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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록, 연어, 화이트피쉬, 베리, 안젤리카...


핀란드 북쪽 라플란드 지방의 고유 먹거리들이다. 가만, 그런데 순록을 먹는다고? 산타 할아버지의 썰매를 끄는 루돌프 사슴을?


이곳엔 사람 숫자보다 순록의 숫자가 더 많다. 라플란드의 사미 원주민이 18만 명인데 반해 순록은 20만 마리 가까이 된다. 순록은 태어날 때 주인의 이름표를 귀에 붙여주며 관리된다. 그렇지 않으면 추운 겨울에 먹이를 구할 수 없을 테니까. 순록은 인간을 위해 일을 하고 죽어서는 고기가 되고 털은 옷이 된다. 마치 아시아의 소와 비슷하다. 순록 가죽으로 만든 옷은 북극 강추위에도 끄떡없다.



사미인들은 예로부터 순록을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해왔다. 마트에 가면 훈제, 스테이크, 소시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된 순록 식재료가 팔린다. 물론 논란도 있다. 유럽의 동물보호단체는 순록 고기를 판매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여행 기간 동안 순록을 두 번 먹어봤다. 한 번은 불고기처럼 잘게 자른 고기, 또 한 번은 정강이살로 만든 찜. 맛은 어땠냐고? 약간 질겅한 게 영양고기와 유사했다. 노르웨이 한 과학자에 따르면 순록 고기엔 치매 예방 비타민이 풍부하다고 하니 한 번쯤 다른 문화를 경험해 봐도 좋지 않을까.



핀란드는 연어의 천국이기도 하다. 싱싱한 연어를 다양하게 조리한다. 회로 먹기도 하고 스테이크로 굽기도 하는데 개인적인 추천은 연어 수프. 따뜻한 수프가 몸속에서 살살 녹는다.




크림 위에 클라우드베리를 살짝 얹은 디저트. 핀란드에선 여름이면 베리를 따러 간다. 일손이 부족해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기도 한다는데 월 200만원 가량 받는 일자리라니 여름에 여행가실 분들은 한 번쯤 도전해볼만? 베리의 천국인 핀란드에는 듣도보도 못했던 다양한 베리가 있다. 빌베리, 클라우드베리, 링곤베리, 크로우베리 등. 적어오긴 했으나 사실 뭐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단, 클라우드베리에 대해서만큼은 확실하게 들은 게 있는데 한국의 인삼처럼 몸에 아주 좋단다. 그래서 기념품 가게엔 클라우드베리가 들어간 잼, 술 등이 팔리고 있었다.



핀란드인들이 연어 만큼이나 즐겨 먹는 화이트 피쉬와 리조토. 화이트 피쉬라는 게 한국어로 번역이 잘 안 되는데 사전을 찾아보면 뱅엇과의 담수어, 살이 흰 물고기 등으로 나온다.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에 보면 소박한 핀란드식 상차림이 나오는데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SPIS 식당에서 그와 비슷한 슬로푸드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스타터는 모두 감자로 만든 작품. 이후엔 당근으로만 만든 요리가 나오는 식으로 10개 이상의 플레이트가 계속 됐다. 덕분에 우리들은 3시간 가량 수다를 떨었다. 3시간은 핀란드인들의 평균 저녁 식사 시간이라고 한다. 이렇게 긴 밤을 보내려면 늘 화젯거리가 풍부해야 할 것 같다.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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