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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을 놓고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자웅을 겨루고 있다. 스트리밍 이용량은 넷플릭스가 더 많은 반면, 조회 수는 유튜브가 압도적이다. 화제성은 막상막하인데 미국에선 넷플릭스가, 글로벌에선 유튜브가 우세하다.


두 회사의 전략은 공교롭게도 10년 전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초기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아이폰의 전략을 떠올리게 한다. 즉, 개방형과 폐쇄형의 차이다. 유튜브는 광고 수익을 기반으로 전세계로 무차별 확장하고 있고, 넷플릭스는 구독료 수익을 늘리기 위해 매혹적인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누가 이길까? 사실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이 팽창하고 있는 시기에 이런 질문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지상파, 케이블, 극장 등 기존 영상시장의 파이를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차곡차곡 챙겨가며 공존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시간이 하루 24시간 이상 무한 확장할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언젠가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은 포화상태가 될 것이고 그때 비로소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따라서 지금 두 회사의 전략을 비교해보는 것은 향후 어떤 모델이 승자가 될지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유튜브 vs 넷플릭스 - 실적 비교


유튜브 가입자는 18억명(2018년 5월 기준) 가량이다. 매일 6만5000개, 57만시간이 넘는 분량의 영상이 올라오고, 10억 시간이 소비되고, 1억회 조회수가 올라간다.


구글은 유튜브만의 실적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추정치(Statista 제공)에 따르면 2018년 매출액은 204억달러(약 22조4400억원)로 예상된다. 이는 2016년 120억달러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2012년 37억달러, 2013년 47~56억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해마다 실적 그래프가 가파르게 우상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도 유튜브는 해마다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2018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 순위에서 유튜브는 압도적 1위였다. 2018년 11월 한 달간 사용량은 317억분으로 2위 카카오톡 197억분, 3위 네이버 126억분을 합친 수준이었다(와이즈앱 조사). 초기엔 1020 세대에게 인기였지만 이젠 모든 연령에서 고루 1위를 차지한다. 특히 10대(월 1억 2000만 시간)와 20대(월 8000만 시간)에서 압도적이다.


유튜브에는 1분마다 563시간 분량의 영상이 올라온다.


넷플릭스는 190개 이상 국가에서 유료 가입자 총 1억3700만명(2018년 10월 기준)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2011년 2500만명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매출액은 2018년 158억달러(약 17조8000억원)로 이는 2017년 116억9270만달러에 비해 36% 가량 늘어난 수치다. 2015년 67억7951만달러, 2016년 88억3067만달러 등 넷플릭스는 매년 30% 안팎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 매출액과 성장률 추이. 2013년 이후 우상향하고 있다.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 중 넷플릭스가 15%, 유튜브가 11.4%를 차지한다.


유튜브 vs 넷플릭스 - 콘텐츠 전략은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콘텐츠 전략이 전혀 다르다. 유튜브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영상 콘텐츠를 빨아들이는 반면, 넷플릭스는 질 낮은 콘텐츠는 버리고 고퀄리티를 추구한다. 한 마디로 유튜브는 ‘다다익선’, 넷플릭스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유튜브는 ‘롱테일 법칙’을 따르고, 넷플릭스는 ‘파레토 법칙’에 기반한다(롱테일 법칙은 구성원 80%가 핵심적인 구성원 20%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이론이고, 파레토 법칙은 핵심 구성원 20%가 결과의 80%의 가치를 창출한다는 이론이다).


콘텐츠 전략이 다른 만큼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방식도 다르다. 유튜브는 영상을 올린 유저들이 저작권을 침해받지 않게 하는데 공을 들이고, 넷플릭스는 개인 맞춤형 추천 시스템을 정교화하는데 많은 투자를 한다.


공룡의 몸통에 투자하면 파레토 법칙, 꼬리에 집중하면 롱테일 법칙


유튜브의 주요 카테고리는 키즈, 게임, 음악, 영화 등이다. 수입 상위권을 차지하는 유튜버들의 상당수가 장난감 리뷰 혹은 게임 플레이 영상을 만든다. 유튜브는 장난감과 게임을 ‘하는 것’에서 ‘보는 것’으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트위치라는 막강한 플랫폼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인기 유튜버들이 게임 방송을 한다. 또 유튜브는 키즈용 계정을 따로 만들 수 있게 해서 어린이 시장을 강화하고 있다.


