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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극장가에 3파전이 펼쳐진다. <타짜: 신의 손> <루시> <두근두근 내 인생>이 개봉 첫 날인 3일 나란히 1,2,3위를 차지했다. <명량> <해적>의 바통을 새로운 한국영화 두 편이 이어받았고, 최민식의 할리우드 데뷔작이라는 호기심에 <루시>에 대한 관심도 높다.


그런데 영화는 세 편인데 휴일은 길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는 대체휴일이 포함돼 더 길어졌다. 극장에서 영화를 봤는데 여운이 오래 남는다면? 혹은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 세 편을 추천한다. IPTV, VOD 혹은 DVD를 통해 챙겨보시라.




타짜: 신의 손 vs 라운더스


1998년작 <라운더스>는 포커 실력이 프로급인 법대생 이야기다. <타짜>의 고니와 대길이 도박의 세계에 한 번 맛을 들인 후 빠져나올 수 없었듯 <라운더스>의 마이크(맷 데이먼) 역시 법조인의 꿈을 접고 도박사의 길로 나선다. 그러나 마이크는 러시아 마피아를 들먹이는 테디(존 말코비치)에게 등록금으로 쓸 돈 3만 달러를 다 날리더니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등학교 동창 웜(에드워드 노튼)과 짜고 속임수 포커판을 만들기 시작한다.


“우리는 운명에서 도망칠 수 없어. 운명이 우리를 선택하니까."



<라운더스>는 포커판을 인생이라는 전쟁터에 비유하며 이제 막 사회로 나선 젊은이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떤 인생을 살아가야 할 지 묻는다. 인생의 낭떠러지에서 추락해 빚만 잔뜩 지게 된 그는 어느 쪽이든 베팅하지 않으면 이 상황을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테디를 찾아가 끝장 승부를 보자고 제안한다. 이름만으로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배우들이 두뇌게임을 벌이는 장면은 다시 봐도 짜릿하다.


이 영화 외에도 <쉐이드> <매버릭> <신시내티 키드> <카지노> <21> 등이 좋은 평가를 받은 도박 영화들이다. <타짜: 신의 손>에서 최승현, 신세경, 이하늬가 나란히 속옷차림으로 화투를 치는 장면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속임수를 없애기 위해 스트립 포커를 치는 장면이 등장하는 SF 영화 <인 타임>도 추천한다.




두근두근 내 인생 vs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은 김애란의 원작 소설과 달리 조로증 아이를 키우는 부모 강동원과 송혜교에게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1996년작 <잭>은 제목처럼 조로증에 걸린 아이 잭이 주인공이다. 얼마 전 사망한 로빈 윌리암스가 얼굴과 몸은 40대 중년이지만 실제 나이는 10살인 잭 역할을 맡아 능청스런 연기를 펼쳤다. 거장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할아버지의 따뜻한 감수성으로 만든 영화다.



잭은 학교에서 놀림감이자 호기심의 대상이다. 애초 부모는 잭을 학교에 보내고 싶어하지 않아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는 대신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꿀 줄 아는 현명한 아이다. 잭은 아이와 어른의 세계를 중재하면서 친구를 사귀고 교사의 마음을 얻는다. 그를 놀려대던 같은 반 아이들도 하나둘씩 그의 곁으로 온다. 한 급우의 엄마가 학생인 줄 모르고 잭에게 접근해 이상야릇한 로맨스가 펼쳐지기도 하는데 잭은 그 위기(?)를 기회로 만들 정도로 몸과 마음이 성숙하다. 너무 찬란해서 결코 평범해질 수 없는 아이 잭을 보면서 그동안 영화 속에서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연기해왔던 로빈 윌리암스를 추억해보는 것도 좋겠다.




루시 vs 리미트리스


뤽 베송 감독의 <루시>에서 미스터 장(최민식)에게 납치된 루시(스칼렛 요한슨)는 약물이 온몸에 퍼지면서 뇌를 100%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2011년작 <리미트리스>의 에디(브래들리 쿠퍼) 역시 마찬가지다. 글 못 쓰는 무능력한 작가로 여자친구에게 차인 그는 어느날 전처의 동생이 준 신약을 먹고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을 느낀다. 뇌의 기능을 100% 작동시켜주는 그 약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명확하게 판단하도록 돕는다. 그는 장편소설 한 편을 뚝딱 써내고 어려운 수학공식을 단숨에 풀며 주식투자로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인다. 그러나 신약을 노린 범죄조직이 찾아오면서 그는 쫓기는 신세가 된다.



두 영화는 "인간은 뇌를 10%도 사용하지 못한다"는 속설에서 비롯됐는데 사실 이는 과학적으론 근거가 없다.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능력을 겸손하게 이르면서 한 말이 현재까지 통용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야 어쨌든 영화를 보고나면 이 신기한 신약을 당장 구하고 싶어질 것이다.



Youchang
저널리스트.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세상에 없던 생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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