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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에서 북쪽 방향으로 버스로 2시간 30분 가면 비에이(Biei)라 불리는 작고 예쁜 마을이 나타납니다. 비에이는 홋카이도 카미카와현에 위치한 작은 마을입니다. 인구는 1만 1천명. 어쩌면 주민보다 관광객이 더 많은 곳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여름에는 라벤더 등 꽃밭이지만, 겨울에는 이렇게 하얀 설원이 펼쳐집니다. 그림같은 풍경에 반한 사진작가들이 즐겨찾는 곳인데요. 일본 대표 사진작가 마에다 신조 갤러리도 비에이에 있습니다.



비에이에 눈이 내리면 주민들이 나와서 눈을 치우는 게 일상입니다. 눈 치우다가 하루가 가요. 그러면 다음날 또 눈이 쌓이죠. 눈에 달관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곳입니다.




지금부터 비에이 가는 길에 만나본 나무들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외딴 곳에 떨어진 이 나무들은 생김새 혹은 매체에 등장해 얻은 유명세로 인해 저마다 독특한 이름을 갖고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닮았다고 해서 크리스마스 나무라고 불리는 나무입니다. 넓은 벌판에 달랑 나무 한 그루 서 있어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깁니다.



이렇게 태양 아래서도 자신있게 서 있습니다. 삿포로 시내에는 전깃줄이 없었는데 여기에는 전깃줄이 늘어서 있네요.



켄과 메리의 나무라고 하는데요. 닛산 자동차 CF를 찍었던 곳입니다. 켄과 메리는 CF의 남녀 주인공 이름이라네요.



세븐스타 나무입니다. 자작나무인 다른 나무들과 달리 떡갈나무예요. 1976년 세븐스타 담배 광고 배경으로 사용되면서 세븐스타 나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자작나무가 근사하게 심어져 있습니다.



태양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이곳의 눈은 녹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마일드세븐 언덕입니다. 담배 표지에 등장한 사진을 찍었던 곳입니다. 해가 저물어가고 있네요.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소원을 빌어보세요.



힘들게 찾아간 비에이의 맛집 준페이. 눈속에 파묻혀 있어서 몰랐어요.



준페이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고른 메뉴는 에비카츠카레. 새우튀김이 입안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맛있습니다.



흰수염 폭포 가는 길의 철제 다리 모습입니다. 저 다리 위에 서면 폭포를 볼 수 있어요.



할아버지의 흰수염을 닮았다고해서 이름붙여진 흰수염 폭포입니다. 에메랄드빛 물소리가 마음을 정화시켜줍니다.



폭포수는 어디로 흐르는 걸까요? 사진 찍을 때 눈보라가 계속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비에이는 조금만 방심해도 바로 눈이 쌓이는 곳입니다. 지붕의 눈은 바로 치워주지 않으면 무너질 수도 있어요. 도로에선 길이 사라져 차는 꼼짝 못하고 서 있어야 하고요. 이때 시동을 켜고 차 안에 있으면 배기가스가 외부로 배출되지 못하고 안으로 들어와 질식사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눈으로 꽁꽁 쌓여 있으니 혹시 차 안에 갇혔다면 시동을 끄고 있어야 합니다.




화이트아웃을 아시나요? 눈이 너무 많이 오면 앞이 하얘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현상을 말합니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화이트아웃 상태가 되면 눈을 향해 분무기를 뿌리는 것처럼 도저히 눈을 뜰 수 없다고 합니다. 화이트아웃일 때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로에는 화살표 모양의 표지판이 서 있습니다. 위 사진에 빨간색 화살표가 보이나요? 도로가 하얗게 변해 구분이 안될 때를 대비해 도로의 위치를 알려주는 화살표입니다. 밤에는 저 붉은색이 야광으로 빛난다고 하는군요.



버스는 한참 동안 눈밭에 멈춰 서 있었습니다.


>> 홋카이도 여행 (1) 눈의 도시 삿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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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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