초기 유튜브는 뮤직비디오를 공유하는데 유용한 매체로 입소문을 탔다. 덕분에 한류가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싸이를 글로벌 스타로 만들었다. 이제 방탄소년단, 엑소, 트와이스 등 한류스타들의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수억회를 예사로 넘나든다.


영화 예고편도 유튜브를 타고 화제가 된다. 마블이 유튜브에 새로운 ‘어벤져스’ 시리즈 예고편을 공개하면 장면 하나하나를 해석하는 수많은 영상이 잇따라 따라붙는다. 또 한국 등 몇몇 국가에선 정치, 사회 이슈 영상 콘텐츠도 조회수가 높다.


2018년 전세계 상위 유튜버 순위

순위

유튜버

분야

수입(추정)

10위

로건 폴 Logan Paul

일상, 뮤직비디오

1450만달러

9위

퓨디파이 PewDiePie

게임

1550만달러

8위

잭셉틱아이 jacksepticeye

게임

1600만달러

7위

바노스게이밍 VanossGaming

게임

1700만달러

6위

마키플라이어 Markiplier

게임

1750만달러

5위

제프리스타 jeffreestar

뷰티

1800만달러

4위

댄 DanTDM

게임

1850만달러

3위

듀드퍼펙트 Dude Perfect

익스트림 스포츠

2000만달러

2위

제이크 폴 Jake Paul

일상, 뮤직비디오

2150만달러

1

라이언 토이스리뷰 Ryan ToysReview

키즈

2200만달러

(2018년 12월 3일 포브스 발표. 2017년 6월 1일~2018년 5월 31일 1년 수입 추정)


넷플릭스는 TV 시리즈, 영화,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대략 1억2500만시간 분량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아마존 프라임, 훌루 등 경쟁사에 비하면 많은 수치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가 이 분야 강자로 우뚝 선 비결은 개인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 덕분이다. 즉, 회원들에게 맞지 않는 콘텐츠는 굳이 비용을 들여 구비해 놓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넷플릭스의 추천 시스템은 정교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사용자가 매긴 평점, 사용자가 본 영상 등을 분 단위로 분석해 취향에 맞는 영상을 추천해 준다. 알고리즘 개발을 위해 넷플릭스는 2006년부터 3년 동안 ‘넷플릭스 프라이즈(Netflix Prize)’ 대회를 열어 자사의 추천 알고리즘을 향상한 팀에게 상금을 수여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성공도 개인 맞춤형 알고리즘의 산물이다. 넷플릭스는 2013년 콘텐츠 제작사들이 공급가를 갑작스럽게 큰 폭으로 올려 경영이 위태로워지자 콘텐츠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지적재산권(IP) 확보 일환으로 직접 오리지널 제작에 뛰어들었는데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한 ‘하우스 오브 카드’에 대한 과감한 1억달러 투자와 성공은 2500만명의 고객 취향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물이었다(영국 BBC 드라마 리메이크, 데이비드 핀처 감독, 케빈 스페이시 주연의 스릴러는 성공 확률이 높다는 예측 결과).



2013년 이래 넷플릭스는 해마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2017년 60억달러, 2018년 80억달러에서 2019년엔 무려 130억달러를 책정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코엔 형제, 알폰소 쿠아론 등 거장 감독들도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꾸준하게 퀄리티 높은 영상물을 만들어냄으로써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것은 물론 기존 영상 시장도 빠르게 장악해 가고 있다.


2017년 전세계 TV쇼 구글 버즈량 순위에서 '기묘한 이야기' '루머의 루머의 루머' '아이언 피스트' '리버데일' '마인드 헌터'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가 상위 10편 중 5편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였다. 흔히 ‘미드’라 불리는 미국 TV쇼는 넷플릭스와 넷플릭스 아닌 것으로 양분되고 있는 중이다. 또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칸 영화제에서 출품 기준이 되느냐를 놓고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기존 레거시 영화산업과의 충돌은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 기능을 하며 넷플릭스의 인지도를 높여 주었다.


