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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열공하는 예비 프로게이머


노준탁 씨(21)와 김현호 군(18)은 매주 토요일 저녁 7시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학원에 간다. 방마다 컴퓨터 여러 대를 갖춘 이곳에서 배우는 과목은 '게임'. 말 그대로 컴퓨터 게임을 잘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다. 그중 노 씨와 김 씨는 '리그 오브 레전드' 수강생들이다. 기자가 지난달 28일 게임코치 아카데미를 찾았을 때 전직 프로게이머 출신의 강사가 프로 데뷔를 준비 중인 수강생 6명을 모아놓고 '족집게 과외'를 하고 있었다.


"지난 번 경기 진행할 때 문제점 지적한 거 뭐였지?"

"이렐리아 다리우스를 할거면 정글 킨드레드를 쓰는 게 아니라 세주아니 같은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정글을 쓰는 게 낫다고…"


노준탁 씨가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을 하고 있다. ©Youchang


게임하는 법을 가르치고 배운다는 게 막연하기만 했는데 강사와 학생의 대화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긴장감이 감돈다. 온라인에서 여러 명의 상대방과 싸워서 이겨야 하는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를 잘 하려면 치밀한 전략이 요구된다. 빠른 판단력과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공략을 찾아내는 창의력, 이를 지속할 수 있는 체력이 필수다. 더 나은 전략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게임코치의 역할이다. 한 순간 방심하면 바로 패배로 연결되기 때문에 게임 도중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저는 과학영재고에 진학할 정도로 공부를 잘 했어요. 원래는 과학자를 지망했고 게임은 취미로 하고 있었는데 대학 진학 후 작년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갔다가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에 참가한 게 진로를 바꾸는 계기가 됐어요. 동료들과 팀을 이뤄 승리할 때 성취감이 짜릿했거든요. 막상 프로 데뷔를 준비하다보니 게임을 잘 하는 것이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네요."



노 씨가 웃으며 말했다. 프로게이머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선망하는 직업 중 하나다. 2000년대 초반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불 땐 중고생 사이에서 장래희망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였다. 최근 2017년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호 직업 조사에선 8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프로게이머의 평균 연봉은 9770만원(2017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으로 프로야구 선수 평균 연봉(1억5026만원)의 65% 수준에 달할 정도로 많아졌다. 프로게이머의 나이가 보통 10대 후반~20대 초반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젊은 나이에 큰 돈을 만지게 되는 셈이다.


김현호 군이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을 하고 있다. ©Youchang


"저는 프로게이머가 되려고 고등학교를 자퇴했어요. 이젠 잠 자고 밥 먹는 시간 빼고 하루 종일 게임만 해요. 처음엔 부모님 반대가 심했는데 차분하게 말씀드렸더니 지금은 응원해주고 계세요. 페이커 선수처럼 되는 게 제 꿈이에요."


김 군의 눈빛이 번뜩였다. '페이커(Faker)'는 SKT T1 소속 이상혁(22) 선수의 아이디다. 이 선수는 한 해 수입이 4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글로벌 톱스타다. 롤드컵(League of Legends World Championship), LCK(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 MSI(Mid Season Invitational) 최다 우승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승률이 무려 73.7%에 달한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 / 사진제공=SKT T1


리그 오브 레전드를 만든 라이엇 게임즈의 부사장 더스틴 벡은 이 선수를 "e스포츠의 마이클 조던 같은 존재"라고 평했고, 미국이 스포츠채널 ESPN의 매거진은 지난 2015년 페이커를 표지인물로 소개하며 1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다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한다.


"프로지망생 입장에서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포함돼 정말 기뻐요. 국민적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잖아요. 이번에는 시청자 입장에서 관전하겠지만 다음 대회에는 꼭 선수로 출전하고 싶습니다."


노 씨와 김 군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게임코치 아카데미에는 이들처럼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 찾아오는 학생이 늘고 있다. 이승훈 원장은 "작년 30명 규모였던 수강생이 올해 150명으로 늘었다"며 "예전에는 학생들이 부모님 손을 끌고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젠 오히려 부모님이 학생을 데려오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e스포츠 시장이 커지고 스타 프로게이머가 탄생하면서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징후다.


