <달콤한 인생>, <놈놈놈>까지 화면 느낌 때문에 스타일리시라고 얘기하면 조금 잘못된 거라고 생각해요. <반칙왕>과 <조용한 가족>은 이야기 중심으로 간 영화인데 그렇다고 스타일이 없는 건 아니잖아요.”


김지운 감독은 영화를 기획할 때 장르를 먼저 선택한 뒤 주제를 생각합니다. 누아르 장르를 택했다면 한 인간의 흥망성쇠를 떠올리고, 공포라면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상상합이다. 서부극이라면 최고가 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속도감 있게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장르란 일종의 규칙이고 관객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상투성의 늪을 벗어나기만 한다면 크게 실패할 확률이 적은 게임입니다. 그는 특유의 미학적인 감각으로 매번 상투성을 벗어나는 영화를 만듭니다. 그것이 바로 김지운 만의 스타일입니다.




2. “나는 공간에 빠져드는 경향이 있는데, 시나리오를 쓸 때도 어떤 공간이 먼저 있고 그 공간과 인물이 조응해나가고 부딪히는 과정을 거쳐 이야기를 만드는 편이다.” (씨네21, 2016.8)


김지운 감독의 영화는 공간의 영화입니다. <조용한 가족>의 산장, <장화, 홍련>의 외딴 집, <놈놈놈>의 만주 벌판 등을 떠올려보면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알 수 있습니다.


그는 공간을 먼저 상정한 뒤 영화를 구상합니다. 스페인 그라나다를 기차로 여행하면서 그는 세르지오 레오네가 서부극을 찍은 벌판을 보게 됐는데 그때의 시각적 쾌감이 만주를 찾는 계기가 됐고 곧바로 <놈놈놈>을 구상했습니다.


공간을 중시하는 그의 이런 성향은 학창시절 연극 연출과 미술을 담당할 때 무대를 꾸미던 습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무대 하나를 놓고 여러 상황을 만드는 과정에서 좁은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핀 라이트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그때 배웠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는 공간에 집착한 나머지 영화의 더 큰 그림을 못 보게 되는 것 같다며 최근엔 공간 우선주의에서 벗어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놈놈놈> 이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공간에 너무 집착하다보니까 자꾸 시퀀스를 공간을 열고 닫는 것으로 시작하고 끝내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시퀀스의 간격이 약간 뻑뻑해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는 공간의 강렬함을 죽이지 않으면서 어떻게 리듬감을 계속 살리면서 가느냐를 더 신경쓸 것 같아요.”


이후 그는 영화 속 공간을 강조하면서도 영화의 전체적인 리듬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악마를 보았다>와 <밀정>이 그 결과물입니다.




3. “내가 왜 영화를 만드나 생각해봤더니 사람들의 표정 때문인 것 같다. 어떤 순간에 나오는 불가사의하고 불가해한 표정 때문에 영화를 만든다.” (필름 2.0, 2008.7)


김지운 만큼 배우를 멋지게 그려내는 감독은 보기 힘듭니다. 표정, 동작, 한숨, 눈동자의 흔들림, 살짝 새어나오는 입김까지 기막히게 포착합니다. 영화는 사람의 이야기고, 사람은 배우의 연기에서 나온다는 아주 단순한 사실을 그는 스크린으로 보여주는 감독입니다.


“애니메이션을 볼 때에는 잘 만든 작품임에도 지루할 때가 있는데 왜 영화는 아닐까? 그건 사람이라는 우연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체온이 있고, 감정이 있고, 심장이 있는 존재들의 예기치 못한 표정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 나는 짜릿함을 느낀다. 이 표정을 포착해내기 위해 나는 영화를 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해봤다.”


대사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지만 사실 대사는 그 사람의 진심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누군가 어떤 말을 내뱉은 뒤 시선을 돌린다면 그 말은 공허하게 들릴 수 있거든요. 말이 할 수 없는 것, 즉, 상대방을 응시하는 시선, 입술의 실룩거림, 콧등의 땀 같은 것들이 훨씬 더 그 사람의 감정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김지운 감독은 끊임없이 배우들에게 스몰 액팅을 주문합니다. 긴장감 넘치는 장면도 거기서 만들어집니다.


그는 훗날 묘비명에 다음과 같은 문구를 넣고 싶다고 말합니다.

‘사람의 얼굴을 가장 매혹적으로 담는 감독이 여기 묻히다.’




4. “내가 다른 사람들이랑 교류가 많지 않고 술자리나 이런저런 얘기를 안 하는 것은, 그냥 재미가 없어서 그런 거예요.” (디렉터스컷, 이현승 감독과의 인터뷰 중)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술자리에서 친구들과 옛날 이야기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행복한 사람과 그 시간이 지루한 사람. 김지운은 후자입니다. 그는 재미가 없으니까 “빨리 가서 영화나 한 편 더 봐야지. 이게 더 남는 거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저도 얘기하는 거 좋아하고 듣는 거 좋아하는 사람인데요. 그런데 술자리에 가면 말도 안 되는 자의식, 지적 허영심, 착각을 얘기하는 예술영화를 보는 것 같은 지루함 있잖아요. 이런 것 때문에 자리 박차고 들어오는 것뿐이에요.”


