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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5일 이후, 박근혜의 1인 농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내려오라고 하는데 혼자만 버팁니다. 박근혜의 지지율은 4%까지 떨어졌고요. 주말마다 벌어지고 있는 촛불집회의 참가자는 계속 늘어 11월 26일엔 200만명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총인구의 3.5% 이상이 거리에서 평화시위를 하면 권력자는 반드시 사퇴한다는 ‘3.5%의 법칙’에 따르면 이제 박근혜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하야든 탄핵이든, 겨울이든 봄이든 내려오게 될 것입니다.
박근혜는 한국 정치사의 수치입니다. 50년 전 박정희가 하던 공안통치와 철저한 사익추구를 21세기 소셜미디어 시대에 청와대에 틀어박혀 자행한 결과 이 나라의 정치와 사회제도는 한참을 후퇴했습니다.
우리들은 4년 동안 눈가리개로 눈을 가리고 살았던 것처럼 감쪽같이 속아왔습니다. 차기 권력 앞에서 입닫고 검증에 소홀했던 언론, TV토론에서 자질을 봤으면서도 보혁구도에 갇혀 막무가내로 박근혜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언론은 단독보도 발굴에 열중이고, 시민들은 청와대를 향해 촛불을 듭니다.
저는 지금이야말로 1987년 이후 한국에서 민주주의의 중요성이 가장 무겁게 인식되고 있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에 민주주의가 도입된 이래 지금이 가장 민주주의가 만개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광장에서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감시자인 언론은 보수와 진보 가릴 것 없이 제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회는 유권자의 말을 경청하고, 검찰은 대통령을 압박합니다. 민주주의란 원래 이런 것 아닌가요.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은 과정이지 결과가 아닙니다. 더 나은 정치를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역사에 기록되어야 합니다. 지금 촛불을 든 96%의 유권자들은 ‘잃어버린 4년’ 혹은 박근혜가 대선을 준비하던 이명박 집권기까지 합하면 ‘잃어버린 9년’을 박근혜 이후 보상받아야 합니다.
언젠가 박근혜가 대통령직에서 내려오면 (전직 대통령 예우라며 매년 12억의 돈과 경호원과 운전사를 제공받겠지만 어쨌든) 정치권은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입니다. 곧바로 대선정국으로 바뀔 것입니다. 하야든 탄핵이든 2달 안에 대통령 선거가 치러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박근혜 이후 한국 정치가 어디로 갈지, 누가 대통령이 되고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분석해보려 합니다.
1. 특검과 대통령 선거
박근혜는 면책특권 뒤에 숨어 있지만 이미 피의자 신분입니다. 퇴임 이후에는 당연히 기소되겠지요. 특검은 검찰 조사보다 더 많은 혐의를 찾아낼 것입니다. 검찰이 기소하면 재판이 진행될 텐데요. 검찰이 출국금지를 할지 안 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해외로 도망가면 12억원의 돈과 경호원과 운전사를 포기해야 하니 아마도 안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근혜는 국내에 머물며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지 특검의 수사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세월호 유가족, 간첩 조작 피해자 등 여러 단체로부터 박근혜를 상대로 한 소송이 제기될 것이고 그때마다 박근혜는 검찰 조사를 받느냐 아니냐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겠지요.
이런 와중에 대통령 선거가 벌어집니다. 대선에 출마할 후보들은 아마도 너나 할것 없이 박근혜를 엄벌하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울 것입니다. 끝까지 파헤쳐 부역자들을 처단하겠다고 약속할 것입니다. 문재인이 박근혜의 명예 퇴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적 있지만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것이 법적 면책까지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한때 친박 후보로 여겨졌던 반기문이라면 어느 순간 슬그머니 박근혜를 정말로 면책할지도 모르지요. 공약이 똑같더라도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박근혜에 대한 처벌 수위는 분명 달라질 것입니다.
지금 96%의 여론은 박근혜에게 등을 돌렸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저마다 다릅니다. 박근혜가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고 또 전직 대통령 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논란은 계속될 겁니다. 사법부는 새 권력의 눈치를 보겠지요.
칼로 자르듯 과거를 단죄하고 구체제와 단절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한국인들은 늘 보수적인 선택을 해왔습니다.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던 전두환도 감옥에서 몇 년 복무하다가 사면받고 나와 지금 경호원 보호받으며 추징금 안 내고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박근혜가 법정에서 어떻게 될지는 향후 권력의 추가 어디로 기우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JTBC 뉴스룸 화면 캡처.
2. 개헌 가능할까
지금 정치권에서 많은 사람들이 개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박근혜도 한때 최순실을 덮으려 뜬금 개헌 선언을 하기도 했고요. 김종인, 김무성, 박지원, 김부겸, 정진석 등이 개헌을 주장합니다. 손학규는 아예 개헌을 통한 제7공화국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문재인과 안철수는 지금 당장의 개헌에 반대합니다. 나중에 차기 정권에서 개헌을 추진하는 게 맞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개헌 추진파와 반대파가 갈린 이상 개헌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개헌이란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번갯불에 콩 구어먹듯 그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그 역시 졸속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근혜가 개헌을 꺼내기 전만 해도 한국인 대다수가 개헌에 찬성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가 개헌을 꺼낸 순간 의도가 의심 받으면서 찬성 여론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애초 개헌 찬성 70%대였던 것이 박근혜 개헌 추진 발표 이후 40%대로 뚝 떨어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이것은 그 다음날 최순실 사건이 터지면서 개헌 블랙홀이 최순실 블랙홀에 빨려들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요.