넷플릭스의 성공에 자극 받은 경쟁사들은 뒤늦게 이를 벤치마킹하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넷플릭스는 눈을 해외로 돌려 독일, 프랑스, 스페인, 브라질, 한국, 일본 등에서 지역 맞춤형 콘텐츠 제작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선 애니메이션 제작에 기존 제작사 투자액의 5배 규모를 투자했고, 한국에선 예능 ‘범인은 바로 너!’ ‘YG전자’ 등을 비롯해 호러 사극 ‘킹덤’, 로맨스 ‘좋아하면 울리는’,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등에 수십억원을 투자해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방송국이나 극장 등 유통사에게 수익 배분 등에서 푸대접 받아왔던 한국의 제작사들은 오리지널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넷플릭스로 달려가고 있다.



유튜브 vs 넷플릭스 - 수익 모델은


유튜브의 수익 모델은 온라인 광고, 저작권 관리, 유료 구독 등 크게 세 가지다. 이중 온라인 광고 비중이 압도적인데 유튜브는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유료 구독 모델 비중을 점점 늘려가고 있다. 유튜브의 유료 구독 모델로는 광고를 없애주고 특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튜브 프리미엄과 파워 유튜버를 대상으로 유료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채널 멤버십 모델이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월 7900원 단일 가격 상품인 반면, 채널 멤버십은 유튜버가 가격을 책정할 수 있게 했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고스란히 유튜브의 수익이지만, 채널 멤버십은 광고 수입처럼 유튜브와 크리에이터가 수익을 나눠갖는다.



유튜브와 달리 넷플릭스는 유료 구독 모델에 올인한다. 화질과 동시접속 가능 인원에 따라 베이식(미국 9.99달러, 한국 9500원), 스탠다드(10.99달러, 12000원), 프리미엄(12.99달러, 14500원) 회원으로 구분된다(최근 넷플릭스는 요금 인상안을 발표해 이 금액에서 13~18% 오를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190개 이상 국가에서 총 1억3700만명(2018년 10월 기준)의 유료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유튜브는 광고에 집중된 매출액을 분산시키기 위해 유료 구독 모델 확산에 공을 들이고 있고, 넷플릭스는 황금알이던 북미 시장이 경쟁 심화로 정체되자 글로벌 시장, 특히 비디오 스트리밍 시장이 고속 성장하는 아시아 시장 확장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시장 진출 이래 적자를 면치 못해왔지만 2017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는데 여기엔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의 급성장이 큰 몫을 했다.


넷플릭스 가입자 수 추이. 미국시장은 정체된 반면 글로벌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넷플릭스 글로벌 매출 추이. 2017년 1분기 마침내 흑자로 돌아섰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세일러의 저작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에 따르면 사람들은 같은 돈을 내더라도 회비를 낼 때 덜 예민하다. 즉, 회비를 ‘투자’라고 생각하지 ‘소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투자는 향후 이득을 기대하는 행위인 반면, 소비는 일종의 손실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은 상품 판매 대금을 지불할 때보다 회비를 낼 때 더 쉽게 주머니를 연다.


하지만 그렇게 지출한 회비는 ‘매몰비용(sunken cost)’으로 기능해 사람들은 그 이상의 혜택을 얻기 위해 만족할 때까지 노력하는데 이는 구독 모델의 위험 요인이 되기도 한다. 더 이상 볼거리가 없거나 이용환경이 불편해지는 등에 따라 이용자들의 충성도가 줄어들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이득만 따지면 매몰비용은 이미 투자된 비용으로 이후 행동에선 고려대상이 아니어야 하지만, 실생활에서 사람들은 매몰비용에 집착해 이미 투자한 비용 이상의 혜택을 누리려 한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에 대한 집착은 강화된다. 최근 넷플릭스는 영상 사이에 오리지널 콘텐츠의 프로모션 광고를 삽입해 빈축을 샀다. 광고 없는 쾌적한 환경이 강점이던 넷플릭스에 (비록 넷플릭스 오리지널 프로모션이지만) 광고가 등장하자 이용자들이 반발한 것이다.


아이폰 초기에 출시일을 기다리며 줄을 섰던 마니아들의 열정이 어느 순간 식어버리자 애플이 휘청거리게 된 것처럼, 넷플릭스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지금은 오리지널 콘텐츠에 감탄한 열정적인 마니아들이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알아서 홍보해주고 있지만, 이들의 감탄사가 줄어드는 순간, 열정은 무관심으로 돌변할 수도 있다. 아마존 프라임, 훌루, HBO NOW에 디즈니 플러스까지 가세하며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것도 넷플릭스와 유튜브 프리미엄에겐 넘어야 할 산이다.



Youchang
저널리스트.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세상에 없던 생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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