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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노보데비치 수도원에 가려고 했으나 취소했다. 비 맞으면서 크렘린과 비슷한 수도원에 가고 싶지 않았다. 오늘같은 날은 미술관에 가서 그림이나 보면 좋겠건만 월요일은 미술관들이 죄다 문을 닫는다. 푸쉬킨의 집, 체홉 기념관도 문을 닫는다. 가이드북을 뒤적이다가 겨우 한 곳 문 연 곳을 발견했다. '플라네타리'라는 천체 박물관이다.


마르크스 동상.


그전에 볼쇼이 건물과 그 앞 마르크스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고 북쪽으로 걸어 더블비라는 커피 전문점을 찾았다. 카페라떼 한 잔을 하고 나와서 카페 푸쉬킨에서 점심을 먹었다.


고풍스런 인테리어, 공들인 플레이팅에 재료의 맛이 살아 있는 음식 등 모든 게 완벽한 식사였다. 보르쉬와 오리 고기 요리는 비록 힘들게 먹긴 했지만 모스크바에서 먹어본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




지하철 7호선을 타고 한 정거장을 가서 내렸다. 입구를 찾느라 애를 먹었지만 우산을 쓰고 가까스로 플라네타리에 두시 반쯤 도착했다. 3시 20분에 태양계에 관한 영화를 상영한다. 티켓은 영화별로 끊을 수 있고 티켓을 사야만 전시를 볼 수 있다.


우주에 관한 전시는 별 게 없었지만 대형 천정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눈앞에 꽉 차는 생소한 기분을 선사했다. 이런 대형 스크린에서 드라마 영화를 상영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눕다시피 앉다보니 피곤해서 잠이 쏟아졌다. 영화는 화면을 쳐다보게 하지만 지루했다. 결국 자다가 보기를 반복했다.



극장을 나오니 복도에 희한한 자판기 하나가 보였다. 우주식량을 판다는 자판기다. 가격은 300루블씩. 하나를 골라 버튼을 누르자 식량 하나가 나왔다. 치약 모양 튜브에 치즈가 들어 있는 우주식량이었다.


비는 계속 왔다. 한참을 걸어 신 아라바트 거리의 대형 서점 돔 끄니기로 갔다. 옛 서적들과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한쪽에 의자를 배치해 둔 것이 인상적이었다.



저녁은 구 아라바트 거리의 무무(mymy)에서 먹었다. 식판을 들고 메뉴를 하나씩 고른 후 계산하는 방식의 저렴한 식당이다. 꼬치구이는 참 맛있었다.


굼 백화점까지 다시 걸었다. 소련 스타일의 백화점 내부를 구경하고 성바실리 성당쪽으로 가봤다. 역시나 세계군악제 때문에 길이 통제됐다. 검문소 밖에서 멀찌감치 성바실리 성당의 야경을 보는 것으로 모스크바에서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다.


세계군악제에서 어제에 이어 오늘도 밤 10시 30분에 불꽃놀이를 한다. 나가보고 싶지만 너무 피곤하다. 내일 아침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간다.


(4회로 계속)



볼쇼이 극장


볼쇼이 극장은 19세기 중반 지어진 유럽에서 가장 큰 극장 건물들 중의 하나입니다. 이 극장의 무대에는 글린카, 다르고믜슈키, 무소르그스키, 차이콥스키 등의 오페라와 발레가 초연됐고 이후 계속 상연되고 있습니다.


볼쇼이 극장.


더블비 커피


모스크바의 커피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간판이 잘 안 보여서 지나치기 쉽고 자리도 적습니다. 커피는 맛있었죠. 러시아 커피가 워낙 맛이 없어서 이 정도면 정말 맛있는 편입니다.



카페 푸쉬킨


푸쉬킨도 찾았다는 고급 식당입니다. 저녁에 오면 꽤 비싸지만 점심에 가면 런치 메뉴가 있어서 1인당 3~4만원 정도에 점심을 맛볼 수 있습니다. 분위기도 좋고 맛도 좋은 모스크바 최고의 맛집입니다.




플라네타리


1929년 개관한 우주박물관입니다. 관측소, 4D 입체영상 상영관, 우라니아 박물관, 루나리움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러시아에 떨어진 운석!

천정이 스크린인 4D 상영관.

우주식량 자판기. 치약 모양의 튜브에 담겨 있어요.

이것이 바로 우주식량이랍니다.


모스크바 시내 풍경


쭘 백화점. 현대식 백화점으로 럭셔리 제품이 많다.

캐비어!

키노 빅토르 최에 관한 책.

인기 있는 한국 과자.

스탈린 시대에 지어진 웅장한 건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신 아라바트 거리의 대형서점.

역사가 오래된 서점 내부.

러시아어판 [사피엔스].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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