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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킬링 문 Killers of Flower Moon★★★★☆ 마틴 스콜세지 감독
오세이지족에 대한 세심한 묘사, 1920년대 오클라호마에서 벌어진 인디언 차별과 살인사건, 가스라이팅하는 삼촌과 생각 없이 행동하는 조카 어니스트, 3시간 30분에 달하는 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치밀한 구성, 난폭하고 떠들썩한 백인과 책임감 갖고 침묵하는 인디언의 대비, 라디오 드라마로 각색되어 전해오는 이야기임을 알려주는 에필로그, 인디언에게 5월 보름달을 뜻하는 플라워 문으로 장식하는 엔딩. 신선도 만점의 걸작. (2023.12.27)
 
나폴레옹 Napoleon★★★☆ 리들리 스콧 감독
프랑스 혁명부터 나폴레옹의 집권과 죽음까지. 연대기 방식으로 풀어놓은 나폴레옹 이야기. 자신만만한 유럽의 정복자이지만 조세핀에게는 한없이 약했던 남자. 여러 전투 장면의 역사적 고증에 큰 돈을 투입했을텐데 지금 시대에 맞는 대중성은 잡지 못했다. (2023.12.11)
 
서울의 봄 12.12: THE DAY★★★☆ 김성수 감독
쿠데타를 일으키려는 전두광과 막으려는 이태신의 대결. 끝까지 밀고가는 추진력만큼은 대단하다. (2023.11.29)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 A Haunting in Venice★★★☆ 케네스 브래너 감독
유령의 집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도전하는 에르퀼 푸아로. 공포와 심리극이 우아하게 만났다. 아름다운 베니스의 비주얼에 절반의 공은 돌려야 할 듯. (2023.11.05)
 
발레리나 Ballerina★★ 이충현 감독
발레리나 친구의 복수를 위해 나선 전직 요원 출신의 미스터리 여자 이야기. 멋진 영상을 만들긴 했지만 비현실적인 클리셰 덩어리. (2023.10.14)
 
노웨어 Nowhere★★★★ 알베르트 핀토 감독
전체주의 국가에서 임신한 몸으로 컨테이너를 타고 도망친 여자. 남편이 다른 컨테이너로 가게 되자 홀로 남은 그녀는 망망대해 컨테이너에 갇혀 아기를 출산하고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인간의 생존과 생명의 탄생이라는 주제에 몰입하게 만드는 연출력이 대단하다. 아나 카스티요의 강인한 여성을 보여준 발군의 연기력은 극찬을 받아야 한다. 종이의 집 감독의 수작. (2023.10.02)
 
잠 Sleep★★★☆ 유재선 감독
렘수면 장애를 겪는 남편, 갓 태어난 아기를 지키려는 아내, 층간 소음으로 항의하던 아래층 할아버지의 딸. 몽유병 스릴러인줄 알았더니 무속 호러. 엔딩 이후 에필로그가 없어서 아쉽다. (2023.10.02)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Like Father, Like Son★★★★☆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7세 소년 케이타 역할의 나노미야 케이타의 슬픈 눈망울 연기가 압도적이어서 설득될 수밖에 없는 기른 정. 아이들과 놀아주는데 서먹하던 료타가 케이타가 찍어준 사진을 보고 눈물 흘리는 장면이 너무 좋다. 핏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를 키우는 과정이라고 조용히 설득하는 영화. (2023.09.11)

 

바비 Barbie★★☆ 그레타 거윅 감독
메시지가 스토리를 집어삼킨 영화. 마고 로비는 독보적. 라이언 고슬링 고군분투. 바비월드가 낯선 관객에겐 지나친 이질감. (2023.09.02)

 

쉘 위 댄스 Shall We Dance?★★★☆ 스오 마사유키 감독
창밖을 바라보는 여자에 혹해 댄스교습소에 들어선 중년남, 남편을 의심하는 착한 아내. 걱정과 달리 사교댄스에 빠져든 남자. 불륜으로 치닫지 않은 점잖은 댄스영화. 남자화장실 소변기에서 대화 나누는 장면은 왜 이리 많은지. 잔잔하지만 마지막 장면은 꽤 드라마틱하다. (2023.08.29)

 

