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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넥서스원, 3DTV...

이 단어들에 익숙하신가요? 그렇다면 당신은 제2 네트워크 혁명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1999년에 이어 두번째 IT 버블을 일으킬 이 산업들은 10년전 인터넷이 그랬듯이 몇 년 후 우리 생활을 완전히 바꾸어놓을 것입니다.

1. 영화 <아바타>가 개봉한 시기는 참으로 절묘했습니다. 세계 전자제품의 트렌드를 알려주는 박람회 중 유일하게 아직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라스 베가스 CES가 1월 7일 개막하는데 올해의 화두는 단연 3DTV입니다. 소니가 3D 분야에서는 가장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는데 이미 삼성에 밀린 바 있는 소니이기에 3D 이야기만 나오면 안끼는 곳이 없을 정도로 눈에 불을 켜고 있습니다. 소니는 이미 아이맥스, 디스커버리 등과 합자해 미국에서 3D TV 전용 케이블 채널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뒤질세라 삼성도 드림웍스와 공동으로 3D 홈씨어터를 내놓는다고 합니다. '삼성이 하면 LG도 한다'고 engadget이라는 미국 사이트에서 격언을 만들었듯이 LG 역시 손놓고 있지는 않겠죠. 파나소닉, 도시바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가전 만드는 회사들이 올해 3D에 불을 켜는 이유는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 <아바타> 때문입니다. 이 영화가 3D 시네마의 대중화에 불을 댕겼고 "아바타를 집에서 TV로 볼 수 있다"는 슬로건을 갖고 가전회사들이 3D를 강력 드라이브 하고 있습니다. CES의 작년 화두도 3D였습니다만 작년에는 "과연 저게 될까" 라는 분위기였죠. 전세계 대부분 가정에서 거실의 TV를 HDTV로 바꾼지 얼마 되지 않았을텐데 3DTV를 또 살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습니다. 바로 <아바타> 때문입니다. 3D를 한 번 맛본 사람들은 3D에 열광하고 지갑을 연다는 것입니다!

바로 당장 6월에 열리는 남아공 월드컵부터 3D는 거실로 들어올 겁니다. ESPN이 ESPN 3D라는 채널을 만들어 전경기를 3D로 중계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축구경기를 3D로 본다면 정말 환상적일 것 같습니다!


2. 영화 <아바타>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 영화에 대해 더 이야기해봅시다. 영화 보셨나요? 어디서 보셨나요? 3D로 보셨나요? 아니면 2D로 보셨나요? 2D로 보셨으면 3D로 다시 한 번 보실 것을 권합니다. 이 영화는 2D로 스토리만 따라가는 영화가 아닙니다.

입체안경 너머로 보이는 화면의 비주얼은 손에 잡힐 듯 환상적이었습니다. 첫 장면에 우주선에서 깨어나는 주인공이 나옵니다. 그 장면에서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우주선의 공간감. 그리고 주인공의 대사 "하나의 생이 끝나고 또 다른 생이 시작된다." 마치 3D 시네마의 탄생을 알리는 선언적인 대사 같았습니다. 그리고 군인들이 사용하는 투명 모니터들과 이동 디바이스들이 보여주는 입체감에는 경외감마저 들더군요!

하지만 솔직히 이 영화의 내용 자체는 엄청나게 실망스럽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영화세계는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짜임새있는 스토리. 이 두가지 결합으로 제임스 카메론은 관객과 평론가를 모두 만족시켜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짜임새있는 스토리 부분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무너져버렸습니다. 정말 마치 발로 쓴 것 같은 시나리오입니다. 짜깁기가 극에 달했는데 짜임새가 없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생명 에너지 개념에 <매트릭스>의 복제인간을 가져오고 여기에 포카혼타스 원주민 이야기와 용맹스런 전사 <브레이브하트>를 집어넣어 쓴 각본은, 불행하게도 정말 엉성합니다. 군인들은 지나치게 단순하고 또 인과관계도 너무 어설픕니다. 마치 심형래 영화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미디어는 심형래의 각본에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매를 때려대면서 왜 이런 발로 쓴 각본에는 침묵하는걸까요? 3D로 보이는 우주선과 상상속의 동물들을 보는데 만족하기에는 제임스 카메론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나봅니다. 심형래 감독도 이 영화를 보고 힘을 얻어 3D에 도전했으면 합니다.