박근혜 개헌이 그냥 개헌과 다르듯이 탄핵정국의 개헌도 그냥 개헌과 다릅니다.
지금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국회에서 탄핵 절차를 밟고 있는 이 중차대한 시점에 굳이 개헌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들의 면면을 자세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은 지지율이 낮아 하나같이 개헌이 아니고서는 차기 정권을 잡을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즉, 이들은 개헌을 낮은 지지율의 돌파구로 삼으려 하고 있습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개헌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대통령 중임제와 의원내각제입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유권자들 대다수는 대통령 중임제를 선호합니다. 그런데 유독 의원내각제로의 개헌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김종인과 김무성입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당 대표를 지내봤지만 당 내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의원내각제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됩니다. 따라서 이들이 권력을 잡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아마도 의원내각제일 것입니다.
저는 지금처럼 대통령 권한이 지나치게 막강해 견제가 되지 않는 것보다는 차라리 의원내각제의 장점을 취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주장을 누가 하느냐를 보고 있으면 선뜻 찬성하기 어렵습니다. 마치 고양이가 쥐한테 자기 밥그릇 좀 채워달라고 요구하는 격이랄까요? 박근혜의 사리사욕만을 욕하고 있기에는 지금 권력을 노리는 자들의 사욕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3. 누가 대통령이 될까
아마도 선관위는 지금쯤 준비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만약 하고 있지 않다면 정말 무능한 것이겠지요. 박근혜가 물러나자마자 60일 안에 선거를 해야 하는데 60일이라는 시간은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에는 물리적으로 촉박한 시간입니다.
각 당에서는 경선을 재빨리 끝내야 할 것입니다. 원래 스케줄대로라면 내년 초부터 지방을 돌면서 경선이 시작되겠지만 지금은 그런 스케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원래 대통령선거의 경우 선거운동 기간은 23일입니다. 이번엔 보궐선거가 되기 때문에 선거운동 기간이 14일로 제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만약 23일이 그대로 주어진다면 각 정당에선 늦어도 30일 내에 후보를 내야 합니다. 그렇게 해도 유권자 입장에선 한 달 동안 후보들을 비교하고 선택을 해야 합니다.
자, 이런 촉박한 스케줄로 인해 가장 이득을 보는 후보는 누구일까요? 기존에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후보일 것입니다. 문재인과 반기문입니다. 그중에서도 최대 수혜자는 단연 반기문입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반기문이 현재 유지하고 있는 높은 지지율은 지난 10년 동안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직위에 있었다는 후광 효과에서 옵니다. 그는 올해 12월 31일 퇴임 후 1월 초에 귀국해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가 한국에 돌아와서 청와대에서 박근혜를 만나 퇴임을 설득하고 그 말을 들은 박근혜가 하야를 결단하면 반기문은 해결사 이미지를 갖게 됩니다. 2달 동안 언론은 반기문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을까요?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몇 달 동안 정몽준 지지율이 치솟았던 것을 기억한다면 반기문의 후광효과가 단기전에서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하게 될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반기문은 다른 후보와 동일 선상이 아니라 수십 보 앞선 상태에서 경주를 하게 됩니다. 어쩌면 순식간에 레이스가 끝나버릴 지도 모릅니다. 대통령이 내려온 후 60일이라는 촉박한 대선 일정은 반기문에게 악재가 아니라 오히려 호재입니다. 대선 레이스가 길다면 자연스럽게 후광효과가 빠지면서 언론 검증이 계속됐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반기문은 이미 망해버린 새누리당 후보로는 절대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새누리당을 쪼개고 나온 사람들과 새롭게 당을 만들려고 할 것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김영삼 정권 하에서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가 김대중에 맞먹는 득표율을 기록했던 것을 떠올려 보면 이번에도 유권자들은 박근혜와 반기문을 분리해서 생각할 가능성이 큽니다.
두번째는 수혜자는 문재인입니다. 지금 흐름대로 야당으로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진다면 대통령은 현재 지지율 1위인 문재인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안철수와의 단일화가 힘들 것이라는 점이 거의 기정사실이 됐기 때문에 반기문이 가장 큰 경쟁자이겠지만 아무래도 시대의 요구는 정권교체이고 혼란한 시대 상황에서는 준비된 안정적인 후보를 원하기 마련입니다.