피닉스 Phoenix★★★☆ 크리스티안 펫졸드 감독
수용소에서 살아돌아온 여자가 그녀의 재산을 노리는 옛 남편을 만난다. 아무리 얼굴을 성형했어도 아내를 알아보지 못하는 남자를 이해할 수 없지만 세심한 감정선으로 이끌어가는 수작. 니나 호스가 나즈막히 부르는 마지막 노래가 명장면으로 남은 영화. (2023.08.27)

 

미드소마 Midsommar★★★★ 아리 애스터 감독
스웨덴의 작은 마을 호르가에서 열리는 하지 축제에 참가한 네 명의 미국인들. 컬트 공동체에 발을 들인 이들이 하나씩 제물로 사라져간다. 신경쇠약 직전의 대니와 헤어질 궁리를 하는 남자친구 크리스티안의 커플 심리묘사가 컬트 의식과 대비를 이룬다. 밝고 화사한 백야 영상에 불편하게 장엄한 음악이 어우러진 기괴한 호러. 이국적인 상황을 유려하게 빚어낸 연출력이 탁월하다. (2023.08.26)

 

보 이즈 어프레이드 Beau Is Afraid★★★★ 아리 애스터 감독
슈퍼맘에 고통받는 중년의 남자. 상상과 현실을 결합한 독특한 카프카적 판타지. 자궁에서 태어나는 1인칭 시점으로 시작해 엄마집에 가는 험난한 여정을 시각화. 난폭한 일들이 벌어지는 집밖을 나서기를 두려워하는 남자, 따뜻한 부모의 보살핌을 받는 남자, 쇠사슬을 끊고 세 아들을 낳은 남자, 죽지 않은 엄마를 만나는 남자, 거대한 자궁 같은 법정에서 인생을 심판받는 남자 등 피카레스크식 이야기가 3시간 동안 펼쳐진다.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에 빠져들게 되는데 엄마에 대한 컴플렉스가 많은 사람만 공감할 수 있을 듯. (2023.08.26)

 

오펜하이머 Oppenheimer★★★★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긴박한 서사를 전달하는 음악의 힘. 난해함을 넘어서는 실존인물의 힘. 긴 호흡을 끌고 가는 리드미컬한 편집의 힘. 최대살상무기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하자 오명을 뒤집어 쓴 오펜하이머의 굴곡진 인생. 스트로스 대령과의 악연이 컬러와 흑백을 오가며 빠르게 전개된다. (2023.08.15)
 
콘크리트 유토피아 Concrete Utopia★★★★☆ 엄태화 감독
대재앙으로 모든 아파트가 무너지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황궁아파트. 아파트 이기주의부터 부동산 사기까지 한국사회 주거현실의 문제점을 총망라하면서도 스릴러로서 재미를 잃지 않는 수작. 아파트의 수직 수평 구조를 아름답게 활용하고 교차편집도 세련됐다. (2023.08.12)

 

드림 Dream★★☆ 이병헌 감독
사고뭉치 축구선수가 홈리스 축구팀 감독이 되어 첫 월드컵에 출전한다. 축구 장면은 역동적이지만 드라마와 코미디는 진부하다. 다큐PD 역할의 아이유가 없었으면 큰일날 뻔. (2023.08.11)

 

교섭 The Point Men★★★☆ 임순례 감독
외교부 교섭관과 국정원 요원의 버디무비 플롯으로 재구성한 아프가니스탄 교민 피랍사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전개. 탈레반과 직접 협상 과정이 긴장감 넘친다. (2023.08.11)

 

범죄도시3 The Roundup: No Way Out★★ 이상용 감독
경찰과 야쿠자 악당은 두 명이지만 익숙하게 날려보낸다. 너무 가볍지만 그게 관객이 원하는 것. (2023.08.10)

 

비공식작전 Ransomed★★★ 김성훈 감독
1987년 중동 전문 외교관이 레바논에서 납치된 외교관을 구출해내는 실화에 적당히 살을 붙인 이야기. 긴박감 넘치는 추격전에 외교부와 안기부의 권력관계 재현이 볼거리. 특별히 새로운 장면은 없고 그럭저럭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스릴러. 레바논 무장단체 납치범에 대한 묘사가 제대로 안 되어 있어서 단순히 총에 맞을까봐 도망다니는 것 이상의 임팩트가 없다. 하정우는 매번 비슷한 연기를 한다. (2023.08.06)

 

