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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윤의 '까톡'을 들으며 그동안 한 번쯤 쓰고 싶었던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우선 이 노래가 재치있는 가사에 비해 노래가 상당히 묵직한 톤으로 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한 번 찾아서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다 좋은데 너무 진지한게 흠인 노래입니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중 카카오톡을 쓰지 않는 사람은 3%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왜, 처음에 스마트폰을 살 때 카톡으로 무료문자 쓸 수 있다고 해서 스마트폰 사신 분들 많잖아요.

대리점에서 아예 그렇게 호객행위를 하기도 했고요. 카톡은 돈 한 푼 안들이고 열혈 영업사원을 둔 셈이었죠.

카톡을 쓰지 않는 3%는 아마도 수험생이나 혹은 집중해야 할 일이 많아 방해받고 싶지 않은 분들일 겁니다.



카톡 덕분에 문자도 무료로 할 수 있고 그룹채팅도 가능해져 편리함도 큽니다.

그러나 유세윤이 말하는 것처럼 카톡의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인간에게는 선천적으로 미디어 중독성이 있어서 어떤 미디어든 중독되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어린 아이에게 아이패드 주면 재밌다고 갖고 놉니다. 뺏으면 울고 불고 난리칩니다.

또 아이들은 TV 화면에서 눈을 못 떼죠. 사람이나 동물을 의인화한 캐릭터에 특히 열광합니다.

이는 인간이 호기심, 유희의 본능, 소통 욕구와 함께 미디어 의존성을 갖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미디어 의존성의 기저에는 외롭지 않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소외되고 싶지 않은 일차원적인 욕구 말입니다.

인간은 교육제도를 통해 이런 본성을 스스로 통제하길 바라지만 그게 쉽지는 않습니다.

오늘도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카톡을 합니다.

왜 할까요? 게임 캐릭터나 카톡 친구와 소통하는 게 재밌으니까요.



미디어는 계속해서 사람들을 한데 모으려고 합니다.

예전에는 제작자가 독자에게 주입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게 전부였지만 이제는 다같이 떠듭니다.

최근 10~20년 사이 변화가 특히 두드러지죠. 인터넷과 모바일의 등장으로 미디어가 새롭게 변하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인터넷은 사람들을 과연 얼마나 바꾸었을까요?

사람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전혀 다르게 바꾸었을까요?


이 부분부터 진짜 고민이 시작되었고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지금부터입니다.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르는 바뀌었지만 궁극적으로 바뀐 것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카톡을 합니다.

예전에는 PC에 앉아 게임을 하거나 채팅을 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전화기로 실컷 수다를 떨거나 TV를 함께 봤습니다.

매체가 바뀌었지만 궁극적으로 달라진 것은 별로 보이지 않는군요.

결국 변하지 않는 사실은 인간은 기계를 통해 소통을 하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계를 통해 소통하는 것을 직접 대면하기보다 더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부모와 살갑게 지내던 아이가 어느 순간 부모와 데면데면해지는 것처럼 말이죠.


인터넷이 사람들을 별로 바꾸지 않았다는 것은 인터넷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면 더 명확할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사람들은 무얼 주로 이용할까요?

메일을 쓰고 뉴스를 보고 게시판을 이용하고 댓글을 남기고... 이렇게 대부분 '텍스트'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끊임 없이 읽고 쓰고를 반복합니다. 어떤 글이든 활자로 소통합니다.

따라서 활자를 벗어난 상상력은 아직은 소통할 수 없습니다.

사진과 동영상과 화려한 그래픽이 등장했지만 인터넷이 없던 시절, 예의 그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역시 대세는 텍스트입니다.

사람들은 텍스트로 시작해 텍스트로 끝맺는 하루를 보냅니다.

그 텍스트가 모바일에 들어와 더 가까워졌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그토록 텍스트와 친숙하면서도 왜 책을 읽지는 않을까요?

왜 책 판매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을까요?

인터넷의 텍스트와 책의 텍스트는 형식이 다르기 때문일 겁니다.

텍스트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인터넷에서 사람들은 원하는 정보를 찾을 때까지 스킵하고 또 스킵합니다.

그래서 짧은 호흡의 글에 익숙해졌습니다.

조금만 길어도 이 글이 읽을 가치가 있는지 아닌지 의심합니다. 긴 호흡을 견디지 못합니다.

이것이 인터넷과 모바일이 사람들에게 끼친 가장 큰 영향이겠네요.


구글은 검색 결과를 표시할 때 사람들이 많이 검색하는 것 위주로 정렬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열어본 페이지는 더 정확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검색결과 상단에 노출하는 것입니다.

구글은 검색결과 뿐만 아니라 언어 번역에서도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뜻을 인식해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많이 번역된 문장으로 바꾸어주는 것입니다.


확률은 분명히 정확도를 높이는 좋은 방법입니다.

더구나 지구상의 인구는 50억 명이나 되니까 이론상으로는 수억 번 검증이 가능한 방법이죠.

하지만 확률이 틀릴 경우, 인터넷의 텍스트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네이버 지식인, Quora, 위키피디아 등 집단지성은 훌륭하면서도 때로 오류를 걸러내지 못합니다.

실제 그런 사례도 많이 있지요. 학교에서 어떤 학생은 선생님에게 오히려 따진다고 합니다.

"구글 검색에서 이렇다고 나왔는데 왜 선생님은 제 답을 틀리다고 하신건가요?"



글을 마무리하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 텍스트의 역할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구텐베르크 혹은 다라니경으로 활자가 생겨난 이래, 활자는 그동안 지식의 전달방법이자 강력한 무기이자 유희의 도구였습니다.

인터넷으로 텍스트가 보편화되면서 무기, 지식으로서의 역할은 퇴조하고 유희의 도구로서의 기능은 더 강해졌습니다.

카톡의 등장은 놀이 도구로서 텍스트의 기능을 더 강화했습니다.

어쨌든 재미있지 않은 텍스트는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되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앞으로도 텍스트의 역할이 계속해서 커지는 방향으로 역사가 흘러갈까요?

혹은 영상매체가 텍스트를 뛰어넘을 수도 있을까요?

모바일의 영역이 점점 커져갈수록, 인터넷이 사람간의 연결이 아닌 사물간 연결까지 꿈꿀수록, 더욱 궁금해지네요.



Youchang
저널리스트.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세상에 없던 생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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