과학자의 꿈을 접고,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며 '올인'할 정도로 두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이 e스포츠에 끌린 이유는 무엇일까? 왜 보수적인 스포츠계는 e스포츠를 껴안았을까? e스포츠의 종주국 한국은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급성장한 e스포츠 시장, 소외된 한국


e스포츠의 기원지는 한국이다. 1990년대말 어두컴컴한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열린 것이 e스포츠의 시초다. 이후 게임 중계 전문 케이블 방송국이 설립됐고, 기업들이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프로게이머가 신종 직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초기 임요환, 마재윤, 홍진호 등 스타 프로게이머들은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2004년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보기 위해 부산 광안리에 10만명이 모인 일명 '광안리 10만 대첩'은 당시 e스포츠의 인기를 증명한다. 리그가 커지면서 유럽축구식 승강제를 도입한 것도 한국이 최초다.


그로부터 15년 가까이 지난 지금, e스포츠 시장은 글로벌한 규모로 급성장했다. 시장조사기관 뉴주(Newzoo)는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이 지난 5년간 매년 28%씩 성장해 2016년 4억9300만달러(5500억원), 2017년 6억5500만달러(7100억원)에서 올해는 9억달러(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의 e스포츠 시장 규모는 2015년 723억원에서 2016년 830억원으로 14.9% 늘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에서 15%로 오히려 4%포인트 줄어들었다. 즉, 한국 e스포츠 시장의 성장세는 현기증 날 정도로 빠른 글로벌 시장의 성장 속도에는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거대해진 파이의 대부분은 미국과 중국이 가져가고 있다. 중국 텐센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e스포츠 시장은 미국으로 매출액 2억5800만달러(2900억원)였고, 2위는 중국으로 1억400만달러(1170억원)였다. 반면 한국은 4900만달러(550억원)로 미국의 20% 수준에 불과했다. 시장의 주도권이 빠르게 한국에서 미국과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셈이다.



한국이 시장의 주도권을 잃기 시작한 것은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바뀌게 된 시점과 관련 있다. 업계에서는 이 시점을 대략 2012년경으로 보고 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가 뚜렷해지면서 야구, 축구처럼 실력이 월등한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것이 재미있다는 인식이 글로벌하게 퍼지게 됐고, 이에 따라 프로게이머들이 대전을 치르는 경기장과 이를 중계하는 미디어의 시청자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이 이때 쯤이다. 2012년 미국 라이엇게임즈가 500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LA에서 롤드컵을 확대 개최하면서 수만명의 관객이 현장에 몰렸고, 온라인 생방송 플랫폼 트위치가 수천만명의 시청자를 끌어들이면서 e스포츠에 '규모의 경제' 원리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뉴주에 따르면 글로벌 e스포츠 관중 수는 2016년 1억6000만명에서 2017년 1억9200만명으로 늘었다. 작년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의 동시 시청자 수는 4000만명 이상이었는데 이는 미국 MLB 월드시리즈(평균 1800만명), NBA 결승(평균 2000만명) 시청자 수를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e스포츠 시장 규모가 급속하게 커지면서 기존 유명 스포츠 구단들도 속속 발을 담그고 있다. 유럽 축구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발렌시아(스페인), 파리 생제르망(프랑스) 등이 프로 게임단을 인수하거나 창단했고, 미국 프로농구협회(NBA)는 내년부터 농구 게임으로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 미국 프로농구단 클리블랜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휴스턴 로키츠 등이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을 창단해 내년부터 현지 리그에 참여하고, 샤킬 오닐, 요나스 예레브코, 릭 폭스 등 전·현직 NBA 선수들도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을 인수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스포츠 예선전 한국 대 중국 경기 장면.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통 스포츠계도 e스포츠를 껴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선정된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그동안 e스포츠 참가를 탐탁지 않게 여겨오던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는 올해 초 전격적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고 2022년 항저우 대회에선 정식종목으로 채택했다.


올림픽위원회 역시 그동안 소극적인 행보에서 적극적인 행보로 스탠스를 바꿨다. 2024년 올림픽 개최지인 프랑스 파리는 대회 흥행을 위해 e스포츠를 시범 종목으로 포함시키기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



하지만 e스포츠가 스포츠의 한 축으로 우뚝 서는 이 과정에서 정작 종주국인 한국은 소외되고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54,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은 그 원인을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과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인식, 게임 기업의 무사안일주의 등에서 찾는다.


"제가 20년 전부터 게임산업을 무시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하고 다녔습니다만 그때마다 벽에 대고 말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게임을 마약, 술, 도박과 똑같은 수준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이 문제입니다. 또 게임기업은 기존 히트작에 매몰돼 도전을 하지 않고 있어 답답합니다."