밀수 Smugglers★★★ 류승완 감독
해녀 액션을 위한 영화. 찰진 대사들과 70년대 고증 구수하고 청량한 매력. 캐릭터들도 각자의 역할분담이 잘 되어 있다. 그런데 영화가 너무 단순하다. (2023.07.30)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Mission: Impossible - Dead Reckoning - PART ONE★★★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인공지능 엔티티를 제어할 수 있는 2개의 열쇠를 둘러싼 어드벤처. 자물쇠가 있는 심해 잠수정을 찾아가는 2부 예고편. 로마 자동차 추격전, 추락하는 오스트리아 기차 열차칸을 계속해서 올라가는 장면 스릴 넘치지만 오리지널리티는 약한 편. (2023.07.15)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Indiana Jones and the Dial of Destiny★★★ 제임스 맨골드 감독
80세가 넘은 인디아나 존스와 함께 60년대로 시간여행. 정신없이 이어지는 추격전에서 맹활약하는 해리슨 포드는 놀랍다. 아르키메데스의 유물을 찾아다니는 중반부터는 지루해진다. (2023.07.01)

 

엘리멘탈 Elemental★★★★☆ 피터 손 감독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물의 세계와 불의 세계. 물불 안 가리는 사랑에 관한 우화. 대단한 능력자 물과 불의 표현 섬세하고 감정선을 건드리는 스토리는 탁월하다. 서로를 없앨 수 있는 물과 불이 서로 손을 잡는 순간 마법같은 일이 펼쳐진다. 전혀 다른 두 존재가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이 아름답다. 픽사는 역시 픽사다. (2023.06.24)

 

자기 앞의 생 The Life Ahead★★★ 에도아르도 폰티 감독
소피아 로렌의 둘째 아들이 감독한 영화. 세네갈을 탈출한 소년 모모, 비슷한 고통을 겪으며 살아온 치매 할머니와의 우정. 유일하게 의지해온 할머니가 죽은 뒤 혼자 남은 모모를 오랫동안 담은 장면이 인상적. (2023.06.18)

 

오마주 Hommage★★★☆ 신수원 감독
세번째 영화를 만들어 개봉했지만 흥행 실패로 좌절한 여성 감독. 아들은 밥 달라고 보채고 남편과는 별거 중이다. 그는 1962년 한국 최초의 여성감독 영화인 여판사를 복원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50년 전 영화 속 인물들을 찾아나선다. 영화 속에서 여자가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검열을 당하고 유일한 여성감독으로 차별당하던 옛 홍재원 감독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한 김지완 감독은 복원작업이 진행될수록 그녀를 롤모델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홍재원 감독 주변 인물들 노인 배우들 연기가 놀랍다. (2023.05.12)

 

리멤버 Remember★★★ 이일형 감독
60년전 계획한 복수를 감행하려는 80대 노인. 치매 속에도 죽여야 하는 친일파 명단을 손가락에 써놓고 한 놈씩 처단해간다. 친일파 청산을 하지 못한 역사를 사적 복수로 대신하는 할리우드 장르물을 닮은 복수극. 노인이 끌어들인 20대 청년을 관찰자로 배치해 현재와 연결시키려 했다. 역사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면이 있지만 스토리를 따라가는 재미는 있다. (2023.05.12)

 

메기 Maggie★★★★ 이옥섭 감독
독립영화계 어벤져스급 캐스팅. 화면 구도, 색감, 음악이 너무 좋다. 관찰자인 메기의 나레이션으로 진행되는 남녀 이야기. 구덩이에 빠지면 구덩이를 파는 게 아니라 그곳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문장을 중심으로 의심에 관한 두 가지 이야기를 배치한다. (2023.05.12)

 

육사오 6/45★★★ 박규태 감독
1등 당첨된 로또를 놓고 벌어지는 코믹하고 낭만적인 공동경비구역. 기분 좋고 따뜻한 웃음이 이끈 흥행 대박. (2023.05.12)
 
더 메뉴 The Menu★★★ 마크 미로드 감독
특별한 섬에서 제공되는 미식가들을 위한 수백만원 만찬에 초대받은 상류층 손님들. 레스토랑 호손의 셰프는 아주 특별한 코스요리를 하나씩 내놓는다.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인 빵을 서빙하지 않고 소스만 주고 손님들의 치명적인 약점이 담긴 장면을 그림으로 새긴 팬케이크를 내더니 급기야 자살에 살인까지 벌어진다. 요리를 소재로 한 극단적인 상상력. (2023.05.07)
 