영화 보고 음악 듣는 것이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로 자신을 잡아당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기꺼이 그 사람과 어울립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하네요. 자신의 이야기도 그 사람에게 전달이 잘 안 되고, 그 사람의 고민도 뭔지 잘 모르겠으니 그냥 집에 들어가서 음악 듣고 영화 보는 게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김지운 감독은 어린 시절 이사를 많이 다녀서 늘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일이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덕분에 누구보다 뛰어난 관찰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 부모로부터 예술적 재능을 물려받아 그림에 재주가 있었고, 영화광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영화를 봤습니다. 그는 사색적으로 책을 읽고 음악 듣기를 즐기는 사람입니다. 직접 선곡한 음악을 아침마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들을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고요.


그는 뭉치자고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를 오글거린다고 생각해 참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의 영화에도 오글거리는 대사나 장면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는 ‘의기투합’ ‘도원결의’ 같은 단어를 내뱉는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게 모여서 잘되는 것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설사 잘된다 한들 뭐 크게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이처럼 철저한 솔로지상주의자인 김지운 감독은 아이러니하게도 뭉치는 것을 선으로 알았던 시대를 살아왔습니다. 올해 53세인 그는 독재타도를 외치며 들고 일어났던 386 세대에 속하거든요. 뜨겁게 살던 또래들은 다들 흩어져 제갈 길을 갔지만 원래부터 독고다이였던 김지운은 그때나 지금이나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영화와 음악으로 내면을 쌓고 있습니다. 이런 솔로지향적인 인생 때문에 그는 또래들과 전혀 다른 ‘결’을 갖게 됐고, 그의 후배인 장진 감독은 김지운 감독이 보여주는 독자적 이야기와 풍자성을 “보배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5. “나는 촬영 때 배우나 스태프에게 현장에서 논다는 기분으로 하자고 했어. 내가 제일 싫어하는 연기가 ‘열연’이야, 그런 연기는 너무 싫어.” (씨네21, 2000.2)


예술가는 사냥꾼일까요, 농부일까요?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은 사냥꾼처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이야기를 잡으러 가야 할까요? 아니면 농부처럼 묵묵히 자신의 이야기를 심어 놓고 때가 오기를 기다려야 할까요? 김지운 감독은 이렇게 말합니다.


“삼류 작가일수록 말을 직접적으로 하고, 시대적 요청에 더 부응한다.”


대중과의 소통과 공감은 아마도 모든 예술가들의 꿈일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정서적 영역인 ‘공감’은 예술가가 의도를 갖고 그렇게 만든다고 해서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수용자가 발견하는 것입니다. 예술가는 대중이 잘 발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억지로 던져주려고 하면 대중은 무시당했다고 생각해 등을 돌릴 수 있습니다.


김지운 감독이 배우들에게서 기대하는 연기가 열연이 아닌 것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억지로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발견되는 작품을 만들고 싶기 때문입니다.


“나는 배우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그러는 게 닭살이야. 너무 그렇게 최선을 다해버리면 숨쉴 틈도 없고, 여백도 없고…. 나는 기존에 깔려 있는 것에 뭘 하나 던졌을 때 일어나는 파장, 파열, 충돌에서 나오는 새로운 기운, 그런 걸 포착하려고 해. 그래서 리허설도 별로 안 하고 배우들이랑 사전에 얘기도 많이 안 해. 나도 감으로, 배우들도 감으로 왔으면 했거든.”




6. “저는 작업할 때 항상 음악을 먼저 들어요. 영화가 어떤 형태를 갖추기 전에 반복해서 듣는 음악이 있어요.” (<악마를 보았다> 크랭크인 전 인터뷰 중)


<달콤한 인생>을 만들 때 김지운 감독은 ‘콜드플레이’의 음악을 귀에 꽂고 다녔습니다. <놈놈놈>을 만들면서는 라틴 음악을 많이 들었고, <악마를 보았다>를 촬영하기 전에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처럼 서늘한 클래식을 틀어놓았습니다. <밀정> 촬영 전에는 영화에도 쓰인 라벨의 볼레로를 들었습니다. 그는 음악을 집중적으로 들으며 영화를 어떤 식으로 만들지 영감을 얻습니다.


“음악들이 내 몸 안에 배고, 그 음악이 주는 정서, 리듬감, 호흡, 아우라가 영화에 투영될 수 있도록 작업할 때마다 특정 음악을 듣는 편입니다.”


그는 음악을 영화에 적당히 삽입하지 않습니다. 영상과 동급의 언어로 씁니다. 영상의 분위기를 설명하는 것을 넘어 영상이 만들어낸 감정을 고조시키기 위해 사용합니다. 슬픈 영상에 슬픈 음악을 써서 동어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밝은 음악을 사용해 언밸런스한 느낌으로 감정을 배가합니다. 이를 통해 슬픈 장면은 더 큰 슬픔으로 남게 되죠.