3. 증강현실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참 신기합니다. 증강현실에 대해 잘 모르시면 한 번 찾아보세요. 머지않아 곧 화두가 될 기술입니다. 그동언 버추얼 리얼리티라는 단어에만 익숙했었는데 증강현실 즉 Augmented Reality는 색다른 세계입니다. 버추얼 리얼리티가 완전히 다른 가상세계라면 증강현실은 현실과 가상세계의 중간에 있는 단계입니다. 현실에 존재하는 어떤 사물에 가상의 것들을 매치시키는 기술입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 앞 유리를 네비게이션처럼 활용해 앞에 보이는 도로가 어디로 가고 얼마나 정체되는지 유리를 가상의 모니터로 인식해 표시해줍니다. 이 기술이 일상화되면 실생활에서 무궁무진한 활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4. 구글의 새로운 모바일 넥서스원은 어제 미국에서 공개되었습니다. 미국 테크 블로거들의 반응은 대체로 '좋은 기계'라는 평이네요. 구글은 이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안드로이드폰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안드로이드는 오픈체제이기 때문에 어떤 회사도 운영체제로 쓸 수 있습니다. 넥서스원은 안드로이드폰 중 하나일 뿐이지만 구글이 만들었다는 데에 의미가 있습니다.

google.com/phone 에 가면 넥서스원의 기능들을 살펴볼 수가 있는데 저는 이중에서 MAPS의 강력한 기능이 앞으로 많이 유용할 것 같더군요. 모바일의 최대 강점인 '지금 나의 현재 위치'를 폰이 알고 있다는 것. 이때문에 검색에서도 나의 위치를 기준으로 폰이 결과를 내보내줍니다. 영화를 보고 싶다고 검색하면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극장의 상영시간표를 알려주고 어디를 가고 싶다고 하면 지금 현재 위치에서 이용가능한 교통수단과 길을 자동으로 알려줍니다.

5. 10여년 전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시작할때 사람들은 머뭇거리다가 어느 순간에 달아올랐습니다. 마치 모닥불이 장작에 타올라 번지듯이 IT 버블을 만들어내며 인터넷이라는 말만 들어도 돈이 몰리고 개인용 컴퓨터 산업에 열광했습니다. 그 이후 IT 버블은 처참하게 꺼졌지만 그때 살아남은 기업들은 지금 거대한 공룡기업이 되어 있습니다. 바로 아마존, 이베이, 구글 등이죠. 국내에는 네이버와 다음이 있습니다.

전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IT도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을 총괄할 흐름을 요약하자면 '네트워크화'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넷을 통한 모임, 쇼핑, 금융거래 등등이 활성화되면서 우리의 라이프스타일도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변화의 흐름이 또한번 요동치고 있습니다. 작은 변화들이 아니라 이번엔 마치 10년전 인터넷 대중화가 그랬듯 또다른 거대한 흐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가상현실과 모바일이 있습니다.

이제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더이상 PC가 필요없는 시대가 올 것이고, 또 우리가 그동안 즐겨왔던 2D 스크린은 머지않아 신문, 라디오처럼 올드미디어가 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10년전에 그랬던 것처럼 모바일과 3D 글자만 나와도 돈이 몰리는 또다른 IT 버블이 올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무식하면 용감해집니다. 잘 모르는데 뭔가 멋지고 나중에 큰 돈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면 무턱대로 지릅니다. 처음에는 자중하다가도 남들이 하면 우르르 몰립니다. 천 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게 인간의 한계이자 또 가능성을 불러오는 원천이기도 합니다.

6. 제가 영화 <아바타>를 아이맥스 3D로 보면서 불편했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입체안경의 존재였습니다. 안경을 쓰고 입체화면을 봐야해서인지 머리도 아프더군요. 중간에 빠르게 이동하는 장면이나 하얀 화면이 나오면 안경을 벗고 싶어지기도 했습니다. 나이 든 사람들은 아마 더할 것입니다. 3D 대중화를 위해서는 안경을 쓰고 봐야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걸림돌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안경이 필요없는 3D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어차피 안경이라는 것이 화면의 레이어를 구분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아예 스크린을 그렇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 영화관에 그런 장비를 설치할 수도 있고, 또 TV에서라면 화면을 좀더 쉽게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만약 기술적으로 그게 안돼 꼭 안경을 써야만 한다면 먼훗날 사람들은 안경을 살 때 아예 입체안경이 되는 안경을 살 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라식수술을 하면서 이렇게 말하겠네요. "3D 지원되게 라식해주세요!"



Youchang
저널리스트.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세상에 없던 생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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