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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아이언맨'부터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22편의 영화를 만들어온 마블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영화 스튜디오 중 하나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마블을 숫자로 살펴봅니다.


10편


2005년 마블의 케빈 파이기 회장이 영화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할 때 만들기로 결정한 영화의 최소 편수다. 당시 5억 달러를 대출받은 그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스1 기획을 시작했고 2007년 최소 10편의 영화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아무리 큰 스튜디오도 프랜차이즈 영화를 기획할 땐 3부작 정도가 일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마블은 처음부터 거대한 우주를 상상한 것이다. 가장 먼저 선보인 '아이언맨'(2008)부터 한 편의 영화가 아닌 캐릭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마블 유니버스를 염두에 뒀다. 이에 대해 UCLA의 조나단 쿤츠 교수는 미국 매체 'The Wrap'과의 인터뷰에서 "케빈 파이기는 1960년대 스탠 리가 코믹북을 지휘했던 역할을 영화를 통해 하고 있다. 다른 스튜디오가 마블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는 케빈 파이기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케빈 파이기 회장


15명


케빈 파이기 회장이 고용한 감독들의 총 수다. 그는 처음부터 모험을 시도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를 캐스팅했고, 경험은 적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열정이 있는 감독에게 메가폰을 주었다. 톰 크루즈, 휴 잭맨 대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선택했고, 마이클 베이 대신 존 파브로, 루이 르트리에, 케네스 브래너 등을 감독으로 선임했다. 작가 경력만 있고 블록버스터 연출 경험은 없던 조스 훼던, 루소 형제, 셰인 블랙 등은 마블 영화를 통해 스타 감독으로 부상했다. B급 호러영화 작가 출신 제임스 건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 확실한 취향저격 영화를 선보이며 MCU에 안착했다. '주만지'를 만든 조 존스턴 정도가 그나마 블록버스터 경력을 갖춘 감독이었지만 그 역시 이 정도 규모의 대작은 처음이었다.



TV시리즈에서 활약해온 감독을 선호하는 것도 파이기 회장의 특징이다. 하나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마블 영화의 특성이 TV시리즈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스파이더맨'의 존 와츠는 '어니언 뉴스 네트워크'로 이름을 알렸고, 루소 형제는 '커뮤니티' '해피엔딩' 등 주로 코미디 시리즈를 만들어왔다. '캡틴 마블'의 안나 보든과 라이언 플렉은 드라마 '빌리언즈'를 연출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22편을 15명의 감독이 연출한 만큼 대부분 한 편을 위해 고용된 감독들이고, 많아야 두 편까지 맡았다. 유일한 예외가 루소 형제로 '캡틴 아메리카' 2편과 '어벤져스' 2편을 연출했다. 그만큼 루소 형제는 파이기 회장에게 높은 신뢰를 받고 있고 '엔드게임'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루소 형제


184억 달러


마블이 지난 11년 동안 영화 21편으로 올린 전세계 총 매출액이다. 한화로 약 20조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20조원은 지난 2004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의 영화시장 15년 매출액에 해당한다. 단순 계산으로 마블이라는 회사가 벌어들이는 금액은 한국 영화시장 전체 규모를 능가한다.


36개국


마블 영화에 배경으로 등장하는 국가의 수다. 미국, 유럽 주요 국가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일본, 케냐, 남아공, 아프가니스탄도 등장한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은 서울 강남, 상암 일대에서 촬영해 한국에서 마블 팬을 늘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81.85%


로튼토마토에서 집계한 마블 영화 21편의 평균 관객 평점이다. 평론가들이 매긴 평점 평균은 83.90%이다.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둔 블록버스터 영화가 관객보다 평론가들에게 더 높은 평점을 받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관객 평점 최고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2014)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로 나란히 92%의 지지를 받았다. 평론가 최고 평점 영화는 '블랙팬서'(2018)로 97%의 지지를 받았다.



47시간 47분


마블 영화 22편의 총 러닝타임이다. 이틀 동안 꼬박 잠 안 자고 보면 MCU를 섭렵할 수 있다. TV시리즈처럼 영화마다 이야기와 캐릭터가 연결되기 때문에 마블 영화는 반복해서 보는 마니아 팬들이 많다. 지금 극장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벤져스'의 놀라운 흥행 파워는 강력한 팬덤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신작이 나올 때마다 알아서 입소문을 내주고, 새로운 캐릭터에 호불호가 갈려도 MCU 전체를 이해하기 위해 N차 관람을 해주는 팬덤은 마블을 지탱하는 거대한 힘이다. 팬들은 지갑을 여는 것뿐만 아니라 캐릭터와 스토리를 마음껏 변주해 수많은 2차 창작물을 생산해내기도 한다. 유튜브에는 크리에이터가 만든 영상물이 넘쳐난다.


1억 667만명


한국에서 지난 11년 동안 마블 영화 21편을 본 누적 관객 수다. 단순 계산으로 편당 5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모은 셈이다. 11년이면 강산이 한 번 바뀔 시간이다. 11년 전 마블 영화에 열광한 10대가 이제 부모가 돼 아이와 함께 마블 영화를 찾을 수도 있다. 미국에선 '스타워즈' '스타트렉'의 열성팬이 자라서 자녀와 팬덤을 공유하는 현상이 있었지만 한국에는 그와 같은 문화적 토양은 없었다. 마블은 시대를 상징하는 거대한 이야기에 편입돼 소속감을 갖고 싶어하는 한국 팬들의 갈증을 충족시켜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매일경제에 실린 글입니다.

출처: http://premium.mk.co.kr/view.php?no=25414



Youchang
저널리스트.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세상에 없던 생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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