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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라플란드서 즐길 액티비티 베스트 5


나무도 집도 땅도 온통 하얀 눈에 둘러싸여 경계를 알 수 없는 곳. 해마다 산타 마을에 사는 빨간 모자를 쓴 할아버지가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해외출장을 가는 곳. 동화 속 나라 같은 겨울철 라플란드는 레저를 좋아하는 관광객들에겐 액티비티의 천국이기도 하다. 라플란드에서 꼭 즐겨야 할 액티비티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겨울나라에 왔다면 한 순간도 놓치지 마시라.





1. 순록 사파리


겨울 밤 숲속을 산책하면서 밤하늘을 올려다 보기에 순록 썰매만큼 운치있는 게 없다. 순록 한 마리가 사람 두 명씩 태운 썰매를 끌고 가는데 순록과 썰매가 줄지어 움직이는 모습이 장관이다. 때론 기운 넘치는 순록이 앞썰매의 승객에게 얼굴을 들이밀기도 한다. 뿔을 쓰다듬어주면 더 기운 내서 걷는다. 순록 털로 만든 썰매 바닥에 앉아 담요를 덮고 있으면 영하 35도에도 생각만큼 춥지 않다. 빛이 없는 숲속에 밤하늘의 별들이 눈부시다. 북두칠성의 일곱 개 별이 선명하고 오리온좌는 책에서 본 그대로다. 숲속에 잠깐 내려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마시는 따뜻한 베리쥬스 한 잔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2. 허스키 사파리


눈길을 가로지르는 스피드를 느끼고 싶다면 당장 허스키 썰매에 올라 타라. 여섯 마리의 썰매가 당신을 겨울나라로 안내할 것이다. 순록 썰매가 아장아장 밤길을 걷는 산책이라면 허스키 썰매는 한낮에 눈 속을 내달리는 레이스다. 드라이버는 뒤에, 승객은 앞에 탄다. 기운 센 허스키들은 빠를땐 시속 20km로 달린다. 나무가지들이 당신의 머리 옆으로 휙휙 지나가고 멀리 지평선 너머로 해가 지는 광경이 눈부시게 다가온다. 멈추고 싶을 땐 브레이크를 밟아라. 그리고 발을 떼지 않도록 조심하라. 개는 자동차 엔진이 아니어서 가고 싶을 땐 그냥 간다. 자칫하다가는 순식간에 개와 함께 떠나버리는 친구를 그냥 뒤에서 바라만 봐야할 지도 모른다.





3. 스노모빌


눈길에서 자유를 만끽하고 싶다면 단연 스노모빌이다. 스노모빌은 눈길의 오토바이다. 바퀴 대신 스키 플레이트를 달았다는 점이 다르다. 사리셀카엔 1000km에 달하는 스노모빌 트랙이 있다. 시동을 걸고 가장 높은 언덕 위로 올라가보자. 멀리 스키 리프트가 흰 눈에 덮여 있고 그 뒤로 붉은 해가 저물고 있다. 오직 눈부신 흰색과 몽롱한 붉은색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풍경을 마주하면 마치 세상의 끝에 와 있는 기분이 들 것이다. 스노모빌은 2인승 4인승 등 크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1시간 코스부터 최장 이틀까지 대여 가능하고 운전을 하려면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어야 한다.




4. 크로스컨트리 스키


눈의 천국답게 라플란드에선 어디서나 스키 플레이트를 신은 스키어들을 볼 수 있다. 스키 시즌은 10월부터 5월까지 계속된다. 한국에서 익숙한 다운힐 스키와 달리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폭이 좁은 스키 플레이트에 앞발만 고정하고 산 속을 자유롭게 활보한다. 사리셀카엔 200km 스키트랙이 있다. 팔과 다리를 휘저으면 꽤 많은 운동량이 소모되기 때문에 한 바퀴를 돌고 나면 아무리 추워도 땀에 흠뻑 젖는다.




5. 사우나


핀란드인들에게 사우나는 경건한 의식이자 하루 일과다. 집집마다 사우나가 설치돼 있을 정도다. 나무를 태우는 스모크 사우나와 전기 사우나가 있다. 아웃도어 액티비티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면 사우나로 피로를 풀자. 이곳의 사우나는 대부분 남녀 공용이다. 야릇한 상상? 어쩌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핀란드 사우나를 즐기는 방법은 먼저 샤워를 마친 뒤 맨몸으로 사우나에 들어가 스팀을 만끽하는 것. 너무 강하다 싶으면 수시로 물을 끼얹어 주자. 30분 간 사우나를 하고 나와 차가운 호수에 뛰어 들거나 자작나무 잔가지로 몸을 두드려주면 온몸의 세포가 다시 깨어나는 기분이 들 것이다. 핀란드인의 피부가 다른 유럽 사람들에 비해 좋은 비결 중 하나는 아무래도 이 사우나 덕분인 것 같다.




겨울에만 액티비티가 있냐고? 밤이 오지 않는 여름에도 즐길거리는 많다. 하이킹, 산악 바이크, 카누, 낚시, 말타기 등. 강에선 황금을 채굴하고 베리도 딸 수 있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골라서 즐기자.



* 상품 가격은 순록 사파리 2시간 코스에 2인 119유로(14만6000원), 허스키 사파리 2시간 코스에 2인 143유로(17만5000원), 스노모빌 사파리 1인 99유로(12만1500원), 크로스컨트리 스키 초급코스 1인당 61유로(7만5000원)다.



(* 이 글은 매일경제신문 2015년 1월 26일자 C2~3면에도 실렸습니다.)



Youchang
저널리스트. [세상에 없던 생각] [스쳐가는 모든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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