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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이 바뀌는 코믹 드라마인 <비밀>, 헤이안 시대 요괴 판타지 <음양사>.
두 편으로만 알고 있던 타키타 요지로 감독이 2009년 오스카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고 했을때 한편으로는 매우 의아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과연 어떤 영화기에
하는 기대가 들기도 했다. 이번에 한국영화로 후보 추천된 <크로싱>이 워낙
별볼 일 없는 영화였기 때문에 그 반대급부로 괜찮은 일본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영화를 본 지금 드는 생각은 얼마나 후보가
없었기에 이 정도의 영화가 수상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오스카 외국어영화상은 각 나라에서 한 편씩만 추천하기 때문에 대부분
자신들의 전통문화가 깃들어 있는 영화들이 후보에 오르기 마련이다.
한국영화만 해도 대부분 보편적인 주제 보다는 전통적인 소재를 다룬 영화에
더 높은 점수를 주며 오스카에 추천서를 써주곤 했었다.
예컨대 김기덕 보다는 임권택을, 봉준호 보다는 이준익을 더 선호했다.

이런 방식은 일본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닌가보다.
<굿&바이>는 일본의 전통 장례풍습을 감상하는 재미 외에는 그다지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없는 영화이다.
느릿느릿한 극의 흐름으로 주인공의 새로운 직업 체험을 따라가는 잔잔한 재미와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는 차분한 마음은 있을 지 몰라도
지금까지 수천번을 봤을 법한 너무나 뻔한 드라마는 영화를 안타깝게 만든다.

시골 고향으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살면서 장인정신을 발견하고,
오해 속에 갈등이 생기고 새로운 죽음으로 오해가 풀리고 가족과의 화해가 그려진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손에 꼭 쥔 돌멩이...
난 정말 그 장면에서 닭살이 돋아서 눈을 감고 싶었다.

<쌍생아>에 나왔던 모토키 마사히로는 그때처럼 새로운 세계에 눈뜨면서도
한편으로 연약하고 소심한 남자를 조용한 목소리로 연기했다.
이슈 메이커 히로스에 료코는 <비밀>에 이어 타키타 요지로 감독과 또 만났는데
톡톡 튀던 <비밀>에서와 달리 지나치게 수동적인 여자 역할이라서 실망스러웠다.

어쨌든 <굿&바이>는 염습사라는 일본 장례풍습 속의 직업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영화이기는 하다.
또 막연히 동양문화에 동경을 갖고 있는 서양 사람들이 봐도 좋기는 하겠다.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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