오토라는 남자 A Man Called Otto★★★ 마크 포스터 감독
톰 행크스가 살려낸 오베라는 남자 영어판. 장애인이 된 아내가 죽고난 뒤 자살을 시도하는 오토. 옆집에 이사 온 부부가 이것저것 물어오는 통에 번번이 자살에 실패한다. 겉보기에 까칠한 모습과 달리 츤데레인 그의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잔잔하고 따뜻한 코미디. (2023.04.26)
 
존 윅 4 John Wick: Chapter 4★★★☆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
도쿄, 베를린, 파리를 오가는 피의 제전. 단테의 신곡, 매트릭스 등 수많은 오마주 속에 탄생한 장중한 액션 에픽. 베를린 클럽에서 춤추는 사람들을 배경으로 한 액션, 개선문에서 수많은 차량 속에 펼쳐지는 액션, 파리의 한 구조물에서 게임과 같은 90도 각도의 부감숏으로 진행되는 롱테이크 액션, 사크르쾨르 성당 앞 계단에서 상승하는 구도에서 펼쳐지는 액션 등 시퀀스마다 액션 장인의 손길이 묻어난다. 방탄 슈트 설정으로 근접거리 총격전이 가능해지자 다양한 액션이 가능해졌다. (2023.04.16)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In Our Prime★★☆ Park Dong-Hun 감독
자사고 경비로 신분을 숨기며 살아가는 탈북 천재수학자와 가난한 수포자 학생의 우정. 수학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따뜻한 드라마. (2023.03.26)

 

다음 소희 Next Sohee★★★☆ 정주리 감독
마이스터고 출신 김소희는 콜센터에서 실습생으로 근무하며 폭언에 시달리다가 결국 자살한다. 소희의 죽음 원인을 추적하던 형사는 그녀가 자살하게 만든 구조적 현실을 파헤치며 분노한다. 슬픔의 무셰뜨를 넘어 현실 고발로 넘어가는 2막이 대단하다. (2023.04.11)

 

에어 Air★★★ 벤 애플렉 감독
나이키 농구 스카우터 소니의 시점에서 본 마이클 조던. 에어 조던의 탄생기. 드라마틱한 기업 영화의 탄생. 아디다스와 컨버스에 밀려 3위이던 나이키는 에어 조던 농구화로 대반전을 이룬다.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 나이 들어도 멋진 콤비. 조던 어머니의 전화를 기다리는 소니의 초조한 심정을 담은 장면이 좋다. (2023.04.06)

 

길복순 Kill Boksoon★★★ 변성현 감독
기업식 살인청부조직의 에이스이자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길복순. 직업적 살인과 17살 딸을 키우는 엄마 이야기를 섞었다. 흥미로운 인물들이 많은데 영화로 만들다 보니 너무 짧다. 스핀오프가 필요하다. (2023.04.03)

 

애프터썬 Aftersun★★★☆ 샬롯 웰스 감독
캠코더에 찍힌 영상을 통해 아빠와의 터키 여행을 회상하는 딸. 실험적인 영상에 담긴 부녀의 시간. 영상은 힘이 세다. (2023.03.30)
 
더 웨일 The Whale★★★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4대3 스크린에 담아낸 272kg 과체중 남자 찰리의 절규. 병원에도 가지 않고 세상을 등진 채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며 살아가는 글쓰기 강사는 딸에게 전재산을 주겠다고 한다. 같은 장소에서 몇 시간 동안 벌어지는 삶의 단편. 찰리의 몸을 모비딕에 비유한 설정이 인상적이다. (2023.03.26)
 
스즈메의 문단속 Suzume★★☆ 신카이 마코토 감독
바람결에 흩날리는 장발의 남자에 반한 스즈메. 지진을 막기 위한 여정에 따라나선다. 개연성이 사라진 스토리는 아쉽고 결말은 예측 가능하지만 그림체가 예쁘고 음악이 좋다. (2023.03.22)
 
파벨만스 The Fabelmans★★★★☆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를 처음 접하고 영화에 빠져들고 가족,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며 성장하던 소년. 엄마의 불륜을 접하고 갈등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 수작. 연륜이 느껴지는 자서전. (2023.03.13)
 
