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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제법 무겁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613 여관 사장님과 수다를 떨고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가 느즈막히 출발했습니다.


이날따라 일기예보가 정확히 맞았어요. 하루 종일 비가 그치지 않더군요. 그래도 우산을 쓰고 남해의 독일마을을 둘러보고 진주로 이동했습니다.



5. 독일마을


남해에는 독일마을과 미국마을이라는 이국적인 마을이 있습니다. 교포들의 정착과 관광지 개발을 위해 2000년대 조성한 마을입니다. 최근엔 일본마을도 지으려다가 논란 속에 철회했습니다. 독일마을에는 원래 40여 동의 건물을 지었는데 지금 독일 교포들은 단 4가구만 살고 있다고 하네요. 나머지 건물은 모두 펜션 및 식당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시계탑이 독일마을의 시작을 알립니다.



독일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놓인 비석입니다. 독일마을의 설립 목적은 1960년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을 기리기 위한 것입니다.



빨간 지붕의 건물들이 해변과 잘 어울립니다. 비만 오지 않았어도 사진이 조금 더 화사하게 나왔을텐데 아쉽네요.



이곳의 건물들은 모두 독일에서 부자재를 수입해 지었다고 합니다.



일러스트 안내판도 예쁩니다.



벽돌길과 건물들 사이로 남해 바다가 보이네요.



6. 벽련마을


금산 서쪽길을 드라이브하다가 우연히 예쁜 마을을 발견하고는 차를 세웠습니다. 검색해보니 이름이 벽련마을이라고 하네요. 마을 지형이 연꽃처럼 생겼다고 하여 벽련(푸른 연꽃)이라고 부른답니다.



차를 멈출 만하죠? 뒤쪽에 보이는 섬은 동백꽃이 피는 '노도'입니다. 낚시 마니아들이 즐겨찾는 곳이라고 합니다.



마을 수호신 솟대가 벽련마을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길을 가다가 또 한 번 차를 세운 곳은 이렇게 동상과 작은 기념관이 있는 곳입니다. 기원전 2세기,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아 방사 서복을 이곳 남해로도 보냈다고 합니다. 2015년 중국서복회가 기념상을 남해에 기증해 이렇게 도로 한복판에서 서복기념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7. 진주냉면


렌트카를 반납하고 버스를 타고 진주로 이동했습니다. 남해에서 진주까지는 버스로 1시간 10분 걸립니다. 확실히 큰 도시로 왔더니 분위기가 다릅니다. 익숙한 도시 냄새가 나요. 진주는 한때 경남의 도청소재지가 있던 경남의 거점도시로 34만 명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급하게 원래 일정을 변경해 진주로 왔기 때문에 진주에서 오래 머물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두 가지만 하기로 했습니다. 냉면과 진주성입니다.



하연옥은 70년 역사를 가진 곳이라고 합니다. 이곳의 진주냉면은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는데 냉면 마니아인 제가 안 먹어볼 수 없겠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25분 정도 가야 하연옥 본점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외관은 새로 단장해서 70년 역사를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하연옥 물냉면의 고운 자태입니다. 면은 칡면을 쓰는 것 같았고, 멸치육수에 고명을 잔뜩 얹었습니다. 아무래도 냉면에 멸치육수가 어색하다보니 약간 비릿하고 익숙하지 않은 맛이었습니다. 한 번은 먹어볼 만하지만 다음에 굳이 또 찾을지는 모르겠네요.



8. 진주성


다시 버스를 타고 진주성에 도착했습니다. 진주성은 신라시대부터 지은 성입니다. 고려시대 왜구의 침입을 막아냈고, 조선시대 임진왜란 초기에는 김시민 장군이 활약하며 왜군을 방어했습니다. 그러나 1593년 왜의 두번째 침략때 함락된 비운의 성이기도 합니다.



이날 봄날인데도 비가 많이 내리고 추워서 사람이 아무도 없네요. 입장료 2천원을 내고 들어갑니다.



진주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물이 바로 촉석루입니다. 강 가운데 돌이 우뚝 솟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1365년 고려 공민왕 때 건립 후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입니다. 그러나 이곳은 임진왜란 때 수만 명이 죽은 비운의 누각이기도 합니다.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패한 조선군은 촉석루에서 자결하거나 남강에 투신했는데 넓은 강에 피가 흥건했다고 하니 그 처참한 광경이 상상도 되지 않네요.



논개 역시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왜장과 함께 촉석루에서 남강으로 투신했습니다. 논개의 영정과 신위는 이곳 의기사에 모셔져 있습니다.



진주성곽 너머로 진주 시내가 보입니다. 진주성이 지어진 시대부터 100년 전인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진주성보다 높은 건물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면 급변하는 역사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성 안의 백성을 지켜주던 총통들은 역사의 유물이 되었습니다.



진주성 내부에는 한적한 산책로가 조성돼 있습니다. 빗길을 걸었습니다. 청량감이 느껴지네요.



붉은 낙엽도 떨어져 있고요.



제1차 진주성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충무공 김시민 장군의 동상입니다.



9. 국립진주박물관


진주성 안에는 국립진주박물관이 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사료를 잘 모아놓은 박물관입니다.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박물관 내부는 이렇게 웅장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1910년대 진주성은 이런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허허벌판에 높이 솟은 성곽만 보이네요.



100년 전 촉석루는 이런 모습이었다네요. 이 촉석루는 임진왜란 때 파괴된 것을 1618년 광해군이 재건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한국전쟁 때 불타 없어집니다. 지금의 촉석루는 1960년에 또다시 재건한 것입니다.



박물관 한켠에 두암 김용두 선생이 기증한 문화재를 전시해놓은 곳이 있습니다. 두암은 일본에서 사업으로 돈을 벌어 유출된 문화재를 사모았다고 해요.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사진에 보이는 소상팔경도입니다. 강천모설(해질녘 내리는 눈), 평사낙안(모래펄에 내려앉은 기러기 떼), 동정추월(동정호에 비친 가을 달), 소성아우(한밤중 소수와 상강에 내리는 비) 등 안견풍으로 그린 필자 미상의 산수화로 박물관은 8점을 모두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립진주박물관 앞에 멋지게 뻗어 있는 소나무가 당당합니다.



솔방울에 이슬이 맺혔어요.



박물관 옆 '민'이라는 작은 카페에서 여독을 풀었습니다.



카푸치노를 마시며 1박 2일의 짧지만 꽉 찬 일정을 복기했어요. 이제 서울로 올라갈 일만 남았군요.



>> 남해~진주 1박 2일 (1) 보리암에서 613 여관까지



Youchang
저널리스트.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세상에 없던 생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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