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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 듀오, 둘이서 함께 만들면 더 좋다 (2) 부부


피에르 퀴리와 마리 퀴리


피에르 퀴리 & 마리 퀴리


1903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수상한 퀴리 부부.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을까요?


마리 퀴리의 태어날 때 이름은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그녀는 폴란드계 유태인입니다.

폴란드의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는 폴란드에선 여자가 대학 입학을 할 수 없었기에 프랑스로 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수학, 화학, 물리학을 배웁니다.


피에르 퀴리와는 1894년 파리 대학에서 만났습니다.

그녀가 1867년생이고 피에르가 1859년생이니 두 사람은 8살 차이가 나네요.


처음 만날 때 피에르는 35살, 마리는 27살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만난 이듬해인 1895년 결혼합니다.

이후 공동으로 연구하며 1898년 라듐과 폴로늄을 발견해냅니다.



마리의 연구는 막노동에 가까운 실험이었습니다.

역청우라늄광에 숨은 미지의 원소를 분리하기 위해 용액에서 생성된 물질을 결정화하고 이를 세척한 뒤 다시 용해시키고 결정하는 과정을 오랜 기간 반복했습니다.


우라늄 광산 인근에 버려진 수톤의 쓰레기를 연구실로 가져옵니다.

그 속에서 나뭇가지며 각종 찌꺼기들을 일일이 분리해냅니다.

연구실은 당연히 악취로 숨쉬기도 힘들었겠죠.

또 우라늄에서 나온 방사능 때문에 건강도 악화되었을테고요.

이렇게 힘든 과정 끝에 분리해낸 게 바로 '라듐'입니다.


그녀가 라듐과 함께 발견한 '폴로늄'은 마리의 모국인 폴란드에서 따서 명명한 것입니다.


마리 퀴리와 피에르 퀴리


그런데 피에르는 1906년 마차 사고로 죽고 맙니다.

졸지에 홀로 남은 마리, 그러나 그녀는 연구에 매진해 1911년 라듐의 성질 및 그 화합물 연구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합니다.


지난 번엔 공동수상이었지만 이번엔 단독 수상입니다.

최초 여성 노벨상 수상자이자 2관왕이란 영예를 얻게 된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잘 알려진 스토리입니다.

어릴 적부터 위인전에서 많이 보아온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녀는 남편이 죽고 난 뒤 홀로 연구에만 매진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서 다른 남자가 등장합니다.


마리에겐 피에르 외에도 다른 남자가 있었습니다.

피에르의 제자이자 전자기장 연구로 이름을 알린 프랑스인 폴 랑주뱅이었습니다.

피에르가 죽은 뒤 마리와 폴은 사랑에 빠졌습니다.


폴 라주뱅


그런데 두 사람의 관계엔 문제가 있었습니다.

폴은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었거든요.


어디서 보던 이야기라고요?

불륜 소재 드라마에 많이 나온다고요?

노벨상 수상자라고 뭐 크게 다르겠어요?

인간사 뜯어보면 다 비슷하죠.


아인슈타인과 피카소의 여성편력에 비하면 마리 퀴리의 애정 행각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마리는 여자라는 이유로 더 지탄받았습니다.


연구실에만 있었기에 두 사람의 연애는 발각되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알려졌을까요?


두 사람이 몰래 나누던 연애편지가 있었나봅니다.

폴의 부인이 이걸 발견하면서 일대 파란이 일어납니다.

마리 퀴리는 이미 당대에 유명한 과학자였기에 불륜 사실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휩쓸었고요.

1911년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되어 있던 터라 각계에선 노벨상 수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져갔습니다.


마리의 불륜을 보도한 신문


결국 폴이 가정으로 돌아가면서 두 사람의 비밀연애는 종지부를 찍었습니다만 마리에겐 사회적 지탄이 따라붙었습니다.

마리는 라듐 연구에 몰두하느라 방사능에 노출돼 1934년 백혈병으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녀의 장례식엔 열 명도 채 오지 않았다고 하니 참 쓸쓸한 죽음이었네요.


당시 사회는 폴과 마리가 함께 불륜을 저질렀음에도 유부남인 폴은 용서받고 마리만 수모를 당할 정도로 여성에게 가혹했습니다.

(이런 점에선 지금의 한국사회도 다르지 않네요.)


어쨌든 마리는 딸도 잘 키워내서 딸 부부인 이렌 졸리오퀴리와 프레데리크 졸리오퀴리도 1935년 '인공 방사선 원소의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합니다.

한 집안에서 노벨상만 3개를 받은 것이지요.


훗날 마리의 공적을 기려 방사능 단위에 '퀴리', 화학 원소에 '퀴륨'이 적용되었습니다.


작년 영국 방송사 '스카이'가 조사한 '세상을 바꾼 여성' 순위에서 마리 퀴리는 1위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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