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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아바타: 물의 길’을 3D로 관람했습니다.

영화가 무려 3시간 12분에 달한다는 것은 잘 알고 계시죠? 한국에서 최초 개봉이고 무려 4억 달러(5300억원)가 넘는 돈이 투입된 대작이라서 호기심이 들다가도 영화가 너무 길어서 고민중이신 분들이 많을텐데요. 먼저 본 입장에서 간략 후기를 들려드릴게요.

 

1. ‘아바타’가 나온지 벌써 13년이 흘렀습니다. 전편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하실텐데요. 전편의 주인공 제이크 설리와 네티이리가 여전히 주인공이긴 하지만 영화 속 시간도 많이 흘렀습니다. 두 사람이 아이를 낳아서 기르다가 쫓겨 물의 부족과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설리의 아들, 딸들이 새로 등장하고 영화에서 꽤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13년전에 나온 전편을 안봤어도 스토리를 따라가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2. 짧은 영상이 대세인 시대에 과연 영화관에 앉아서 3시간을 견딜 수 있을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스토리가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스토리가 그렇게 놀랍거나 대단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재미있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가족이야기입니다. 아들, 딸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스타워즈'처럼 출생의 비밀도 나옵니다.


3. 이 영화의 매력은 스토리보다 볼거리입니다. 판도라 행성의 바다를 새롭게 창조했습니다. 바다 속에 살고 있는 다양하고 신비로운 생명체들이 이 영화의 진정한 가치입니다.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여러 생명체들의 움직임을 사실적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제일 많은 돈을 쏟아부었을 겁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바다 속 생명체를 정교하게 구현할 기술적 진보를 기다리느라 1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4. 특히 ‘툴큰’이라는 거대한 생명체가 나오는데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지능도 매우 뛰어나서 아바타들과 일상 대화도 나눕니다. 지구의 고래 같은 존재입니다. 둘째 아들 로아크와 친구가 되는 파야칸은 거의 메인 캐릭터에 가까울 정도로 비중도 큽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고래를 정말 멋진 3D로 표현한 장면을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데 ‘아바타: 물의 길’의 툴큰도 못지 않았습니다.


5. 전편에 나왔던 시고니 위버가 이번엔 자신의 10대 딸로 출연합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보면 시고니 위버가 과연 맞는지 잘 모르겠긴 합니다. 아바타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죠. 어쨌든 시고니 위버는 10대 소녀 키리를 연기하기 위해 손동작이나 몸짓, 목소리 등을 많이 연구했다고 하네요.


6. 배우들이 거의 대부분 인간이 아닌 아바타이다보니 연기를 보는 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입니다. 누구 연기가 좋았다거나 이런 쪽으로는 할 말이 거의 없는 영화이고 그래서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7. 총평을 하자면, 스토리나 연기 등 영화를 이루는 고전적인 요소들에 대한 기대는 살짝 접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전편에 이어 판도라 행성을 어떻게 창조했는지, 바다 속에는 어떤 새로운 생명체들이 살아가고 있는지 등 마치 아쿠라리움을 가는 것 같은 기분으로 영화관에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영화를 보겠다고 하시면 필히 3D 안경을 끼고 볼 것을 추천합니다.


아바타는 3,4,5편으로 계속될 예정이고 3편은 이미 촬영을 마쳤고 4편도 촬영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시리즈 전체를 합쳐 총제작비가 20억 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카메론 감독은 역대 흥행 3위(타이타닉)와 4위(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사이인 20억 달러(2조6천억원)가 넘어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죠.

이렇게 엄청난 돈을 스튜디오에 요구하고 또 받아내고 또 영화에 쏟아부은 제임스 카메론의 배짱은 정말 대단합니다. 판도라라는 새로운 행성을 아예 혼자서 창조하고 있으니 거의 ‘신’이 됐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과연 아바타가 그만한 돈을 다 쏟아부을 만큼 값어치를 하는 시리즈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조6천억원이면 '오징어게임'(6부작, 총 제작비 200억원) 같은 시리즈 130편을 만들 수 있는 돈이거든요. 영화 역사상 최대 제작비를 들일 만큼 혁신적인 영화인가 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요"에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 영화 역사를 뒤집어놓을 신기술이 동원된 것도 아니고 세상에 없던 전혀 새로운 체험을 하게 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굳이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꼽자면 해양오염에 대한 경각심 제고와 자연친화적 환경의 중요성일 듯한데 사실… 이런 종류의 착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은 너무 많잖아요.

어쨌거나 2009년작 ‘아바타’ 1편은 역대 세계영화 흥행 1위(29억달러: 3조8000억원)를 기록 중이고 그 기록에 걸맞는 스케일의 속편이 나온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스토리는 평이하지만 보는 즐거움은 갖춘 영화입니다.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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