문재인에게는 세 가지 힘이 있습니다. 첫째는 유권자의 부채의식입니다. 일종의 마음의 빚입니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것은 그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중장년층의 유권자들이 갖고 있던 박정희와 박근혜에 대한 마음의 빚을 그를 찍음으로서 털어내려 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문재인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비슷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2009년 노무현이 서거했을 때 비통해했던 사람들은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을 통해 미안한 마음을 갚으려고 합니다. 또 2012년 박근혜와 문재인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박근혜를 찍은 사람들의 96%는 지금 후회하고 있을 것이고 이들의 절반 이상은 차기 대선에서 문재인을 찍음으로서 그때 실수를 만회하려 할 것입니다.
둘째는 압도적인 계파입니다. 정치권에 친노, 친문이라고 불리는 계파가 있습니다. 저는 이런 식으로 정치인들을 분류하는 것이 참 후진적이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정치는 여전히 보스 중심으로 헤쳐모입니다.
지난 11년간 정치권에서 최대 최강 계파는 친박이었습니다만, 이제 사실상 와해되었습니다. 지금 정치권에 최대 최강 계파가 있다면 그것은 친노, 친문입니다. 민주당의 어떤 후보도 친노의 선택을 받지 않고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친노, 친문이 민주당 밖으로 확장할 수 있느냐입니다. 그런데 지난 11년간을 생각해보면 친박은 새누리당 내 막강 계파이면서 결국 정권을 잡는데도 최대 공헌을 했습니다. 민주주의는 결국 표를 많이 얻는 사람이 이깁니다. 당분간 한국 정치에서 친노, 친문 계파를 뛰어넘는 세력이 나오기는 힘들 것입니다.
셋째는 시대정신입니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되고 유럽에서 극우파가 득세하면서 한국에서도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이미 그 단계를 넘어섰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정치에서만큼은 한국은 미국의 미래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2002년 깜짝 스타인 노무현 당선이 있었습니다. 2001년에 지지율 한자릿수였던 그는 노풍이라는 한국 정치사상 유례없는 바람을 만들어내며 결국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이는 2008년 미국에서 오바마가 당선된 방식과 유사합니다.
저는 이 변화가 인터넷의 보급으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보다 인터넷이 일찍 보편화된 한국에선 정치 커뮤니티가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이 미국보다 앞서 조성됐고 그것이 노무현 현상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오바마가 승리한 원동력(마이너의 연결, 네트워크 커뮤니티, 자발적인 선거운동 등)도 노무현 현상과 유사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살펴보면, 미국에서 트럼프 당선은 노무현이 이명박으로 뒤집힌 것과 비슷합니다. 즉, 일종의 반동입니다. 노무현과 오바마로 인해 참여 민주주의가 늘어나는 흐름에서 소외당한 사람들이 뭉쳐 거대한 반동으로 이명박과 트럼프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제 한국인들은 이명박과 박근혜 9년 동안 강압적인 정치에 지쳐 있습니다. 정의의 부활과 민주주의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깜짝 스타가 나타나 정치판을 휘젓는 것도 당분간은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깜짝 스타가 얼마나 허망한지는 4년 전 안철수로 인해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이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소통이 되는 리더십입니다. 나를 이끌고 어디론가 무작정 가려는 사람이 아니라, 내 말을 잘 들어주고 갈등을 치유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 대권후보 중에 이런 시대정신에 가장 근접한 사람이 누구일까요? 문재인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안철수와 이재명을 살펴보겠습니다. 안철수는 문재인을 경계하면서 새누리당 비박들을 흡수해 보수표를 가져오려는 계산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심지어 반기문과도 연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요. 안철수의 이런 도박이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대선 관전 포인트입니다만 제 생각은 회의적입니다. 정치인 안철수는 언제나 만남보다는 헤어짐에 익숙한 사람이었으니까요. 또 호남만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이 대선에서 전국적인 지지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최근 이재명이 안철수를 제치고 지지율 3위로 뛰어올랐습니다. 많은 언론에서는 그 이유를 그가 트럼프처럼 강성발언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그의 지지율이 오르는 것은 그가 쾌활하게 소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앞서 언급했던 문재인의 세번째 강점과도 맞닿는 맥락입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언제든 만날 수 있고, 또 알아듣기 쉬운 선명한 언어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정책을 펼치기에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갖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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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촛불을 든 시민들은 정치가 우리 삶과 직결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정치인들이 삶을 변화시킬 구체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적어도 우리의 말을 들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을 유권자들은 대통령으로 뽑을 것입니다. 과거의 선택이 '덜 나쁜 사람'을 뽑는 선거였다면 이젠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더 좋은 사람'을 선택하려 할 것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의 단점이 적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우리는 “이런 점은 단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사람이 좋아” 라고 말합니다. 이때 좋아하는 이유는 딱히 설명하기 힘듭니다. 그게 바로 그 사람의 매력입니다. 이번 선거는 더 매력적인 사람이 이깁니다.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 사람이 이깁니다. 그 사람은 더 활발하게 소통하는 사람입니다.
지금 한국인들은 소통하려는 의지를 갖춘 리더를 찾고 있습니다. 소통은 일방적으로 자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잘 들어주는 것입니다. 그 요구를 받들 수 있는 자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지금 한국인들이 가슴에 품고 있는 자괴감과 절망감이라는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는 자가 리더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도록, 박근혜에 이어 또 한 번 속지 않도록, 계속해서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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