자백 Confession★★★ 윤종석 감독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 리메이크. 외딴 산장으로 살인사건 용의자 변호를 위해 찾아간 변호사. 진실의 재구성을 놓고 두 사람의 숨막히는 두뇌 싸움.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전개는 흥미롭지만 허술한 설정이 많다. 소지섭, 김윤진, 나나 캐스팅이 좋다. (2023.03.08)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Unlocked★★★ 김태준 감독
스마트폰이 일상이 된 시대의 부드러운 몽타주 오프닝 장면 꽤 멋짐. 폰을 떨어뜨린 이후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보여주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스토리 구성은 고구마를 100개 먹은 듯 답답하다. 임시완이 천우희를 스토킹하는 모습은 미드 너의 모든 것을 떠올리게 한다. (2023.03.02)
 
바빌론 Babylon★★☆ 데미언 셔젤 감독
1920년대 퇴폐와 광란의 할리우드 노스탤지어. 전쟁 같은 세트장에서 멋지고 대단한 것을 만들고 싶었던 사람들. 유성영화와 함께 몰락한 무성영화 시대 스타들. 애증의 할리우드에 대한 감독의 헌사. 로맨스, 스릴러, 호러 등 다양한 장르의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진 3시간. 라라랜드와 유사한 주제가가 흐르는 가운데 회고적인 장면들의 남발은 감독이 펼쳐놓은 이야기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마지막 사랑은 비를 타고 몽타주는 지나치게 자의식 과잉. (2023.02.25)
 
서부 전선 이상 없다 Im Westen Nichts Neues★★★★ 에드바르트 베르거 감독
1700만명이 전사한 제1차 세계대전에서 300만명을 죽게 만든 지독한 참호전. 노인들의 과욕에 젊은 병사들이 죽어간다. 독가스로 죽고 총에 맞아 죽고 칼에 찔려 죽고 맨손으로 싸우다가 죽고… 급기야 휴전 결정이 이루어지고나서 휴전 시간인 11월 11일 11시가 다가오기 직전까지 참호를 탈환하기 위해 돌진하는 병사들. 전쟁이 만든 무의미한 죽음에 대한 리얼한 보고서. 미국 독일 합작영화인데도 독일어 대사로 진행되는 점이 인상적이고 전투 장면의 고증이 뛰어나다. 10대 주인공의 시점에서 전쟁을 직접 체험하게 해준다. 정각의 촬영 구도는 교과서적이다. 영상만으로 긴장감을 심어주는 장면들이 많다. (2023.02.08)
 
더 퍼스트 슬램덩크 The First Slam Dunk★★★☆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
송태섭의 어린 시절에서 시작해 북산고 다섯 친구들이 최강 산왕공고를 꺾는 이야기. 한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플래시백처럼 송태섭의 과거가 지나가는 구성. 무엇보다 입체적인 사운드가 2D를 극대화한 애니메이션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묵직한 농구공 소리, 과하지 않은 의성어가 귀를 즐겁게 한다. 클라이맥스에서 연필체로 스피디하게 편집한 장면은 최고 명장면. 강백호, 채치수, 정대만, 서태웅 등 한글화된 캐릭터 이름이 일본어 위에 자막으로 올라가는 언밸런스함은 90년대 학창시절에 보던 만화 슬램덩크를 추억하는 이들에게 무한한 향수를 자극한다. (2023.02.03)
 
엘비스 Elvis★★☆ 바즈 루어만 감독
엘비스 프레슬리와 매니저 톰 파커 대령 이야기. 털기춤이 외설적이라며 TV 출연을 금지당한 엘비스를 모범적이고 가정적인 이미지로 포장하려한 대령과 이에 반항하며 자신의 모습을 되찾으려한 엘비스. 화려한 영상미로 가득하지만 스토리는 단순하고 평이하다. (2023.01.26)
 
이니셰린의 밴시 The Banshees of Inisherin★★★★ 마틴 맥도나 감독
1923년 아일랜드 내전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보던 외딴섬 이니셰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남은 인생 창작혼을 불태우겠다며 절친에게 절교를 선언한 남자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해 갈등을 일으키는 남자 이야기. 손가락이 잘려나갈 때마다 던져지는 질문. 지루함은 누군가에겐 참기 힘든 악덕이며 좋은 사람과 예술가는 상극인가. 사람 좋아보이던 주인공의 성격이 점점 변해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작은 이야기에서 큰 메시지를 끌어내는 영화. (2023.01.14)
 
문폴 Moonfall★★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
궤도를 이탈한 달이 지구를 향해 다가온다. 중력이 붕괴되며 바닷물이 도시를 덮치는 시각효과 신선하다. 스토리는 그래비티, 투모로우, 아마겟돈 등 여기저기서 짜깁기. (2023.01.11)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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