그는 영화에서 음악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영화 기획단계부터 음악 감독을 먼저 선정해 어떤 음악이 어울리는지 미리 맞춰보고 어울리는 음악을 주문한다고 합니다.




7. “이제까지 영화를 만들 때 나는 ‘어떻게 만들지’를 많이 생각했다. 지금은 ‘무엇이 필요한가’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 (씨네21, 2016.8)


김지운 감독은 옴니버스 영화 <인류멸망보고서>(2011) 중 <천상의 피조물>을 끝낸 뒤 할리우드로 떠났습니다. 그가 할리우드로 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충무로에서는 더 이상 시도해볼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할리우드로 가야 새로운 영화를 찍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 포레스트 휘태커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라스트 스탠드>(2013)를 만든 뒤 그는 워너브라더스의 투자를 받아 한국에서 <밀정>을 만들었습니다. 다시 한국 배우 및 스태프와 작업하게 된 김지운 감독에게 누군가 할리우드로 가기 전과 후에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 뭔지 물었습니다. 그의 대답은 ‘효율성’이었습니다. 영화를 더 명확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영화를 만들 때 나는 ‘어떻게 만들지’를 많이 생각했다. 어떻게 찍을지를 생각하다보니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도 해보고 이상하게 비틀어보기도 한 거다. 지금은 ‘무엇이 필요한가’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 필요한 것을 배우와 스태프에게 말하고, 그것을 짧은 시간 내에 집중해서 끄집어낸다.”


효율성이란, 어떤 신을 찍을 때 충분히 만족스러운 컷이 나왔어도 만약을 대비해 다른 방식으로 한 번 더 찍어보는 것을 예전에는 당연시했다면 이제는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느 창작자들은 불안해질 것입니다. 나중에 쓸만한 컷이 없으면 어쩌지 하고 말이죠. 하지만 김지운 감독은 충분한 프리프로덕션을 통해 그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필요한 컷을 얻었기에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믿게 됐습니다.




8. “혹시 예민하고 게으른 족속들 중에 실재는 없고 보는 감각만 일류인 친구들이 있다면, 그래서 괴롭다면, 조금만, 조금만 더 움직여보라고 말하고 싶다.” (김지운의 숏컷 중)


김지운 감독은 서울예대 중퇴 후 10년 가까이 백수생활을 했습니다. 그때 평생 백수로 살 거라고 생각하면서 정말 게으른 생활을 했는데 어느날 우연한 사고로 백수생활을 청산했고 직접 쓴 시나리오로 감독 데뷔에 이릅니다.


그는 자신처럼 게으르게 집에 틀어박혀 감각만 키워온 친구들에게 이불을 박차고 나와 직접 해보라고 말합니다. 영화 <매트릭스> 중 로렌스 피시번의 대사처럼 “케이크를 보는 것과 맛보는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면서요. 그가 데뷔작으로 영화계의 시선을 사로잡은 배경에는 ‘10년 백수’로서 갈고 닦아온 ‘눈팅’ 공력이 큰 도움이 됐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보는 것만 고수’라는 말이 있다. 예민한데 게으른 족속들한테 일어나는 현상이다. 너무나 다양하고 많은 체험으로 보는 감각만 일류라는 얘긴데, 보는 것만 일류가 되어서는 머리만 큰 아이로 남아 있을 공산이 크다. 직접 해보라. 해보면 기대 이상의 자기실현을 구현할지도 모르고 그로 인해 또다른 세상이 기다릴지도 모르니까.”




9. “중요한 것은 자기 생각대로 사는 것, 그래서 돌아온 결과에 대해 자기가 책임질 수 있는 것이다.” (김지운의 숏컷 중)


인생을 돌아볼 때 후회없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체가 화장터에서 불에 타버리기 전까지 ‘그때 이렇게 할 걸’ 하며 자책하는 시간들로 인생의 남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데뷔 후 탄탄대로를 걸어온 것 같은 김지운 감독에게도 시련은 있었습니다. 특히 20대를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릴 때, 그가 지금의 김지운이 될 거라고 믿은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김지운은 백수였던 그때나 세계가 주목하는 영화감독이 된 지금이나 결정은 자신이 했던 것이고, 그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이 결국 내 삶이잖아요. 어떤 멘토가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난 그런 멘토도 없었어요. 내가 결정한 걸 하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낼 때 나한테 돌아오는 게 있는 것이지, 남의 말을 듣고 했을 때는 그 결과가 좋든 나쁘든 결국 후회하게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절대로 남의 생각대로 살아오지 않았다고 자부하고 만족도 하고요. 제가 제 삶을 결정한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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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은 만국 공통어인 선과 악을 다루는 데 능숙하다.”

- 아놀드 슈왈제네거


"그의 영화엔 영화를 뭔가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두 가지 요소가 있는데, 그 첫 번째가 스타일이다. 캐릭터의 내면을 드러내주는 깊은 성찰과 시적인 감각이 있다. 두 번째는 영상적 아름다움이다. 액션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영화에는 폭력성의 시적 순간 같은 게 있는데 이것이 특별한 것들을 끄집어낸다."

- 포레스트 휘태커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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