실제로 2011년부터 시행된 게임 셧다운제, 2012년 게임을 술, 마약, 도박과 동일하게 규정하고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4대 중독법'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산물이다. 지난 6월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 중독을 마약, 도박 중독과 유사한 질병으로 등재한 국제질병 분류 기준을 발표해 게임업계는 또 한바탕 전쟁을 치를 각오를 하고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Youchang


이번 아시안게임에 포함된 e스포츠 종목은 '리그 오브 레전드'를 비롯해 '펜타스톰' '스타크래프트2' '클래시 로얄' '하스스톤' 'PES 2018' 등 6종목이다. 게임 개발사와 투자사들을 살펴보면 미국, 중국, 일본, 핀란드 국적으로 한국 기업은 찾아볼 수 없다. 시가총액 수조원 대의 내로라하는 게임 기업이 한국에도 있지만 그들의 게임은 정작 글로벌 무대에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위 회장은 "한국 게임사들이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바뀌는 글로벌 e스포츠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한국 기업이 만든 리니지, 메이플스토리 등은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이 목적인 롤플레잉 게임(RPG)으로 유저를 오랫동안 게임 내에 붙들어두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사람을 만족시키지는 못하는 반면 '보는 게임' 시장에선 스토리가 있고, 대결 구도가 명확한 게임이 각광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배틀그라운드, 검은사막 등 중소 게임사들이 새로운 게임을 내놓으며 도전하고 있지만 아직 역량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위 회장은 한국이 e스포츠 시장에서 도태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시청자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경기장이 있고, 미국에는 게임 개발 회사와 인터넷 생중계 방송을 하는 게임 플랫폼 트위치가 유튜브에 필적할 만큼 커지면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단지 몇몇 걸출한 스타 게이머에 기대고 있을 뿐입니다. 비유하자면 미국 기업들이 만들어 놓은 판을 중국의 자본이 키워 놓았고, 그 위에서 한국 선수들이 재주를 부리고 있는 셈이죠. 스타 플레이어마저도 중국 선수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어서 언제 따라잡힐지 알 수 없습니다."



아시안게임 이후 e스포츠 바람 불까


e스포츠는 MP3 플레이어, 소셜미디어(싸이월드) 등 한국이 처음 만들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된 비운의 아이템을 떠올리게 한다.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자부하는 한국은 옛 영광에 취해 e스포츠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고, 그 사이 글로벌 시장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가 있을까? 관계자들은 아시안게임을 모멘텀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위 회장은 "프로게이머에게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라는 호칭이 붙으면 과거처럼 게임을 적대시하는 극단적인 상황은 많이 완화될 것"이라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게임을 양성화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 게이머인 페이커 선수 역시 “한국에 능력있는 선수가 많지만, 다른 국가처럼 e스포츠 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지 않는다면 게임 산업의 중심국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게임 전반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혁 게임칼럼니스트는 "이번에 선정된 6종목은 절차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들"이라면서 "한국 게임사도 당장 캐시카우에 만족하기보다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게임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5월 말 임시로 대한체육회 준회원 자격을 부여받은 한국e스포츠협회는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다시 비회원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만큼 한국 체육계는 여전히 e스포츠에 보수적이다. 당장 e스포츠가 올림픽 종목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이에 주도적으로 대처해야 할 e스포츠협회장 자리는 장기 공석이다.


e스포츠협회 한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종주국인 한국이 오히려 들러리로 전락할 상황에 처했다"며 "IOC 등 글로벌 무대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조직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준탁 씨가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을 하고 있다. ©Youchang


아시안게임에 이어 연말에는 한국에서 롤드컵이 열린다. 노준탁 씨와 김현호 군은 이때가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해외 구단 관계자가 방한할 때 눈에 띄어서 입단 기회를 잡겠다는 것이다. 이들이 해외 구단을 노리는 것은 그만큼 국내 구단 입단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 미국, 유럽 등에 더 많은 기회가 열려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프로게이머의 은퇴연령은 보통 20대 중반일 정도로 수명이 짧기 때문에 이들로서는 현실적인 선택에 직면해 있다. 국내 최고 선수인 페이커 역시 “프로게이머는 생각보다 힘든 직업”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프로게이머는 쉽지 않은 직업입니다. 노력만큼 재능이 뛰어나야 하기 때문에 우선 자신에 대해 잘 판단해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른 진로를 열어놓고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면 좋겠습니다.”


'제2의 페이커'를 꿈꾸며 페이커 선수의 금메달을 기원한 노 씨와 김 군은 4년 후엔 어디에서 다음 아시안게임을 보고 있을까? 그들이 희망하는 대로 국가대표 선수로 참가하고 있을까? 종주국 한국은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아 왔을까? 이제 한국 e스포츠를 지켜보는 우리가 답할 차례다.


(매일경제에 쓴 기사의 원문입니다.)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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