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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당나귀를 타고 영화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1989)과 드라마 <미생>(2014)의 촬영지인 페트라를 걷는다. 1시간쯤 암석 산을 오르면 장엄한 수도원 '아드 데이르(Ad Deir)'와 마주친다. 태양빛이 붉은색의 기암괴석에 반사돼 신비롭다.



장면 #2. 지프카를 타고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1962)의 피터 오툴이 건넜던 와디 럼(Wadi Rum) 사막을 질주한다. 입자가 고운 붉은 모래에 선명하게 남은 타이어 자국이 끝도없이 펼쳐진다.



장면 #3. 다른 해수면보다 400미터 아래에 있는 신비의 바다 사해에 들어가면 염분이 높아 몸이 둥둥 뜬다. 머드팩을 온몸에 바른 채 책을 한 권 집어들고 바다에 누워 망중한을 즐긴다.




세계 7대 불가사의 ‘페트라’, 붉은 사막 ‘와디럼’, 신비의 바다 ‘사해’는 요르단의 주요 관광지다.


요르단이 가진 매력적인 관광 자원으로 보면 이 나라엔 관광객이 넘쳐나야 한다. 고대 유적과 바다와 사막을 4시간 내에 즐길 수 있는 나라가 또 어디 있나? 그런데 요르단은 관광객이 줄어 울상이다. 작년 관광객이 530만 명으로 2010년 800만 명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는데 한국인 관광객은 1만5000명 정도에 불과하다. 전세계의 관광지를 먹여 살리는 중국인 관광객 수도 한국인 수와 비슷할 정도로 적다. (이는 그만큼 지금이 한적한 요르단을 즐길 수 있는 기회라는 말이기도!)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제값을 못 받는 요르단을 보면 한국의 이미지와 겹쳐보인다. 요르단은 중동 국가임에도 석유가 나지 않고 국토의 80%가 사막인데 한국도 지하자원 없고 70%가 산이지 않은가. 알면 알수록 한국과 닮아서 더 끌린다.


일주일간 요르단을 다녀왔다. 요르단에 갔다왔다고 하면 주위에서 가장 먼저 묻는 말이 "거기 안전해?" 라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요르단은 '중동의 스위스'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이라크, 시리아, 이집트 등 무시무시한(?) 나라들 사이에서 홀로 평화롭게 균형을 잡고 있다. 2010~2011년 튀지니, 예멘, 이집트 등에 '아랍의 봄' 바람이 불 때도 산들바람 정도로 넘어갔다. 중동에서 가장 개방적인 나라이고 그래서 안전한 편이다. 요르단의 휴양지들은 중동의 왕족들도 즐겨찾고 최남단의 도시 아카바는 두바이처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그래도 미심쩍은 눈길을 보내는 이들을 위해 한 마디 덧붙이자면, 요즘은 북유럽에서도 테러가 벌어질 정도로 전세계에 절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은 없다. 어디를 가나 안전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 요르단에서도 10년 전에 테러가 벌어진 적이 있다. 2005년 11월 호텔 3곳에서 일어난 폭발 사건으로 수십 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이후 10년간 테러는 한 건도 없었다. 지난 2월 IS가 납치한 요르단 공군 조종사를 살해한 사건이 있었으나 이는 시리아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요르단 군대와 경찰은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장병들을 파견해 훈련시킬 정도로 강하다. 그러나 어쨌든 IS가 위세를 떨치고 있는 시리아, 이라크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으니 요르단을 여행하려면 가급적 가이드 투어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 이제 매력적인 중동 국가 요르단을 가야할 이유를 더 말해보자. 왜 요르단이냐고? 반대로 묻자. 왜 요르단이 아닌가? 이 멋진 나라는 당신이 탐험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요르단 사람들은 관광객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고 환영의 의미에서 '웰컴 티'를 대접한다. 이들에게 손님 환대는 오랜 사막 생활을 통해 몸에 배어 있는 전통이다. 여행 중 고속도로에서 만난 베두인들은 양고기를 먹여주고 함께 춤을 추자고 했다. 그들은 기꺼이 자신의 집에서 하룻밤 재워줄 준비도 되어 있었다. 또 거리에서 만난 아이들은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해 친숙했다. 그들은 한국 스타들의 이름을 줄줄이 읊으며 서툰 한국말로 수줍게 한국을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여행의 목적이 일상 탈출이라면 낯선 곳에서 만나는 이런 따뜻한 환대는 당신의 마음까지 녹여줄 것이다. 그러니 너무 걱정말고 떠나시라. 당신이 몰랐던 중동, 요르단으로!




Why go?

다양하다: 붉은 사막, 붉은 바위, 붉은 바다, 죽은 바다, 폭포 온천, 성지...

친절하다: 아랍의 유목민 베두인들은 환대의 전통이 있다.

안전하다: 중동에서 가장 안전한 곳 중 하나


The plan

암만-제라쉬-마다바-베다니-사해-마인-페트라-와디 럼-아카바

(요르단 국토를 세로로 횡단하는 루트)



Don't miss

1. 페트라의 속살 아드 데이르

2. 와디 럼에서 일몰

3. 사해에서 망중한 즐기기

4. 아카바 홍해에서 스노클링과 다이빙

5. 살살 녹는 양고기 만사프




지금부터 일주일간 요르단 여행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12회에 걸쳐 연재할텐데 들어주실래요?

여기 준비된 글들 중 페트라, 와디 럼, 사해, 아랍 소녀는 신문에도 함께 쓰고 나머지는 블로그에만 연재합니다.



>> 미생의 그곳, 요르단을 가다 (1) 왜 요르단인가

>> 미생의 그곳, 요르단을 가다 (2) 떠나기 전 여행 팁

>> 미생의 그곳, 요르단을 가다 (3) 암만해도 암만

>> 미생의 그곳, 요르단을 가다 (4) 제라쉬에서 만난 소녀들

>> 미생의 그곳, 요르단을 가다 (5) 모자이크 도시 마다바

>> 미생의 그곳, 요르단을 가다 (6) 페트라의 낮과 밤

>> 미생의 그곳, 요르단을 가다 (7) 붉은 사막 와디 럼

>> 미생의 그곳, 요르단을 가다 (8) 레반트 음식들

>> 미생의 그곳, 요르단을 가다 (9) 아카바의 홍해

>> 미생의 그곳, 요르단을 가다 (10) 성지 요르단강

>> 미생의 그곳, 요르단을 가다 (11) 베두인의 환대

>> 미생의 그곳, 요르단을 가다 (12) 신비의 바다 사해



Youchang
저널리스트.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세상에 없던 생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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