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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대교 중간에 위치한 노들섬이 서울 랜드마크로 변신합니다.

노들이라는 이름은 ‘백로가 놀던 돌’이라는 뜻의 ‘노돌’에서 유래한 이름인데요.
일제시대때 개발이 시작돼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는 중지도로 불리며 한강 중심에서 백사장과 스케이트장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1960~70년대 한강개발이 이루어질 때 노들섬은 외면받았고 그 이후로는 가깝지만 다가가기 어려운 잊힌 섬이 되었습니다.

노들섬이 재발견되어 시민 공간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21세기 이후입니다.
2000년대 오세훈 시장이 노들섬을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선 예술섬으로 만들려 했지만 막대한 비용 탓에 포기했고
2010년대 박원순 시장은 오세훈의 계획을 백지화하고 텃밭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후 2019년 ‘음악을 매개로 한 복합문화기지’로 새단장했지만 교도소 같은 건물에 교통이 불편해 시민 외면은 계속됐죠.

이번에 오세훈 시장은 노들섬을 글로벌 예술섬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계획을 다시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시 디자인 공모에 세계적 건축가들이 참여했는데요.
3개의 디자인으로 압축됐고 곧 최종 선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토마스 헤더윅의 '사운드스케이프'
토마스 헤더윅의 '사운드스케이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디자인은
영국 토마스 헤더윅의 ‘사운드스케이프 Soundscape’입니다.
헤더윅은 뉴욕 전망대 ‘베슬’과 구글 신사옥 ‘베이뷰 캠퍼스’ 등을 설계한 세계적 건축가입니다.
서울의 산세를 형상화해 노들섬 위에 높이가 다양한 기둥을 세우고 풍경을 보면서 걸을 수 있는 ‘공중 하이킹’ 코스가 특징입니다.
이대로 완성되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수도 있겠지만
관건은 건축비가 무려 1조 5천억원이나 든다는 점입니다.

 

김찬중의 ‘노들링'
김찬중의 ‘노들링'


두번째 높은 점수를 받은 디자인은
김찬중 건축가의 ‘노들링 Nodel(r)ing’입니다.
서울 한남동의 마쉬멜로우 빌딩 등 창의적 건축물로 유명한 건축가죠.
노들섬을 비스듬히 옮긴 형태의 타원형 다리가 특징입니다.
‘노들링’은 용산구 이촌한강공원과 노들섬 사이에 대형 고리 모양 다리를 놓자는 구상입니다.
고리 내부에 선로를 만들어 4인승, 8인승 투명 캡슐 100여 개가 고리를 따라 회전합니다.
시민들은 이 캡슐을 타고 360도를 돌면서 한강과 노들섬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고리 위쪽엔 한강의 일몰을 볼 수 있는 전망대도 만들었습니다.
건축비는 2450억으로 상대적으로 가장 저렴합니다.
이동수단인 투명캡슐로 수익 창출도 가능해 가성비가 좋습니다.

 

위르겐 마이어의 '노들아트아일랜드'
위르겐 마이어의 '노들아트아일랜드'


3위는 독일 위르겐 마이어의 노들아트아일랜드입니다.
태극기의 건곤감리, 즉 하늘 땅 물과 불을 형상화한 구조물을 섬 곳곳에 배치해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노들섬 위에 구름 모양 구조물을 만들고 그 위로 구불구불한 공중 산책로를 내서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을 줍니다.
노들섬 동쪽에는 한국의 석탑을 본뜬 워터타워를 배치했고 그 아래엔 야외 수영장을 넣었습니다.
워터타워 꼭대기에서 수영장으로 폭포수처럼 물이 떨어지도록 해 장관을 이룹니다.
건축비는 7211억원입니다.

서울시는 곧 최종 당선작을 선정할 예정입니다.
내년 1월 설계에 들어가 2025년 완공한다는 계획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디자인이 마음에 드시나요?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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