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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임브레이스 / Los abrazos rotos / Broken embraces / 2009
브로큰 임브레이스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2009 / 스페인)
출연 페넬로페 크루즈, 루이스 호마르, 블랑카 포르틸로, 호세 루이스 고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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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모도바르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항상 파격적인 소재로 자유분방한 영화들을 만들어왔으며프랑코 독재 이후 경직되어 있던 스페인 사회에 문화적 충격을 가져왔다.동성애, 양성애, 가학적 음란증,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에 시체 애호증까지...싸구려와 잘 짜여진 화술 사이의 중간 지점에서 알모도바르는 명성을 얻었다.
<마타도르>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 <욕망의 낮과 밤> <라이브 플레쉬><하이 힐> <키카> <비밀의 꽃> 등 이름만 들어도 섹시한 분위기가물씬 풍기는 영화들이 그의 필모그래피를 가득 채우고 있다.
알모도바르가 변신을 시도한 것은 1999년작 <내 어머니의 모든것> 부터다.깐느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기도 했던 이 영화에서알모도바르는 감동적인 가족 이야기를 풀어냈다.자신만의 스타일이 잔뜩 묻어 있지만의외로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었다.성도착자나 성전환자 등 알모도바르 영화에 빠지지 않는 인물들은 여전하지만이야기는 좀더 무거워지고 화면은 좀더 따뜻해졌다.
아마도 회갑을 넘긴 나이 탓이리라.
이후 식물인간이 된 발레리나와의 사랑을 다룬 <그녀에게>,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스릴러 <나쁜 교육>,여성들로 이루어진 가족들의 연대감을 다룬 영화 <귀향>을 거쳐또한번 페넬로페 크루즈와 작업한 영화가 <브로큰 임브레이스>다.
알모도바르의 작품을 처음 보는 이들에게 이 영화는 충분히 섹시한 영화지만알모도바르의 영화 중에 성적으로 가장 정상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점은참 아이러니하다.
이 영화에는 젊은 여자와의 사랑에 집착하는 노인이 나오는데알모도바르 자신이 이 노신사에게 자신을 투영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성에 집착하던 모습 그대로다.

<브로큰 임브레이스>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 관한 영화다.장님이 된 영화감독과 그를 장님으로 만들만큼 사랑했던 여배우,그리고 질투의 화신인 여배우의 남자(노인).영화감독과 한때 사랑했고 지금은 함께 사는 여자와 그 여자의 아들.이렇게 다섯 명이 영화의 주 배역이다.
스포일러를 쓰지 않기 위해 스토리를 자세히 적을 수는 없지만영화를 보는 내내 다음 장면이 기다려지고 또 인물들의 사연이 궁금할 만큼훌륭한 스토리텔링이 돋보인다. 입담꾼 알모도바르의 솜씨다.심지어 영화 속의 영화로 등장하는 <숙녀와 가방>의 스토리조차도 재미있다.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알모도바르 감독이 생각하는'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란 30분에 한번씩 베드씬이 나올 정도로 섹시해야 하고,인물들의 관계는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매듭이 풀릴 정도로 촘촘해야 하며,스토리는 캐릭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것이다.그리고 마지막으로 결말은,정리한다기보다는 알듯 말듯 오묘하지만 당연하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Youchang
저널리스트.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세상에 없던 생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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